지난 7월 동남아 외환위기가 한창일 때, 마하티르 말레이시아 총리는 조지 소로스를 비롯한 헤지펀드를 『못된 투기꾼』『돈많은 저능아』라고 공개적으로 비난했다. 이같은 비난에 대해 조지 소로스는 『경제정책의 실패를 은폐하기 위해 자신을 희생양으로 삼고 있다』면서 반박했다.◆ 통화가치 과대평가국가 집중공략동남아 각국의 원성을 한몸에 받고 있는 헤지펀드들은 지난 90년대초반 영국과 일본에서도 악명을 떨쳤다. 파운드화와 엔화를 공략해서 십수억달러의 소득을 올린 것. 한동안 헤지펀드들은 영국국민과일본인들의 재산을 순식간에 탈취해 갔다는 비난을 받았다.개발도상국과 선진국을 불문하고 돈벌이가 되는 곳이면 어디든지찾아가는 헤지펀드는 1백명 미만의 투자가들로부터 자금을 조달해서 투자실적에 따라 배당하는 개인투자가 클럽. 지난 49년 미국의투자가였던 알프레드 존스가 최초로 설립했다. 헤지펀드는 미국 증권관리위원회(SEC)의 등록 및 공시의무가 면제되고 있다. 이같은규정 때문에 구성원과 운용자산 규모는 베일에 가려 있다. 이들은형식적인 모회사를 바하마, 버뮤다, 케이맨 등 소득세가 면제되는지역에 둔다. 면세혜택은 물론 어떤 규제도 받지 않고 자유롭게 투자하겠다는 취지다.현재 헤지펀드의 자본금은 대략 3천억 달러로 추산된다. 헤지펀드에 대한 컨설팅회사인 Van Hedge Fund Advisors에 따르면 95년말전세계에서 운용되는 펀드는 4천7백개이고 이들의 운용기금은 3천억 달러. 대표적인 헤지펀드로는 조지 소로스의 퀀텀펀드, 줄리아로버트슨의 타이거펀드, 마이클 스타인하트의 스타인하트 파트너즈등이 있다. 이들의 운용자산은 96년 9월말 퀀텀펀드가 45억달러,타이거펀드가 42억달러로 추산된다.그러나 헤지펀드의 주투자대상인 파생금융상품은 10%미만의 증거금으로도 거래가 성사되기 때문에 일반적으로 자기자본의 20배까지투자할 수 있다. 이같은 계산에 따를 경우 이들이 동원할 수 있는자금은 6조달러(3천억달러×20)로 추정된다. IMF(국제통화기금) 1백40여 회원국의 중앙은행이 보유한 외환보유고보다 4배나 많은 액수다.헤지펀드들이 투자하는 대상은 다양하다. 파생금융상품 주식 채권통화 등의 금융자산과 금 부동산 원유 등의 실물자산에도 손을 뻗치고 있다. 이중에서도 90년들어 각광받는 것이 외환이다. 환투기는 주식 채권 등 장기적 투자와는 달리 단기간에 천문학적 이윤을얻을 수 있어서이다. 특히 게임대상이 각국의 중앙은행이라 기대수익도 엄청나다. 중앙은행은 통화질서의 안정을 옹호하기 위해 막대한 자금을 동원한다. 따라서 헤지펀드들이 승리할 경우 태국에서볼수 있듯이 수십억달러는 순식간에 벌수 있다.이들은 △고평가된 통화 △주요통화에 연계돼 있는 통화 △대량거래가 가능하여 유동성이 풍부한 통화 △해외외환시장에서 거래가보장된 통화를 선호한다. 한마디로 물가불안, 경제성장 둔화, 국제수지 적자확대 추세 등 경제실력에 비해 통화가치를 억지로 과대평가하고 있는 국가들을 집중 공략하는 것이다.헤지펀드들의 수익률은 위험에 비례해서 매우 높다. 헤지펀드들중상위 10개사의 91년부터 96년까지의 수익률은 34.8%. 같은 기간 일반 투자가들도 가입할 수 있는 뮤추얼펀드의 31.8%보다 높은 수치다. 상위 10%의 수익률을 비교하면 양자간의 실력차는 더욱 두드러진다. 