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0년에는 1억달러를 수출하겠습니다.』정수기용 세라믹 필터를 생산하는 고려세라믹 김승호(57)사장의 야심찬 포부다. 지난해 2백50만달러를 수출한 중소업체 사장이 불과3년만에 40배로 늘리겠다고 공언하고 나섰다. 김사장은 결코 황당한 얘기가 아니라고 자신있게 말한다. 올해에만 4천만달러 이상을수출할 수 있다고 밝혔다. 지난해 12월말부터 본격가동중인 중국길림성의 합작공장에 3천만달러어치를 수출한다. 정수기를 한달에1만대씩 생산하는 이 공장에 세라믹필터를 공급한다. 또 3월안에결판날 50만대 대일수출협상도 실적을 높이는데 기여할 수 있다.김사장은 적어도 10만대 이상은 수출할 수 있을 것이라고 기대감을나타냈다. 여기다 말레이시아 태국 미국 유럽 등에서 꾸준히 찾는것도 목표달성을 가능케 한다.종업원 15명의 중소업체가 「2000년 1억달러 수출」을 공언하는 것은 자사제품에 대한 강한 자신감에서 비롯된다. 고려세라믹측은 고유브랜드인 「Korea Ceramic」은 국내 정수기제조업체가 수입해서판매하는 것과는 차원이 다르다고 주장한다. 무엇보다 불순물 제거에서 탁월한 효과가 있다고 강조한다. 0.2미크론(1미크론=1천분의1mm)까지의 미세한 불순물을 걸러낼 수 있다고 주장한다. 특히 인체에 유익한 미네랄성분은 그대로 보전하여 외국업체로부터 호평을받고 있다고 설명한다. 김사장은 국내시판중인 정수기는 미네랄까지 여과한다고 지적한다.◆ 은행대출 전무, 고금리 무섭지 않다이같이 우수한 기술력을 수출로 이어주는데는 대한무역투자진흥공사의 해외 네트워크가 큰 도움을 줬다. 고려세라믹은 95년부터 2년간 무공의 「수출기업화 사업체」로 지정된후 해외시장개척에 필요한 노하우를 전수받았다. 수출에 필요한 무역실무와 외국바이어를상담하는 기술 그리고 해외시장을 개척하는 마케팅능력 등을 배웠다. 이를 토대로 김사장은 무공이 개최한 40여개국의 해외전시회에참가하면서 세라믹필터를 판매했다. 지금도 1백50일 이상을 해외에체류하면서 시장을 개척하고 있다.이같은 노력의 결실로 수출액은 꾸준히 늘어났다. 59만달러(95년)1백만달러(96년) 2백50만달러(97년) 등 매년 2배이상 성장했다. 이같은 추세는 2000년까지 계속 이어질 것으로 낙관한다.김사장은 최근 환율상승과 고금리도 「강건너 불보듯」한다. 세라믹 필터 원료를 미국에서 수입하지만 제품원가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극히 미미하다. 그래서 원화가치의 하락을 실감하기 힘들다고말한다. 오히려 수출가격경쟁력이 강화돼서 외국바이어들의 주문이더 늘고 있다고 기쁨을 감추지 않는다. 수출대금을 달러로 받아 막대한 환차익도 누리고 있다. 또한 금융기관의 돈을 한푼도 사용하지 않아 고금리에도 걱정없다. 『내돈으로 사업해서 번만큼 먹고살자』는 경영철학에 따라 지난해 8월 은행대출금을 모두 갚았다.고금리와 고환율보다 김사장이 오히려 걱정하는 것은 제조기술을도용하려는 경쟁업체의 움직임이다. 김사장이 직접 개발한 세라믹필터제조기술은 90년대초 통상산업부의 기술집약형 품목으로 지정받았고 발명 및 실용신안 특허도 취득했다. 회사측은 이 기술을 일본 등 해외업체에서 도용하려고해 이에 대한 대비책 마련에 고심하고 있다. 일본업체에서 3억원에 직원을 스카웃하려고 한 적도 있었다고 김사장은 들려준다.김사장은 앞으로도 계속해서 수출에 치중할 계획이다. 제품성능과가격을 중시하는 외국시장이 기술력에 사운을 걸고 있는 중소업체에는 국내시장보다도 더욱 매력적이라고 판단했다. 특히 중국 길림성 합작공장이 성공적으로 가동된다면 「2000년 1억달러 수출」을초과 달성할 수 있다고 자신감을 드러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