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4월27일 국내최대의 전동공구 제조업체인 계양전기의 이상익사장은 창립 20주년을 맞아 전임직원에게 「21세기 비전」을 선포했다. 취임 3년째를 맞는 이사장은 △고객가치 창조를 위한 열린경영실현 △세계최고의 제품개발 △글로벌 네트워크 구축 △무한의창조, 힘찬 실천을 하는 기업문화 창달이라는 다음세기 발전계획을사내외에 알렸다. 동시에 21세기에 걸맞게 CI(Corporate Identity)도 새롭게 제정했다. 세계적인 디자인 컨설팅 회사인 INNO사에 의뢰해서 만든 CI는 정밀함과 견고함을 요구하는 전동공구 분야의 중심 열쇠(KEY) 역할을 하겠다는 포부를 담고 있다. 세계최대의 전동공구제조업체로 발돋움하겠다는 청사진을 임직원과 고객들에게 밝힌 것이다.제2의 창업을 선포한 계양전기는 국내최대의 전동공구업체. 전기드릴이나 도로굴착용 전기해머드릴 그리고 전기톱이나 전기대패 등의전동공구를 생산한다. 또한 자동차용 DC모터와 경운기 등 농업용기기의 엔진과 잔디를 깎는데 사용되는 예초기를 제조한다. 전체매출액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전동공구 55%, DC모터 23%, 예초기8%,엔진 6% 등의 순이다.이 회사는 올해 전동공구분야에서 5백억원 이상의 매출을 올려 1천3백억원으로 추정되는 국내시장의 47%를 차지할 계획이다. 자동차용 DC모터는 지난해 소음문제로 GM으로부터 클레임이 걸리면서 70억원의 매출에 그쳤다. 소음문제를 지난 5월에 해결하면서 다시 주문이 쇄도했다. 상반기에만 68억원어치를 수출했고 연말까지는 1백50억원 달성도 무난할 전망이다. 안산공장에서 생산되는 엔진은 주로 농업용기기에 들어간다. 경운기나 트렉터의 엔진으로 사용된다.한마디로 모터와 모터를 이용한 각종 공구는 모두 생산하고 있다.계양전기는 지난해 이들 제품을 미국과 중국 홍콩 등지에 1백10억원어치 수출하는 등 모두 8백20억원어치를 팔았다. 올해 목표는 1천억원이고 10월말 현재 7백80억원을 달성했다. 두달남은 기간 총력을 기울이면 대망의 「매출 1천억원대」시대에 접어들 수 있다고노헌철 상무는 설명한다.◆ 98년 유력한 투자종목으로 추천받기도매출의 급증과 함께 순익도 크게 증가했다. 올 6월까지의 순이익이29억2천만원을 넘는 등 연말까지는 45억원에 달할 것으로 예상하고있다. 7억원의 순익에 그쳤던 지난해에 비교한다면 무려 6백42%나늘어난 수치다. 올해 전동공구 업계의 극심한 경기침체를 감안한다면 대단한 실적이라는게 전문가들의 진단이다. 조흥투자신탁운용의김낙준 펀드매니저는 내년도 업종을 통틀어 가장 유력한 투자종목으로 이 회사를 추천할 정도다.지난해에 비해 순익이 급증한 것은 전동공구 한분야만 매달려오면서 축적한 기술력이 진가를 발휘했기 때문. 이 회사는 82년 5월 국내최초로 전동공구 KS표시허가를 취득했다.또한 93년과 95년에는 ISO9001과 ISO9002인증을 취득하면서 남보다앞선 기술력을 과시했다. 올해 9월에도 국립기술품질원에서 선정한「품질경쟁력 우수 1백대 기업」으로 선정되는 영예를 안았다. 매출액의 7%를 R&D에 쏟아붓고 7백여 종업원의 10분의 1에 해당되는연구인력을 운영해 온 투자의 결실이다. 이같은 기술력이 뒷받침됐기 때문에 미국이나 동남아 등지에서 꾸준히 매출을 늘릴 수 있었다는게 회사측의 설명이다.올해 전사적으로 추진중인 원가절감운동의 덕도 톡톡히 보고 있다.계양전기는 원가를 줄이기 위해 공정 개선, 라인 재조정, 부품 공용화, 구매의 아웃소싱 등을 과감히 추진했다. 이같은 노력으로 30% 이상의 원가절감이 가능해졌다고 노상무는 밝힌다.또한 회사와 근로자가 합심단결한 것도 불황을 극복하는 동력으로작용한다. 이 회사는 지난해 여름 두달동안 극심한 노사분규에 시달렸다. 노사분규로 안산(전동공구) 충주(예초기) 천안(DC모터) 등전체공장의 가동이 중단되면서 매출과 순익이 격감했다. 결국 피해당사자는 회사와 근로자라는 인식이 확산되면서 올해는 노사타협의분위기가 조성됐다. 노동조합이 자발적으로 원가절감운동에 나서는등 지난해와 달라진 노사관계가 매출신장과 순익증가로 이어졌다.또한 지난해 8월 유상증자를 실시, 증자대금 86억4천만원으로 금융기관 차입금과 50억원의 회사채를 상환함으로써 금융비부담률(금융비/전체매출액)도 낮아졌다. 지난해 4.0%에서 올 상반기에는 2.8%로 줄어든 것. 금융기관에 이자로 지급하던 돈이 고스란히 순익으로 잡혔다.이밖에도 DC모터의 매출이 급증한 것도 재무구조 개선에 도움을 줬다. 전체매출에서 원재료비가 차지하는 비중이 지난해 84.6%에서 73.7%로 감소했기 때문이다. 최근의 환율상승도 긍정적으로 작용한다. 노상무는 『전동공구의 국산화율이 높기 때문에 환율상승이 수출경쟁력면에서 유리하게 작용한다』고 들려준다.이같은 좋은 성적에도 불구하고 내년도 회사경영은 결코 낙관하기힘들다는게 회사측의 설명이다. 무엇보다 수입다변화선으로 묶여있는 일본제 전동공구의 국내진출이 불가피하다. 국내시장에서 일본제품과의 한판승부가 예상된다. 품질면에서는 대동소이하지만 일본제품은 동남아나 중국 등지에서 생산되기 때문에 가격면에서 다소열세라는게 회사측의 설명이다. 이를 철저한 A/S로 만회한다는 계획이다. 이에 따라 조만간 전영업사원을 수리능력을 겸비한 A/S요원으로 전환시킬 방침이다. 아울러 3백여개의 지정대리점을 통해고객에게 확실한 서비스를 제공하여 우위를 차지한다는 계획이다.또한 지속적인 성장의 밑거름이었던 기술력 개발에도 계속 주력한다는 방침이다. 지난해 2월부터 「World Best Project」를 수립해서 추진해 오고 있다. 철저하게 소비자 중심으로 제품을 개발하겠다(VEC, Value Enginnering For Customer)는게 골자다. 이같은 계획에 따라 전동햄머드릴 등이 개발시판중이다. 소비자들로부터 좋은 반응이 나온다고 계양전기측은 설명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