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금융기관간 짝짓기 시나리오에서 빼놓을 수 없는게 종금사들의 향방이다. 금융위기의 주범중 주범으로 지목받고 있는 종금사들은 구조조정 대상 1호인 탓이다. 일부는 아예 흔적도 없이 사라질운명에 처한 종금업계는 어쨌든 대대적인 통폐합의 회오리를 피할수 없을 것으로 보인다.●종금+증권=종금사종금사 구조조정의 큰 갈래중 하나로 증권사와의 합병이 꼽히고 있다. 대기업 계열 종금사의 경우 대부분 계열 증권사가 있기 때문이다. 전국 30개 종금사 가운데 대주주가 같은 증권사가 있는 곳은모두 9개사다. LG그룹(LG종금) 현대그룹(현대종금) 한진그룹(한불종금) 대우그룹(한국종금) 동양그룹(동양종금) 고려증권(고려종금) 한화그룹(한화종금) 쌍용그룹(쌍용종금) 성원그룹(대한종금)등이다. 이 가운데 계열사간 합병 가능성을 점칠 수 있는 곳은최근 영업정지당한 고려 한화 쌍용 대한종금 등 4개 종금사다. 강도높은 자구를 하지 않으면 폐쇄될 운명에 처하기 때문이다.그러나 고려종금의 경우 고려증권과의 합병계획서까지 재경원에 제출했으나 고려증권이 부도를 내는 바람에 양사간 합병은 사실상 무산된 것으로 보인다. 특히 고려증권은 다른 금융기관으로의 인수가추진중이어서 계열사간 합병은 물건너갔다는 관측이다.한화종금도 한화증권과의 합병을 검토중이나 한화종금이 우풍상호신용금고와 경영권을 놓고 법정분쟁중이어서 쉽진 않을 전망. 대한종금 역시 동방페레그린 증권 지분을 50% 이상 매입, 대주주가 됐으나 동방측의 합작사인 홍콩페레그린과 경영권 문제로 법적다툼을벌이고 있어 합병 가능성이 불투명하긴 마찬가지다. 쌍용종금과 쌍용증권간의 합병은 그리 어렵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쌍용그룹은그룹차원의 강도높은 구조조정을 진행중으로 양사간 합병을 적극검토중이라고 밝혔다.정부의 영업정지 칼날을 피한 대기업 계열 종금사 가운데서는 LG종금이 계열 증권사와 합병을 추진할 가능성이 높다. 외화부실이 커외환개선 명령을 받은 적이 있기 때문이다. 현대 한불 한국종금 등은 총여신중에서 무수익여신이 차지하는 비중이 모두 1% 미만일정도로 부실여신이 적은 종금사여서 굳이 자구를 위해 계열 증권사와 합병을 시도할 것으로는 보이지 않는다. 대신 경쟁력을 갖춘 역외금융을 발판으로 특화된 영역을 찾아 승부를 걸 예상이다. 영업정지를 받지 않은 2개 서울소재 전환종금사 가운데 한곳인 동양종금은 『증권사와의 합병을 통해 얻는 프리미엄이 적다』며 『차라리 지방은행을 인수해 업무영역을 확장하는 방안을 검토중』이라고말했다.●종금사+종금사=대형 종금사동업자와의 합병을 통해 생존을 시도하는 종금사도 나올 것으로 예상된다. 종금사간 합병 후보군에 들어가는 종금사들 역시 대주주가같거나 특수관계에 있는 곳들이다. 한길종금과 경남종금은 대주주가 성원토건으로 같아 합병 가능성이 높은 편이다. 하지만 성원측에서는 양사간 합병을 아직까지는 검토하지 않고 있다고 밝힌다.현대그룹이 태광산업과 함께 대주주로 있는 울산종금과 현대종금의합병도 배제할수 없다.대한종금과 대구종금간 합병도 예상해 볼수 있다. 대한종금이 부도처리된 태일정밀로부터 부채를 상계처리하면서 대구종금 지분을 취득했기 때문이다.어쨌든 종금사간 합병은 자발적으로 이뤄지기 보다는 정부에 의해강제적으로 진행될 가능성이 높다. 우량종금사로 하여금 부실 종금사를 인수케 하는 인위적 합병이 주종을 이룰 것이란 게 금융계의관측이다. 이 경우 종금사가 은행이나 증권사로 합병되는 것에 비해 거래기업이 받는 충격이 덜하기 때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