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재 제기되고 있는 글로벌 스탠더드란 앵글로 색슨 시스템이고 결국은 미국식 경영이다. 미국이 글로벌 스탠더드란 이름으로 미국식경영방식의 도입을 요구하는 것은 세계 경제시장에서 미국이 힘을발휘하며 세계표준으로 자리잡았기 때문이다. 앞으로 2020년 정도까지는 미국식 경영 시스템이 유효하지 않을까 생각한다. 미국식경영의 특징은 크게 시장의 유연성과 직접금융시장의 발달, 경영의투명성 등 세 가지로 나눌 수 있다.노동시장의 유연성과 직접금융시장의 발달은 모두 경영의 스피드를높이는데 효과적이다. 자본이나 노동력을 필요 없는 곳에서 필요한곳으로 재빨리 움직일 수가 있다. 특히 미국식 자금조달 시스템에서는 아이디어가 유망하다는 인정만 받으면 무명기업이라도 벤처캐피털을 빌려 사업을 시작할 수 있다. 젊은 기업을 육성하는데 더없이 효과적이다. 반면 기업이 성숙기를 지나 노화하면 M&A(기업인수합병) 를 통해 잘게 쪼개진채 팔려 다시 회춘할 기회를 얻게 된다. 기업이 사이클을 타면서 시장의 논리에 따라 「생성 ㅃ 발전ㅃ 노화 ㅃ 재생」의 과정을 걷는다. 노동력도 탄력적으로 움직여필요할 때 모았다가 필요없으면 정리하기 쉽게 돼있다. 근로자들도「평생직장」 보다는 「평생직업」이라는 관념을 가지고 일을 하고있으며 어떤 회사에 다니느냐 보다 어떤 일을 하느냐를 더 중요하게 생각한다.경영의 투명성은 합리적인 의사결정을 내리는데 필수적이다. 세상은 너무나 빠르게 변하고 또 복잡해졌다. 아무리 똑똑한 사람이라도 혼자서 처음부터 끝까지 옳은 결정을 내리는 것은 거의 불가능할뿐만 아니라 위험하다. 결정이 타당한지를 감독할 감시자가 필수적이다. 미국의 글로벌 스탠더드는 경영의 감시자로 주주(순수 투자자)를 선택하고 있다. 주주가 감시자 역할을 담당할 경우 단기이익에 너무 민감하게 반응, 기업의 장기 투자를 방해한다는 단점도 지적되고 있지만 현재의 결과를 놓고 볼 때 결국은 미국식의 주주 자본주의가 「최선」이었다는 결론이 나온다. 혹자는 한국식 오너 경영의 장점으로 「과감한 결정과 투자」를 꼽으며 이 장점을살려야 한다고 주장하지만 우리의 경험상 「과감한 투자」란 성공가능성도 제대로 검사하지 않고 하는 「무모한 투자」에 다름 아니었다. 미국이 80년대 중반에 일본식 경영을 배우자며 자아비판을할 때 주로 지적했던 점이 「주주 등쌀 때문에 투자를 못한다」는것이었다. 그러나 결과적으로 주주의 등쌀이 있었기에 미국은 방만하게 경영할 수 없었고 오늘날의 「과실」을 수확할 수 있는 것이다.경영 투명성은 직접자금시장을 활성화하는데도 중요하다. 투자자는돈을 빌려 주는 대신 경영에 대한 정확한 정보를 알 권리가 있다.소액주주의 돈만 끌어다 쓰고 경영은 어떻하든 간섭하지 말하는 식의 태도는 이제 곤란하다.글로벌 스탠더드를 받아들이는 것은 이제 「기정 사실」이고 이것은 일본도 다르지 않다. 단지 일본이 시간을 가지고 금융 시스템부터 천천히 개선할 수 있다면 우리는 시간이 너무 없다는 것이다.일본이 「약과 주사」로 치유를 기대한다면 우리는 당장 「수술」을 받아야 한다는 점이 다르다. 어떤 면에서는 대대적인 개혁이 미적거리는 것보다 나을 수 있다. 이번 위기를 잘 이용, 글로벌 스탠더드를 우리 식으로 적절히 소화만 할 수 있다면 우리 미래가 비관적이지만은 않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