헤지펀드가 31%, 뮤추얼펀드가 19.6%로 나타났다. 특히 조지소로스가 운용하는 퀀텀펀드는 지난 25년동안 평균 35%이상의 수익률을 올렸다. 92년과 93년에는 무려 68.6%와 67.4%라는 믿기 어려운 수익률을 기록했다. 이같은 고수익률을 보장해 주기 때문에 조지 소로스는 고객들로부터 운용자산의 1%, 성과급으로 투자이익의20%를 받는 것으로 알려졌다. 줄리앙 로버트슨이 운영하는 타이거매니지먼트사의 「재규어펀드」도 96년 38.8%. 93년에는 무려 61%의 수익률을 기록하기도 했다. 수익이 큰 만큼 손실도 크다. 하위10%의 수익률은 헤지펀드가 마이너스 1.6%, 뮤추얼펀드가 9.7%로집계됐다.◆ 위험부담 큰 만큼 수익률 높아돈을 벌수 있으면 지옥이라도 달려가는 헤지펀드지만 마하티르 총리의 주장처럼 「돈많은 저능아」는 결코 아니다. 이들은 첨단투자기법을 응용해서 상대방의 허점을 공략하는 하이에나다. 헤지펀드들은 다양한 금융자산간 가격불균형을 이용한 차익거래를 추진하거나 가격변동에 따른 위험을 제거하기 위해 롱포지션(팔자우위 전략)과 숏포지션(사자우위전략) 등을 상쇄시키면서 시장중립적인 전략을 취하기도 한다. 또는 파산가능성이 높은 기업이나 구조조정을겪는 국가의 국채에 투자하여 고수익을 얻기도 한다.이같은 이들의 역할에 대해 긍정적 시각도 존재한다. 미국 언론들은 헤지펀드들을 「국제 외환시장의 경찰관」이라고 묘사한다. 인위적으로 자국 통화를 고평가하고 있는 국가들을 감시하는 역할을하고 있다는 평가다. 즉 헤지펀드들의 투기적 외환거래는 환율이경제기초여건과 괴리돼 있는 통화를 대상으로 하기 때문에 오히려조기에 환율을 정상적인 궤도로 복귀시킨다고 긍정적으로 평가한다. 또한 이들은 외환 매수자와 매도자를 연결시켜 외환시장의 유동성을 높이는데 기여한다고 높은 점수를 받기도 한다.★ 한치의 허점도 놓치지 않는다조지 소로스(퀀텀펀드) 줄리앙 로버트슨(재규어펀드) 스타인 하트(스타인하트 파트너즈) 쿠퍼맨(오메가 어드바이스).이들이 전세계 금융시장을 좌지우지하는 헤지펀드의 큰손들이다.이들은 최고 1백억달러에서 최저 수십억달러까지 주무른다. 이들큰손들 중 대표적인 인물이 바로 조지 소로스. 1930년 헝가리 부다페스트에서 태어난 그는 69년 「퀀텀펀드」를 설립한다. 카리브해의 네덜란드소유의 엔틀리스 제도의 쿠라사오섬에 본점을 둔 퀀텀펀드는 25년동안 평균 수익률이 35%나 되는 상상하기 힘든 수익률을 올렸다. 소로스가 투자가들에게 손해를 입힌 경우는 전세계적인스태그플레이션의 영향으로 23%의 손해를 본 81년 한해뿐이었다. 87년 10월 19일의 「블랙 먼데이」에도 불구하고 그해 14%의 수익률을 올렸다. 이 기간 미국금융기간이 예금자들에게 지불한 이자는평균 7%대. 현재 소로스는 「소로스 펀드매니지먼트」 「퀀텀펀드」 「퀀텀 이머징 그로스 펀드」등 95년말 현재 1백10억달러의 자본금을 확보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그는 전세계 곳곳을 누비는 정보망과 정보통신을 응용한 과학적 투자, 한치의 약점도 집요하게 물고늘어지는 공격력으로 단기간에 수억달러를 벌어들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