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경제가 IMF체제로 상징되는 복합불황을 맞고 있다. 국민들은복합불황에 따른 내핍생활에 돌입했다. 실업이 늘고 소비는 급격히위축되는 상황이다. 그렇다보니 잘 되는 사업을 찾아보기란 말 그대로 「하늘의별따기」 만큼이나 어렵다. 그러나 음지가 있으면 양지도 있는 법. 리폼(Reform·재단장)산업이 바로 불황기에 유망한업종으로 떠오르고 있다. 불황기에도 소비자들은 예전의 생활수준을 유지하려는 속성이 있는 반면 소득은 급격히 줄어들었기 때문이다.현재 리폼산업은 주택 아파트 업무용빌딩 등의 개보수에서부터 가구 가죽 의류 서적 보석 등의 수리에 이르기까지 그 대상도 다양하다. 최근에는 리폼에 따른 경비를 조달하기 위한 금융상품도 등장하고 있다.◆ 주택과 건물최근 주택시장의 침체를 이겨내기 위해 주택업체들이 이 분야에 뛰어들면서 본격적인 리폼시대를 예고하고 있다. 중견건설업체인 동성종합건설은 지난 5월 리폼사업본부를 신설하고 본격적인 사업전개에 나서고 있다. 지난 10월에는 사무실을 아파트가 밀집한 압구정동에 사무실을 이전하고 아파트단지와 업무용빌딩에 대한 리폼사업에 적극 나서고 있다. 현대산업개발과 청구 대한주택공사 등 주택사업을 벌여온 다른 건설업체들도 일본 등 해외리폼시장에 대한조사를 마치고 국내시장진출을 위한 전략 구상에 들어간 상태다.대형 주택업체들이 리폼사업에 뛰어드는 것은 생활양식의 변화로주거공간에 대한 개념이 바뀌고 빌딩의 내외관 개보수가 늘어나고있는데다 70년대부터 들어서기 시작한 고층아파트나 건물들도 재건축이나 재개발보다는 리폼작업방식으로 선회할 움직임을 보이고 있기 때문이다.리폼사업은 지난해 건설교통부가 내력벽을 손상하지 않는 범위내에서 실내구조변경을 허용한다는 내용의 시행력을 공표하면서 활성화되고 있다. 리폼시장에서 평당 건축비는 50만~70만원 선으로 신축비의 3분의1 수준이다. 게다가 시공기간도 신축 때보다 3분의1 정도 짧다는 장점이 있다.현재 이 시장규모는 1조7천억원대로 5년 이후에는 5조원에 이를 전망이다.◆ 가구개인이 장롱이나 화장대를 고치기는 어렵다. 고장나거나 흠이 없어도 세월이 지나면 색깔이 퇴색한다. 그렇다고 새 가구를 사자니 비싸고 아깝기도 하다. 최근에는 쓰레기 종량제로 인해 버리는데도돈이 든다. 이러한 점을 노린 것이 가구리폼사업이다.가구리폼은 흠집난 표면의 도장을 사포로 갈아내고 새로운 도장을입혀 겉모양을 바꾸는 것이 일반적인 방법이다. 매끄럽고 광택이나도록 표면을 처리하는 하이그로시 방식 등 리폼방식도 다양하다.색깔도 두세가지 이상의 도료를 섞은 복합색상도 가능하다.리빙터치사의 경우 가구리폼가격은 하이그로시방식을 기준으로 장롱 1자당 4만5천원, 장식장 4만원, 책장 3만8천원, 문갑 1개 6만원, 서랍장 8만-9만원, 침대싱글 8만원 더블 13만원 식탁 12만원이든다. 리폼기간은 상담 뒤 보통 10~15일이며 수송비용은 전체비용이 20만원 이하인 경우 3만~4만원 더 내야 한다.현재 가구리폼업체는 전국에 1백여개 업체로 성업중이다. 이중 40개업체가 서울 근처에 몰려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김진복 리빙터치사장은 『영세업체가 많아 애프터서비스가 잘 안되는 경우가 많다』며 『1년 이상의 하자보상과 함께 믿을 수 있는 업체인가를 잘살펴야한다』고 말한다.◆ 모피의류모피는 고가품으로 실제 사용하는 것보다 장롱에 보관하는 경우가많다. 