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익훈어학원」은 우리나라 어학시장에서 명강사가 자신의 명성을 무기삼아 학원을 차려 성공한 대표적인 사례에 속한다. 서울 서초구 서초동 2호선 강남역 부근에 위치한 이곳 어학원에는 항상 수강생들로 꽉찬다. 조만간 유학을 앞두고 있는 유학준비생에서부터취업시험을 준비중인 대학생, 승진시험을 앞두고 있는 30~40대 직장인에 이르기까지 수강생은 다양하다.다른 어학원이 판에 박힌 강의기법으로 성장세가 다소 주춤한 반면「이익훈어학원」은 최신 기자재를 이용한 첨단강의, 명강사출신원장의 성실한 강의등을 무기삼아 성장가도를 달리고 있다. 정확한수강인원은 밝히지 않았지만 이익훈원장(51)이 『수강생들이 꽤 많은 편』이라고 말하는 것을 보면 이 어학원은 다른 학원과는 달리잘나가고 있음을 느낄수 있다.영어청취강의 하나로 부와 명예를 함께 얻은 그가 학원가와 인연을맺은 것은 83년. 73년 연세대를 졸업한 그는 다른 동기생들이 취업전선에 뛰어든 것과는 달리 「아메리칸 드림」을 안고 미국 유학길에 올랐다. LA에 소재한 대학에서 석사과정을 마친 그는 박사과정입학을 잠시 접어두고 미주동아일보 스포츠·연예담당기자로 4년동안 일했다.한창 재미있게 기자생활을 하고 있을 즈음 한국에서 급전이 날아들었다. 어머니가 편찮다는 연락이 온 것이다. 미국생활에 적응한 상태에서 아쉬움도 없지 않았으나 그는 미련없이 보따리를 싸고 귀국했다.이때가 83년으로 미국행을 포기하고 국내에서 일할 만한 곳을 찾아보았다. 그러나 일자리 구하기는 생각보다 쉽지 않았다. 나이도 많았고 직장생활을 한다는 것 자체에 별 흥미를 느끼지 못했다.그러던중 학원강사제의가 들어왔다. 미국유학생활을 하면서 영어실력은 어느 정도 쌓아놓았고 남을 가르친다는 것이 적성에도 맞아종로외국어학원 영어강사제의를 받아들였다. 비록 우연찮게 학원영어강사로 발을 들여놓았지만 사실 이를 계기로 이씨는 물만난 고기처럼 실력을 유감없이 발휘했다.『학원에 영어청취강좌를 듣는 사람은 급한 사람들이 대부분입니다. 유학준비생은 당장 유학을 앞두고 토플이나 토익에서 고득점을얻어야 하고 대학생이나 승진시험을 준비중인 직장인 또한 사정은비슷합니다. 점수 올려주는 것이 학원강사의 가장 큰 임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닙니다.』◆ 독해·문법위주강의 탈피 ‘눈길’그는 영어청취 강사로 첫발을 내디딘 뒤 이런 방식으로 고객위주의강의를 진행했다. 영어청취강좌는 아이러니하게도 받아쓰기(Dictation)중심으로 진행되는 것이 특징이다. AFKN뉴스를 틀어주고 이를수강생들에게 받아쓰게 하면 처음에는 10~20% 정도밖에 받아쓰지를못하나 이를 수십차례 반복하다 보면 청취력이 늘어나 거의 다 쓰게 된다는 것이다. 이 과정에서 수강생들의 청취력은 자연스럽게늘게 되고 들은 것을 암기까지 하게돼 입도 트이게 된다고 이원장은 주장한다.당시 학원영어강좌는 대부분 독해와 문법위주였는데 청취력향상에주안점을 둔 이씨의 강좌는 큰 인기를 끌었다. 개설한 영어청취 강좌는 항상 만원사례를 이뤘고 그의 명성은 학원제자들을 통해 널리알려졌다.10년동안 종로외국어학원에서 영어청취 명강사로 이름을 날린 그는한 학부형으로부터 『강사보다는 직접 학원을 차려 경영하는 것이낫지 않느냐』는 제의를 받고 93년 현재의 어학원건물을 임대, 사업에 본격 뛰어들었다. 건물임대비용은 아버지로부터 빌리고 인테리어비용은 사업을 하는 형이 부담했다.명강사의 명성은 비즈니스에서도 그대로 이어졌다. 어학원 사장으로 변신한 그는 자신이 직접 나서 강의를 계속했다. 그의 강좌의특징은 청취통합강의이다. 토플(TOEFL), 토익(TOEIC),AFKN을 종합한 「토토아(TOTOA)」라는 교재를 만들어 미국인강사와 함께 가르쳤다. 이런 영어청취강좌는 좋은 반응을 불러일으켰고 강북에 거주하는 사람들로부터는 자신들도 강좌를 들을수 있는 방법이 없겠느냐는 문의가 빗발쳤다.그는 이문제를 하이테크를 이용해 해결했다. 서울시 종로2가 종각옆에 분원을 내고 자신이 강남에서 강의하는 것을 광케이블을 통해생중계했다. 학원으로서는 최초로 원격영상강의를 시도한 것이다.이와함께 그는 인터넷에 이익훈어학원의 홈페이지(http://www.ike.co.kr)도 개설해 영어청취력 향상에 갈증을 느끼고 있는 고객들에대한 서비스에 나섰다. 조회건수는 지금까지 40여만건에 달한다.종로외국어학원에서 시작한 토요일 무료강좌를 어학원원장이 된 지금까지 계속하고 있는등 고객에 대한 서비스정신은 타의 추종을 불허한다. 지난해 KBS 영상사업단의 제의로 발간한 「이익훈 TOEIC」도 최근의 영어청취붐을 타고 잘팔리고 있다. 매일 아침 6시 10분부터 4강좌를 직접 강의하고 있는 그는 이 와중에서도 짬을내 국내유수일간지에 어학칼럼을 게재하고 있기도 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