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업체에 인력을 알선하는 헤드헌팅업체 유니코서치의 유순신 상무는 최근 폭주하는 이력서에 정신을 차리기 힘들다. 직장을 원하는이력서가 하루 1백통씩 들어온다. 너무 많아 제대로 읽어볼 수 없을 정도다. 단순히 양만 많은 것은 아니다. 대학을 갓졸업한 신출내기에서부터 50대의 대기업임원출신 등 지원자도 다양하다. 문제는 이들을 필요로 하는 기업들이 많지 않다는데 있다. 주고객인 외국계 금융기관이나 다국적 기업들도 국내경제상황을 예의주시하면서 채용을 미루고 있다. 금융개혁 등 국내상황을 봐가면서 사람을뽑겠다는 계획이다. 국내 대기업체도 사정은 마찬가지다.유상무의 고민은 실업문제가 우리 사회의 최대 현안중 하나로 떠오르고 있음을 보여준다. 대그룹의 구조조정과 금융산업의 「빅뱅」으로 실업자가 대량으로 발생하고 있다. 규모를 불문하고 전업종에걸쳐 인원정리가 이뤄지기 때문에 새로운 일자리를 찾기가 쉽지 않다. 이에 따라 실업률이 점차 높아가는 추세다.9월말 현재 가족의 생계를 책임지기 위해 일자리를 찾는 사람들은무려 47만명이나 된다. 지난해 같은 기간에 비해 8만명이나 늘어났다. 이에 따라 실업률도 1.8%에서 2.2%로 0.4% 증가했다. 올해말까지는 2.5%대로 늘어날 것이라는게 전문가들의 분석이다.◆ 임시직·일용근로자 증가도 고용 위협연령별 실업률은 △15세∼19세(7.8%) △20세∼24세(6.1%) △25세∼29세(3.5%) △30세∼54세(1.4%) △55세이상(0.8%) 등으로 나타났다. 15세에서 29세까지의 젊은층에서 실업률이 높은 것은 『경제활동 인구중에서 젊은층이 차지하는 비중이 낮아 실업자의 미세한 변화도 실업률에 반영되기 때문』이라고 통계청 이화영 사무관은 설명한다. 학력별로는 대졸이상(2.7%) 고졸(2.7%) 중졸이하(1.2%)로나타났다. 이사무관은 학력이 높을수록 취업률이 낮은 것은 『전반적으로 국내 학력수준이 높아졌고 대졸자의 인원도 늘어났기 때문』이라고 분석한다. 즉 대졸자가 양산되면서 동시에 취업을 원하는수준이 높아졌기 때문이라고 설명한다.통계로 잡히는 실업률 못지않게 임시직과 일용근로자의 증가도 근로자를 위협한다. 불안전고용형태가 증가하는 것이다. 상용근로자는 9월말현재 7백만4천여명으로 지난해 같은기간에 비해 오히려 4.8%나 줄어들었다. 반면 임시근로자와 일용근로자는 오히려 9.5%와6.5%씩 증가했다. 주로 은행 보험 등 금융권과 백화점 패스트푸드등 유통업체와 외식산업에서 근무한다.시중은행들을 예로 들면 적게는 1백10명(보람은행)에서 많게는 5백70명(상업은행)까지 임시직을 고용하고 있는 것으로 집계됐다.(전국금융노동조합연맹) 임시직의 비중이 가장 높은 은행은 신한은행으로 전체 직원의 11.5%인 5백50명이 임시직원이다.노동전문가들은 대량실업과 임시직·계약직 등의 채용증가는 상당기간 지속될 것으로 보고 있다. IMF(국제통화기금)의 구제금융을계기로 부실금융기관의 M&A(인수합병) 그리고 정리해고제 도입, 대그룹의 잇단 감원이 예상되기 때문이다. 현대경제사회연구원 이보성 주임연구원은 『내년도 경제성장률 등을 감안할 때 실업률은 3.7%∼3.8%대로 예상된다』고 전망했다. 올해보다 무려 50%나 실업률이 급증한다는 얘기다. 내년도 길거리에서 방황하는 실업자가 1백만명이나 된다는 의미다.◆ 자동화·기계화로 고용창출능력 감소한국개발연구원(KDI)의 김대일 박사는 기업들의 구조조정이 본격화되면서 실업률 증가는 불가피하다고 전망했다.『장단기 측면에서 실업률 상승을 검토해봐야 한다. 단기적으로는금융산업의 구조조정과 대그룹의 감원선풍, 중소기업의 잇단 파산등이 실업률을 높이는 요소로 작용한다. 내년도에도 이같은 구조조정에 따른 대량 실업사태가 늘어날 것으로 보인다. 여기다 장기적인 전망도 결코 낙관적이지 못하다. 기업들이 미래산업으로 선택하는 업종들이 대규모 인력을 필요로 하지 않는다. 