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은 조직'이 세계 제패「매트릭스시스템과 팀제를 무기로 삼은 작은 조직으로 세계를 제패한다」미국의 GE, 독일의 지멘스와 함께 세계 3대 중전기업체로 꼽히는ABB(Asea Brown Boveri)사의 경영혁신의 발자취이자 성공의 비결이다. ABB사는 일반인들에게는 다소 낯설지만 스위스 취리히에 그룹본사를 둔 유럽최대의 중전기그룹으로 우리나라에도 영광 3·4호기와 울진 3·4호기를 공급한, 발전분야 특히 배전설비와 플랜트엔지니어링에 관한 한 세계 최고의 업체다.ABB는 원래 스웨덴의 Asea AB와 스위스의 BBC Brown Boveri Ltd.가1987년에 합병하면서 만들어진 회사다. 합병의 주역은 80년에 AseaAB의 최고경영자로 영입된 퍼시 바네빅(Percy Barnevik)전회장. 「경영의 귀재」라는 소리를 듣는 바네빅전회장은 합병이후 지속적이고 적극적인 M&A(인수합병)를 통해 ABB의 외형을 키워나갔다.「ABB그룹의 역사는 M&A역사」라는 말이 나올 정도였다.이러한 인수합병으로 ABB는 전세계 1백40여개국 1천5백여개의 자회사와 5천여개의 이윤센터에서 21만6천여명에 이르는 종업원이3백63억달러(96년말기준)의 매출을 올리는 초거대기업으로 성장했다.◆ 벤치마킹대상 1호 꼽혀이처럼 다국적기업인 ABB를 성공적으로 이끈 원동력은 매트릭스시스템이라는 독특한 조직운영을 핵으로 한 리스트럭처링. 매트리스시스템은 두가지 영역을 양립시키고 이를 상호교차적으로 연결해기업전체차원에서의 통합과 조정을 도모하는 조직형태. ABB코리아의 한윤석부사장은 『의사결정이 이뤄지는데 많아야 3단계를 거칠정도로 업무추진이 빠른 「얇은 조직」』이라고 설명했다. ABB의매트릭스시스템은 한축인 사업부문을 △발전 △송·배전 △산업빌딩시스템 △금융서비스 △운송으로 구분한 뒤 이를 30여개의 중간사업영역, 1백여개의 하부사업단위로 다시 구분했으며 다른 한축에는 지역별로 △유럽 △미주 △아시아·태평양지역으로 나눈 뒤 이를 다시 60개 주요국으로 세분했다.그러나 매트릭스조직이 성공하기 위해서는 조직내 관료주의를 제거하는 것이 필수적이며 현지화를 위해서는 중간계층이 줄고 하부조직들이 철저히 분권화돼야 한다. 이를 위해 바네빅전회장은 팀제를도입, ABB의 모든 조직을 1천5백여개의 자회사로 분사화시키고 이를 민첩하게 움직일 수 있도록 5천여개의 이윤센터(PC)로 더욱 세분시켰다. 평균 50여명으로 이뤄진 이윤센터는 법인의 형태가 아니라도 완전히 분리된 독자적인 경영체제를 갖춘 조직으로 스위스본사는 각 이윤센터들이 독자적인 경영을 펼칠 수 있게 재량권을 대폭 부여했다. 한부사장은 『M&A로 성공한 기업이지만 이질적인 조직의 융합에 있어 각 PC별로 전부에 가까울 정도의 재량권을 부여한 것이 다국적·다인종·다조직을 ABB라는 하나의 이름아래 뭉치며 시너지 효과를 냈다.』고 말했다.이러한 이윤센터들의 이익창출에 있어 1차적인 고려대상은 현지고객이며 2차는 본사, 3차는 이윤센터 자신이다. 그만큼 현지화한 것이다. 「세계적으로 생각하되 현지활동을 중시한다(Think Global,Act Local)」는 그룹모토에 충실한 것이다. 바네빅전회장은 이러한매트리스시스템과 팀제를 두고 『크고도 작은 기업, 글로벌하지만로컬한 기업, 중앙집권적이면서도 분권적인 체계』라고 표현하기도했다.ABB의 리스트럭처링은 『1920년대에 알프레드 슬론(AlfredSloan)이 근대적 대기업의 모델로 GM을 만든 이후에 가장 획기적인제조회사의 구조를 만들었다』(톰피터스, <경영혁명 designtimesp=7529>)는 평을 들었으며 대우 삼성 LG 등 굴지의 그룹들로부터도 벤치마킹대상 1호로연구되기도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