샤프의 창업자 하야가와 도쿠지는 평생 부하 직원들에게 『다른 회사들이 모방하는 상품을 만들라』고 강조하곤 했다. 다시 말해 독창적인 상품개발로 라이벌 회사의 추격을 허용하지 말라는 얘기였다.창업자의 뒤를 잇고 있는 쓰지 하루오 사장 역시 비슷한 말을 자주한다. 그러나 그는 한발 더 나아가 『신정보화의 도래에 부응할 수있는 제품을 개발하는 것이 무엇보다 필요하고 거대한 네트워크일지라도 개인이 어느 정도 사용할 수 있을 것인가가 중요하다』며 21세기를 향한 방향성을 제시하고 있다. 시대가 아무리 바뀌더라도상품을 실제로 사용하는 개인이 주역이 되어야 한다는 설명이다.창업자나 현 경영자의 이런 뜻을 받들어서인지 샤프는 히트상품을꾸준히 내는 기업으로 유명하다. 일종의 히트메이커라고나 할까.최근에도 액정부착 비디오카메라인 「뷰컴」과 휴대정보단말기(PDA)인 「자울스」를 잇달아 내놓아 대히트를 기록했다. 그 비결은무엇일까.업계 전문가들은 먼저 샤프의 프로젝트팀제도를 든다. 샤프 특유의이 제도는 오늘의 샤프를 있게 한 최고의 「공로자」로 평가받는다. 새로운 제품을 만들 때 핵이 되는 기술을 가진 사람을 각각의사업부에서 차출해 프로젝트팀을 만들어 연구를 한다. 「샤프에서는 제품이 조직을 바꾼다」는 말이 나도는 것도 이런 이유에서다.예를 들어 「뷰컴」의 개발과정을 보면 우선 사내에서 액정, 반도체, 카메라에 관한한 최고로 인정받는 전문가를 끌어모았다. 각각전문부서에 속해 있는 사람들이지만 그들을 하나의 팀으로 묶으면다양한 아이디어가 나오고 힘이 배가된다. 샤프 내에서 프로젝트팀은 1년에 평균 10여차례 구성된다.샤프는 또 얼마전 기술본부 밑의 멀티미디어 개발본부를 발전적으로 해체, 「멀티미디어 사업화추진본부」를 설치하였다. 이유는 아주 간단하다. 보통 개발본부는 개발이 끝나면 사업본부에서 나머지는 알아서 해줄 것으로 보고 손을 뗀다. 그러나 이렇게 해서는 사업의 연속성이 없다는 것이 샤프 경영진의 판단이었다. 고민 끝에연구는 물론이고 사업화까지 책임질 사업본부를 발족시킨 것이다.또 하나 샤프를 이끄는 힘은 「기술의 창조적인 수직통합」이다.회사내에 있는 소재, 부품, 조립, 혹은 상품기획 관련 각 사업부들이 각각 갈고 닦아온 첨단기술이나 노하우를 합쳐 새로운 창조의원동력으로 삼기 위해 꾸준히 노력한다. 자연 상승작용으로 기술혁신의 효과가 부수적으로 따라붙는다는 것이 샤프 경영진의 설명이다. 이에 따라 샤프에서는 최근 들어 특정 사업부에서 기획부터 설계, 제조까지 모든 공정에 손을 대는 것은 현실적으로 불가능해졌다. 반도체나 액정의 개발, 생산에는 전문적인 지식이 필요하고,하드웨어를 채우는 소프트웨어 설계에는 항상 고객 개개인의 욕구변화를 잡아내는 치밀한 마케팅이 꼭 필요해 모든 기술을 한 곳으로 모으는 노력이 중요하다는 입장이다.21세기의 키워드로서 쓰지 사장은 최근 「인터퍼스널」이라는 말을자주 사용한다. 개인과 개인을 연결하는 네트워크가 인터퍼스널이며 상품, 정보, 디바이스(장치)의 융합이 이 컨셉트를 실현한다고믿는다. 특히 그는 상품, 정보, 디바이스 등 3가지 부문의 상승효과를 노리는 현재의 경영형태에 관하여 21세기에도 틀림없이 통용될 것이라고 단언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