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MF협의안 철저 준수 △정경유착 단절 △고통분담」.김대중 대통령당선자가 첫 공식기자회견에서 밝힌 경제운용의 큰틀이다. 김당선자는 당면한 경제난을 해결하는데 절대적으로 필요한 해외투자자의 신뢰를 회복하기 위해 IMF협의안을 성실히 이행하겠다고 밝혔다. 또한 경제개발을 추진하면서 상대적으로 억압됐던민주주의를 발전시켜 경제난을 해결하겠다는 비전을 나타냈다.정경유착과 뇌물수수 관행의 척결없이는 경제회생이 불가능하다는판단에 따른 것이다. 중소기업과 서민의 권익보호 그리고 사회전반의 파행적인 구조를 개선하겠다는 의지다.또한 IMF구제금융시대를 헤쳐 나가는 과정에서 직면해야할 고통을전국민이 분담하자고 하소연했다. 대량실업과 물가상승 등의 어려움을 전국민이 함께 나누자고 호소했다. 정부도 기구축소와 예산절감 등을 통해 솔선수범하겠다는 약속을 했다.김당선자는 대외신인도 회복에서 경제난 극복의 해법을 찾았다. 외국인 투자자들에게 △현정부가 IMF와 체결한 협상을 성실히 준수하며 △대외개방의 가속화와 적극적인 외자유치 △외국인을 내국인과 동등하게 대우할 것 등을 다시한번 천명함으로써 신뢰감을 얻고자 했다. 필요하면 미국·일본 정상과 회담을 가져 필요한 외화자금을 조달할 계획이라고 밝혔다.김당선자는 「민주주의와 경제발전 동시추구」라는 새로운 경제비전을 제시했다. 즉 지금까지 대그룹 중심의 경제발전정책이 △정경유착 △관치금융 △부정부패라는 부작용을 야기했다며 이를 극복하겠다고 강조했다. 시장경제에 걸맞은 민주주의를 도입하여 경제어려움을 해결하겠다는 의지이다. 기업을 정부의 각종 비호와 규제에서 해방시키고 시장에서 이기는 기업만을 육성하겠다는 의미다.또한 새정부는 20세기에서 21세기로 가는 가교가 될것이라며 과거산업사회의 사고방식으로는 생존하기 힘들다고 지적한다. 21세기에걸맞는 철학과 통찰력 그리고 전략을 가지고 국가를 경영해 나가겠다고 밝혔다. 기존의 기업경영 패러다임이 완전히 뒤바뀔 수 있음을 보여주는 대목이다.강호병 LG경제연구원 연구원은 『정부의 과도한 보호나 규제를 철폐하고 시장원리에 따라 한계기업은 과감히 정리하겠다는 의지를공식적으로 밝혔다』며 『일정기간 정부의 지원이나 보호조치가 없어지면 기업들의 대량 부도가 예상된다』고 전망했다.동시에 경제개혁을 추진하는 과정에서 발생할 실업과 부실기업의도산 그리고 이에 따른 금융·실물경제의 어려움을 국민들에게 분담하자고 호소했다. 고통이 따르지 않는 개혁은 불가능하다며 개혁을 통해 현 경제위기를 전화위복의 기회로 삼자고 강조했다.김당선자의 공약대로 경제개혁이 실현된다고 하더라도 최소 1년6개월간 「IMF구제금융시대」가 지속된다. 그래서 정부도 앞장서서 조직축소와 인원조정 등 고통분담에 솔선수범하겠다고 밝혔다.◆ 실력있는 기업만이 살아남을 것재경원 등 경제부처의 조직과 인원조정이 불가피할 것으로 보인다.실제로 김당선자는 선거기간동안 『재무부와 경제기획원 통합은 정부의 규제강화만 초래했다』며 『금융 조세 경제정책기획 예산 등모든 기능을 갖추고 있는 재경원을 기능별로 축소하거나 재조정하겠다』고 밝혔다.재계는 김당선자의 경제개혁의지와 IMF의 요구사항이 맞물리면서커다란 변화가 올것이라고 내다보고 있다. 중견그룹 기조실의 한임원은 『중소기업 육성과 정경유착 단절선언 등은 한정된 인력과자금을 대그룹에 집중투자하여 경제발전을 추진해 온 경제발전전략에 대한 근본적인 수정』이라면서 『IMF의 요구대로 신정부의 경제개혁이 강도높게 추진되면 실력있는 기업만이 살아남을 것』이라고내심 불안감을 나타냈다.외국언론들은 『김대중 당선자가 IMF 패키지에 따라 인기없는 조치들을 취해야 하는 등 악역을 수행할 수밖에 없다』면서 『새당선자는 위기를 극복하기 위해 강력한 지도력의 필요와 변화의 필요성을국민들에게 납득시킬 수 있는 지도력을 발휘해야 할 것』이라고 전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