가령 정보통신산업만 하더라도 자본과 고도의 지적능력을 요구하지 다수의 단순기능인력을 필요로 하지 않는다.』문제는 대량실업이 예상됨에도 정부의 선택폭이 넓지 않다는데 있다. IMF가 재정긴축을 요구하고 있어 SOC사업 등을 통한 일자리 창출도 쉽지 않다는 분석이다. 노동연구원 정인수 박사는 실업급여제공이나 전직훈련프로그램개발 등 「인적자본」을 강화하는 방향으로 정부정책이 집행돼야한다고 주장한다.『구조적 성격이 강하기 때문에 고전적인 실업대책만으로는 당면한실업문제를 해결하기 힘들다. 즉 IMF도 긴축재정을 요구하고 있어인위적인 경기부양이 힘들다는 얘기다. 그러므로 실직자를 위한 실업안전망(Safety Network)을 구축하거나 직업훈련제도를 강화해서다른 직종에 취업할 수 있게끔 실직자의 능력을 강화하도록 지원하는 것이 필요하다.』보다 나은 일자리를 찾는데만 익숙해져 있던 한국 근로자들에게 실직은 견디기 힘든 시련을 가져다 주고 있다.★ 전직 10계명1. 실직의 정신적 후유증에서 빨리 벗어난다.평소 하고 싶었던 공부나 운동, 건강 체크 등 재도전을 위한만반의 준비를 갖추는 시간으로 이용한다.2. 재취업 전략 목표를 세운다.1개월, 3개월, 5개월… 기간동안 필요한 생활비, 필요자금 등을 계획한다.3. 구직때 눈 높이를 최대한 낮춘다.재취업이 어렵다 해도 하향전직은 갈 곳이 많다.회사의 규모, 네임밸류보다 장래성을 갖고 중소기업에도전한다.4. 분노와 뻣뻣한 자존심을 빨리 버린다.심리적, 신체적 스트레스는 삶의 의욕 상실을 가져온다.실직보다 더 심한 고통이 올수 있다.5. 위기와 기회는 함께 온다고 굳게 믿는다 .위기 상황을 적극적인 자기 성장의 기회로 삼는다.6. 동병상련의 공감대를 갖는다.같은 처지의 동료와 정신적 고통 분담을 하는 것이 편안한마음을 만드는 완화제 역할을 한다.7. 적극적이고 긍정적인 사고를 갖는다.지방 근무 등의 새로운 환경에 적응할 마음의 준비를 갖는다.8. 직장동료와 선후배의 네트워크 연결을 지속시킨다.언제 호경기가 될지 모른다. 인맥 만들기, 지속하기는개인의 중요한 자산이다.9. 가정생활을 견고하게 한다.직장 다닐 때와 같은 생활 리듬을 갖도록 한다.가족이 최대의 조력자임을 명심한다.10. 이용할 수 있는 모든 곳에 이력서를 보낸다.경총, 인력은행등 전문 인력업체를 1백% 활용한다.유순신·유니코서치 헤드헌트★ 실업과 실업률실업은 일할 능력과 의사를 갖고 있는 사람이 일자리를 구하지 못한 상태를 말한다. 실업은 크게 세가지로 분류된다. △마찰적 실업△구조적 실업 △경기적 실업 등이 그것이다. 마찰적 실업은 이사를 간다거나 대학을 졸업하고 새로운 직장을 구하거나 또는 보다나은 직장을 얻기 위하여 일시적으로 직장을 그만둔 실업자를 말한다. 보다 나은 직업을 선택하려는 인간의 본성으로 자본주의 사회에서는 항상 존재한다. 구조적 실업은 산업구조와 기술의 변화로발생한다. 가령 PC의 보급으로 70년대초반까지 각광받던 타이프라이터제조업체가 문을 닫으면서 실업자가 발생하는 것은 구조적 실업에 들어간다. 구조적 실업은 호황일 때도 발생한다. 이들과 달리경기적 실업은 경기순환의 결과로 발생한다. 즉 호황일 때는 실업률이 떨어지고 불경기일 때는 실업률이 증가한다. 경제전문가들은국내의 실업률 증가는 구조적 실업의 성격이 강하다고 말한다. 경쟁력이 약하고 생산성이 떨어지는 부문에서 집중적으로 발생한다고지적한다.실업률을 구하기 위해서는 먼저 총인구를 경제활동인구와 비경제활동인구로 분류한다. 비경제활동에 속하는 사람들은 15세미만이거나병원 감옥 또는 군대 등에 있는 사람들이다. 경제활동인구는 다시△노동인구 △비노동인구로 분류된다. 노동인구는 일하기를 원하는사람이고 비노동인구는 일할 능력은 있지만 일하기를 원치 않는 사람들이다. 이중 노동인구는 직업을 갖고 있는 취업자와 현재 직업을 갖고 있지 않지만 일자리를 적극적으로 찾고 있는 실업자로 분류된다. 그러므로 실업률=(실업자수/노동인구)×100으로 구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