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금융위기로 우리나라 금융산업은 일대 전환점을 맞고 있다. IMF와의 합의사항과 정부의 금융시장 대책방안은 한국 금융산업의지각변동을 예고한다. 이제 부실채권이 많은 금융기관은 존폐의 기로에 놓이게 될 것이며 동종 및 이종 금융기관간 매수합병(M&A)이본격화될 것이다. 금융겸업화가 크게 진전돼 금융기관간 경쟁은 동종 기관간뿐 아니라 이종 금융기관간으로 확대될 게 뻔하다. 또 부실채권이 많은 금융기관은 물론 경쟁력을 상실한 금융기관의 퇴출이 불가피하다. 이미 14개 종금사가 업무정지를 당했다. 2개 증권사도 쓰러졌다. 앞으로 얼마나 더 많은 금융기관이 부도에 직면할지 아무도 예측할 수 없는 상황이다.향후 1년간 금융환경은 매우 나쁠 것이다. 경제의 급격한 위축으로기업도산이 크게 증가하여 금융기관의 부실채권이 계속 증가할 전망이다. 고금리가 유지되는 가운데 금리 및 환율이 크게 변동해 금리위험 및 환위험이 증가할 예상이다. 한편 정부가 2000년까지 모든 예금을 보호한다고 발표했지만 예금자·투자자의 불안심리를 해소하기에는 미흡한 실정이다. 따라서 적은 충격에도 예금자 및 투자자가 관련 금융기관에 달려가 예금을 인출해 금융기관을 지급불능 상태에 빠뜨리는 일이 비일비재할 수 있다. 이런 가운데 외국계금융기관의 진출도 본격화돼 국내 금융기관의 실추된 신인도를 역이용, 빠른 속도로 영업기반을 확충해 나갈 것이다.지금까지 일부 금융기관은 경쟁력이 없어도 정부의 보호막 아래에서 버티어 왔다. 그러나 정부의 보호막이 일시에 걷히게 되어 이제는 황량한 벌판에 홀로 서있는 상황이다. 따라서 경쟁력이 떨어지는 금융기관은 도태될 것이며 다만 도태되기 전까지 얼마나 버틸수 있는가가 문제가 될 뿐이다. 일본의 경우 금융위기가 한창이던95년에 극히 일부 금융기관만 도산했고 대부분 금융기관이 살아 남았다. 그러나 2년이 지난 지금 경쟁력 없는 금융기관이 줄줄이 도산하고 있다.한국의 경우 현 금융위기의 충격이 너무 크기 때문에 설사 당장의위기를 모면한다고 해도 경쟁력이 없는 금융기관은 1년이내에 도산할 수 있다. 은행 증권사 보험사 종금사 투신사 상호신용금고 신협등 지역금융기관 카드사 리스사 등 여신전문 금융기관 등 모든 업종에 있어서 상당수의 금융기관이 간판을 내리게 될 것으로 보인다.◆ 비교우위 업무에 총력을이런 상황에서 금융기관이 해야할 일은 생존전략과 성장전략을 시급히 마련하고 이를 강력히 추진하는 것이다. 소형이거나 부실채권이 많은 금융기관이 마련할 수 있는 생존전략은 퇴출전략 또는 전문화 전략이다. 퇴출전략은 부도가 발생해 강제 정리되거나 타 금융기관의 M&A 대상이 되기 전에 능동적으로 M&A를 적극 추진, 자산가치를 극대화하고 종업원의 고용을 최대화시키는 것이다. 한편 자산의 건전성과 기존의 영업성과를 볼 때 경쟁력이 있다고 생각되나대주주의 여건상 대형화가 여의치 않은 금융기관은 특화를 통해 전문화를 꾀하는 것이 방법이다. 즉, 비교우위가 있는 업무에 총력을기울이고 시장 세분화를 통해 고객 또는 산업 등에도 특화하는 전문화 전략을 강도 높게 추구해야 한다.한편 치열한 경쟁속에서 살아 남아 지속적으로 성장할 수 있기 위해서는 대형화를 통해 업계의 선두 그룹에 끼이는 것이 필수적이다. 향후 금융기관간 경쟁의 요체는 신인도 유지와 비용절감이다.신인도 제고를 통해 낮은 조달비용을 유지하고 규모의 경제를 통해전산비 등 비용을 절감하기 위해서는 타 금융기관과의 합병을 통한대형화를 적극적으로 추진해야 할 것이다.향후 금융기관 경영의 핵심 사항은 수익성 유지와 위험에 대한 체계적 관리에 모아질 것이다. 특히 외국의 신인도를 회복하기 위해서는 국제기준에 비해 크게 낮은 우리 금융기관의 수익성 개선이시급하다. 개별 금융기관은 목표 ROE(자기자본수익률)와 목표 ROA(총자산수익률)를 설정, 일정 수준 이상의 수익성 확보에 노력해야한다. 또 위험관리위원회를 설치해 신용위험관리 및 자산·부채종합관리(ALM)의 상시 체제를 구축하는 것도 긴요하다.국내에 본격 진출할 외국금융기관과 경쟁하기 위해선 고객관리 마케팅 영업 심사 투자 인사·조직 등 모든 분야에 걸쳐 선진 금융기법을 과감히 도입, 활용해야 한다. 이젠 망설일 시간적 여유가 없다. 경쟁력이 떨어지면 가차없이 시장에서 도태되므로 개별 금융기관은 시급히 생존전략을 수립, 추진해야 한다. 그래야 지금의 위기가 발전의 계기가 될 수 있는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