자연히 유행에 뒤질 수밖에 없다. 모피는 오랫동안 입어도디자인만 바꾸면 헌옷의 티가 나지 않아 리폼효과가 가장 큰 의류다.디자인을 새로 바꾸는데 드는 밍크가격은 마리당 3만5천~10만원이다. 반코트를 리폼하면 보통 45만원이 든다. 진도모피와 성전모피등이 수선해 준다.일반옷을 고쳐주는 수선점도 상당수다. 아파트단지나 의류상가가밀집된 남대문시장이나 이대앞 광장시장에 가면 쉽게 찾을 수 있다. 이대앞에서는 유행에 민감한 여대생들이 주고객이어서 복잡하고 어려운 리폼도 가능하다. 정장 한벌 리폼비는 대략 4만원. 그외스커트는 1만~1만5천원, 재킷을 조끼로 바꾸면 1만5천원, 바지길이수선은 2천~1만원선이다.◆ 가죽제품핸드백은 최소 10만원을 줘야 새 것을 살수 있는데 수선할 경우 원하는 색상으로 염색하고 장식품까지 달아도 1만5천원 정도면 된다.서울 명동 중국대사관 맞은 편 명동사 등 핸드백이나 구두를 수선해 주는 곳도 성업중이다. 최근에는 구두를 세탁하거나 손질해주는구두수선 체인점도 선보였다. 구두컬러시스템의 경우 구두세탁값은켤레당 3천~5천원, 부츠는 7천~9천원이다.◆ 기타도자기도 수리해주는 곳이 있다. 깨지거나 금이간 도자기를 새로만들어 준다. 인사동이나 황학동에는 도자기 수리점이 몰려있다.수리비용은 깨진 종류에 따라 달라진다. 크리스탈도 깨진 정도에따라 리폼하는 방법이 다르다. 크리스탈 수리점은 남대문 회현지하상가나 백화점에 가면 된다. 수리기간은 보통 일주일 정도. 보석도세팅이 구식이거나 보석알이 깨졌을 경우 리폼을 하는 곳도 있다.최근에는 그림이나 책도 새책으로 만들어 주는 제본소도 등장했다.책의 경우 권당 리폼가격은 1만원 미만.★ 인터뷰 / 김재환 동성종합건설 리폼사업본부부장▶ 리폼산업 현황은.리폼산업이라 하면 주로 주택 및 건물의 대개보수를 뜻한다. 일본미국 유럽 등 선진국에서는 리폼산업이 상당히 발달돼 있다. 미국은 건설업 매출의 40% 정도를 차지할 정도다. 일본은 90년대 들어매년 8~16%씩 성장,지난해에는 5조7천억엔(약 43조원)규모의 시장을 형성했다. 국내에서는 지역의 영세 인테리어업자들이 욕실이나부엌개조 베란다 확장 등 초보적인 수준에 머물고 있다.▶ 리폼사업에 진출한 동기는.70년대 들어 대단위 아파트나 고층건물이 많이 세워졌다. 30년 이상된 건물이 많다는 얘기다. 현재 서울에선 신규택지나 건물부지를찾기 어려운 상태다. 환경에 대한 관심도 높아지고 있다. 따라서앞으로 재건축이나 재개발보다는 건물의 리폼수요가 크게 늘 것으로 판단했다.▶ 동성의 리폼사업본부의 영업방향은.개보수 분야는 그동안의 건설기술을 최대한 원용하고 인테리어부문은 전문가를 영입, 보완한다는 전략이다. 리폼대상도 공동주택이나업무용건물로 종합건설업체의 장점을 최대한 살릴 계획이다. 리폼에 드는 비용부담을 덜어주기 위해 장은할부금융과 업무제휴를 맺어 대출을 주선해 주는 등 리폼종합기획사를 목표로 삼고 있다.▶ 리폼시의 장점은.비용과 시간을 크게 줄일 수 있다는 점이 가장 큰 매력이다. 두가지 면에서 모두 새로 짓는 것보다 3분의1 수준이다. 미적 감각도살릴 수 있다.▶ 국내리폼사업의 걸림돌은.주택에 대한 국민들의 인식이다. 그동안 우리들은 주택을 거주의개념이 아닌 투자의 대상으로 삼아왔다. 일정한 시간이 흐르면 새아파트로 옮기는 것이 상례였다. 따라서 아파트에 하자가 생겨도집값이 내릴 것을 우려 쉬쉬하기 일쑤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