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지 직판체제로 영구시장 개척대우자동차의 영국 시장 개척은 「판매의 大宇」를 실감케 하는 좋은 표본이다. 지난 95년 4월 영국 자동차 시장에 첫발을 디딘 대우는 그해 1만3천여대의 차를 팔아 1%의 시장 점유율을 올렸다. 얼핏 보기에는 미미한 실적 같지만 세계 유명 차 메이커들의 불꽃튀는 판매경쟁이 벌어지고 있는 영국에서 대우 같은 「신출내기」가첫해에 시장 점유율 1%를 넘어섰다는 것은 「쇼킹한 사건」임에틀림없다. 현대자동차가 「1% 벽」을 넘어서는데 17년이 걸렸다는것이 이를 말해 준다.대우자동차의 이같은 선전은 세계 자동차 업계의 최고 실력자를 자극하기에 충분했다. 알렉스 트로트만 미국 포드자동차 회장은 96년1월 「USA 투데이」와의 인터뷰에서 『(세계)자동차 업계가 대우의 판매방식을 따라야만 할 것』이라며 대우의 대영국 전략을 「마케팅의 새 교과서」로까지 추켜세웠다.그렇다면 세계 자동차 업계의 이목을 집중시킨 대우의 성공 비법은 무엇인가. 「현지 고객들의 가려운 곳을 최대한 긁어줘라」. 대우는 이를 위해 기발한 시장 조사 방법을 썼다. 「2백명의 모니터요원에게 1년간 무료시승 기회를 제공한다」는 이색 판촉 캠페인을내걸면서 20만명에 이르는 응모자들에게 설문 조사를 실시한 것.대우는 조사결과 영국 소비자들이 딜러들이 좌우하고 있는 기존 판매 시스템에 큰 불만을 갖고 있다는 것을 발견했다. 차에 대해서정찰제를 실시하지 않고 있는 이곳에서 고객들은 딜러들과의 가격흥정에 지쳐 있으며 특히 여성들이 매장에서 딜러들의 추근댐에 극도의 혐오감을 느끼고 있다는 것을 알았다. 게다가 메이커가 딜러들에 신경 쓰다보니 고객들과는 상대적으로 멀어지고 있다는 중요한 사실도 깨닫게 됐다.해답은 한가지. 직판체제를 갖추는 것이다. 대우는 영국 전역에1백70여개의 매장을 갖고 있는 자전거 및 자동차 부품 판매체인망인 「할포즈」와 손을 잡았다. 할포즈의 매장이 있는 곳은 토요일이나 일요일이 되면 개점시간에 맞춰 1~2마일씩 줄을 서야 하는 대형 쇼핑몰인 「리테일 파크」. 쉽게 말하면 「E마트」나 「프라이스 클럽」과 같은 곳에 차를 전시해 놓고 파는 격이다. 심지어는식품체인인 「세인즈 베리」와 제휴, 대형 슈퍼마켓에서 차를 전시하는 파격을 단행했다.『매장을 차려놓고 고객을 기다리기 보다는 고객이 있는 곳으로 찾아간 셈입니다. 게다가 어린이 놀이방이나 고객들이 커피를 마시며대화를 나눌 수 있는 만남의 장소같은 것도 마련해 놓다보니 반응들이 상당히 좋았습니다.』(김성기 대우 영국자동차 판매 부장) 「대우만의 것을 보여준다」. 볼보자동차 하면 안정성이, 재규어하면 우아함이 떠오르는데 대우차하면 어떤 이미지가 떠오를까. 대우가 영국에 진출하면서 가장 고민한 부분중 하나는 브랜드의 특성이 없다는 것이다. 이 대목에서 대우가 내린 결론은 「different」. 흡사 말장난처럼 들릴지 모르겠지만 대우는 「차별성」자체를브랜드 특성으로 잡았다. 이미지 광고문안은 「무언가 다른 자동차회사, 그것은 대우입니다」(Different Kind of Car Company thatwill be the DAEWOO」)로 내세웠다. TV 광고 역시 「여자와 달리는 차」로 구성된 매너리즘에서 벗어나 대우가 제공하는 서비스 시스템을 재담으로 처리해 호응을 받았다. 또 영국에서 차 구입시 여성들의 영향력이 크다는 점에 착안, 「대우 레이디 드라이버 95」라는 안전운전 이벤트를 개최, 1만여명의 여성을 참가시킨 것도 신선한 것이었다.이 덕에 대우는 현지 유력 광고 전문지인 「캠페인」의 「95년 광고대상」과 1TV의 마케팅 대상인 「올해의 브랜드」상을 수상하고진출 초기 4%에 그쳤던 인지도를 그해 말 90%선으로 끌어올리는등 「대우 알리기」에 대성공을 거둘 수 있었다.대우의 올 한해 판매치는 2만2천대선에 이를 것으로 추정되고 있다. 또 레간자등 3개 신차가 본격 가동되는 내년에는 3만여대를 팔아 시장점유율을 2% 선으로 끌어 올린다는 목표이다.그러나 대우의 「소비자에 대한 새로운 접근방식」은 영국에서만그치는 것이 아니다. 98년 상반기로 예정된 미국 시장 진출에 대해이미 현지 언론과 업계에서는 비상한 관심을 쏟고 있는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미국 전역을 4개 권역으로 나눠 광고, 마케팅등 모든판매전략을 권역별로 실시하는 또 하나의 혁신적인 직판체제가 어떤 결과를 가져올지 아무도 예측할 수 없기 때문이다. 『영국시장에서의 성공을 발판으로 미국시장에서 대우자동차의 새로운 이정표를 세우겠다』는 송영태 미국현지법인 대표의 말이 의미심장하게들리는 것도 그런 이유에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