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앤화의 평가절하는 없다.』주룽지 부총리를 비롯한 중국지도부들의 한결같은 얘기다. 아시아지역 경제통화체제의 안정을 위해서라는게 이들이 내세우는 이유다. 미국을 비롯한 선진국들도 위앤화의 평가절하가 미국과 유럽에미칠 여파를 우려, 현행 환율을 유지하라고 무언의 압력을 행사한다. 그럼에도 지난 1월 중국의 수출은 2백13억달러로 지난해 같은기간에 비해 1.2% 감소함으로써 절하가능성은 상존하고 있다는게대다수 전문가들의 관측이다.현대경제사회연구원은 최근 발표한 논문에서 『동남아 각국의 통화가치가 급락하면서 중국 위앤화는 상대적으로 25% 정도 고평가됐다』면서 『국영기업의 수출경쟁력 약화는 대량실업과 금융시스템의붕괴를 가져와 평가절하를 강요한다』고 분석했다.이미 중국은 수출품목이 겹치는 동남아 각국화폐의 평가절하로 가격경쟁력을 상당부분 잠식당했다는 얘기이다. 중국정부도 올해 수출목표를 1천9백40억달러로 지난해에 비해 6.2%만 늘려잡아 이같은분석을 뒷받침하고 있다. 수출감소는 1억1만명을 고용하고 있는 국영기업의 경영에 직접적 영향을 미친다. 이들 국영기업은 중국 수출의 60%이상을 담당하고 있다. 이들의 부실은 8천억 달러의 여신을 제공하고 있는 금융시스템의 붕괴를 가져와 결국 중국정부는 수출진흥책을 선택할 수밖에 없다는게 평가절하불가피론의 요체이다.하지만 대다수 전문가들은 최소한 올해안에는 중국정부가 위앤화가치를 떨어트리지 않을 것이라는데 일치된 견해를 보인다. 한홍석LG경제연구원 연구위원은 『위앤화 하락은 홍콩을 비롯한 동남아각국의 금융위기를 더욱 심화시키고 이것은 다시 중국경제에 악영향을 미친다』고 설명했다. 특히 위앤화 가치하락은 중국에 투자한홍콩기업의 가치를 떨어트려 홍콩증시의 폭락을 가져오고 이것은일본 유럽 미국 등에도 악영향을 미치기 때문에 평가절하가 쉽지않다고 분석했다. 한 연구위원은 중국수출의 50% 이상이 위탁가공무역형태이므로 위앤화 평가절하가 반드시 가격경쟁력 강화로 이어지지 않는다고 지적했다. 이밖에 동남아 각국과 달리 지난해 3백50억달러 국제수지 흑자와 1천4백억달러 외환보유고는 평가절하압력을 충분히 흡수할 수 있다고 주장했다.이같은 분석에도 불구하고 수출이 격감할 경우 평가절하 가능성은크다는데는 대부분의 전문가들이 동의한다. 중국당국이 절하를 단행한다면 한국경제에는 어떤 영향을 미칠 것인가. 삼성경제연구소권순호 박사는 『원화가치도 충분히 하락했기 때문에 수출은 별다른 영향을 받지 않을 것』이라면서 『오히려 금융부문이 직접적인영향을 받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위앤화 평가절하라는 외생변수에 의해 한국이 또 한번의 외환위기를 맞을 수 있다는 설명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