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식의 「액면분할」이 이어지고 있다. 지난 2일 상장사인 미래산업은 액면이 분할된 주권을 신규 상장시켰다. 미래산업에 이어 메디슨 팬택 콤택시스템 등 여러회사들도 액면분할을 추진하고 있다.미래산업의 경우 액면을 분할한 후 연 3일 연속 상한가를 기록하는등 이들 주가가 상승하면서 액면분할 주식과 그 효과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주식의 액면분할이란 무상증자와는 달리 자산이나 자본의 증감없이기존의 발행주식을 일정비율로 세분화하여 발행주식의 총수를 늘리는 것을 말한다. 미국증시처럼 무액면주의를 취할 수 있는 경우에는 액면가액이 존재하지 않아 「주식분할」이란 용어를 일반적으로사용한다.현행 국내상법은 액면주식의 발행만을 인정하여 1주의 금액이 5천원 이상으로 균일하여야 한다고 규정하고 있다. 이러한 액면주식은회사의 재산을 확보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그러나 주식의 액면액은 다만 주식을 발행할 때에 회사의 자본으로 납입한 사실만을증명할 뿐 주식의 시장가격과는 직접적인 관계가 없다.이러한 단점을 보완하기 위해 액면분할방안이 지난 97년 10월 증권시장안정대책의 일환으로 발표됐다. 5천원으로 돼 있는 주식액면을기업으로 하여금 자율적으로 선택하되 액면 최저금액을 1백원으로정하여 자유화하기로 결정했다. 지난 95년과 97년에도 각각 상법개정과 증권업협회의 건의로 재경원 등 관련부처가 이를 검토했었으나 주식발행비용과 상법개정 등의 어려움으로 인해 일단 백지화된적이 있다.지난 8월 국회를 통과하여 10월부터 시행된 「벤처기업육성에 대한특별조치법」과 동법 시행령에 의하면 1)신기술 신물질 개발기업을포함하여 2)벤처자본의 출자지분이 해당기업 자본의 10% 이상 3)전환사채 신주인수권부사채 등을 포함해 벤처자본의 출자지분 20% 이상 4)최근 사업연도의 매출액대비 연구개발비 투자비중이 5% 이상인 요건중 한가지 요건을 충족할 경우 벤처기업으로 간주된다. 이들 기업은 상법상 액면금액이 5천원 이상이어야 한다는 규정에도불구하고 액면금액을 1백원 이상으로하여 액면분할이 가능하다.●액면분할 기대효과증시부양책의 일환으로 발표된 이번 액면분할은 소액투자자금을 운용하는 일반투자자들에게 주식을 매수할 수 있는 기회를 높여줌으로써 종목별로 유동성 증가를 가져다 줄 수 있다. 따라서 매수기반의 확충을 통해 추가적인 자금소요없이도 증시부양효과를 거둘수있다. 액면분할효과를 구체적으로 살펴보면 다음과 같다.첫째, 개인투자자의 구매력 증가다. 소액의 자금을 투자하는 개인투자자들도 가격에 대한 부담없이 고주가를 매입할 수 있어 이들의 증권시장이탈을 방지해 준다. 또한 현재 장외시장에서 단주를매입하는 방식으로 이뤄지던 고가 우량주에 대한 매매가 거래소시장을 통해 형성됨에 따라 가격효율성을 높여준다.둘째, 적정주가를 형성한다. 높은 성장가능성과 수익전망에도 불구하고 둔화된 유동성으로 인해 주가가 기업의 가치에 비해 저평가되는 경우가 있다. 이 경우 적정한 액면분할은 고주가의 부담을 해소시켜 주면서 주가가 적정수준으로 환원될 수 있도록 도와준다. 즉주가상승이 가능하도록 해준다.셋째, 자금조달이 용이해진다. 투자자의 접근이 활발해짐에 따라주주의 수가 증가하게 되고, 해당기업은 당해주식의 적정한 투자가치를 유지하는 상태에서 유상증자 등을 통한 자금조달을 할 수 있다.넷째, 주식의 분산으로 경영권을 방어해준다. 주주수가 늘어 주식분산이 적절히 이루어지면 특정소수에 의한 주가조작 및 주식매집이 어려워진다. 이는 대주주의 경영권 방어가 보다 쉬워진다는 얘기와도 통한다.다섯째, 기업홍보 효과가 있다. 주식의 액면분할은 기업의 현재가치와는 무관하게 주식수만을 증가시킬 뿐 자금의 유입은 없다. 또한 액면가를 기준으로 한 배당율보다는 배당성향에 대한 인식 증대로 배당의 압력이 높아지게 된다. 이러한 불이익에도 불구하고 액면분할을 단행하는 기업은 이를 극복할 자신감, 즉 수익을 지속적으로 창출할 수 있다는 자신감을 표명하는 것으로 볼 수 있다. 이러한 자신감은 주가에 긍정적인 영향을 주는 것으로 평가된다.●미국 사례액면에 관한 제한규정이 없어 극단적인 경우 무액면주식까지 발행이 허용되는 미국은 많은 기업들이 액면분할을 통하여 투자자들에게 고가주식에 대한 부담을 줄여주고 있다. 이들 대부분의 기업은성장기에 있는 기업들로 높은 성장성 및 수익성으로 인해 주가가큰폭으로 오르는 경우 분할을 통해 가격에 대한 부담을 줄이고 있다. 따라서 장기간 성장한 우량주의 경우 액면가가 극히 낮아지고심지어는 무액면에 이르게 된다. 이처럼 고주가에 대한 부담을 액면분할로 극복하려는 경향을 반영, 국내기업은 해외DR(주식예탁증서)를 발행할 때 원주를 2주 이상으로 분할하여 발행하였다.코카콜라는 지난 60년 1주의 액면가를 24달러로 분할한 이래 8차례에 걸쳐 0.125달러로 분할하였는데도 주가가 60달러선을 유지하고있다. 마이크로소프트사도 주가의 급격한 상승에 따른 고주가 부담을 덜고자 수차례에 걸쳐 액면분할로 액면가가 0.00005달러까지 낮아졌으나 주가는 80달러선을 보이고 있다. 반면 월마트는 93년 이전까지만해도 액면분할 과정에서 주가가 상승하였으나 93년 액면분할 이후 조정국면을 겪고 있다.사례에서 볼 수 있듯이 「액면분할 = 주가상승」이라는 등식은 반드시 성립한다고는 볼 수 없다. 다만 성장성과 수익성을 담보로 하는 액면분할은 주가의 지속적인 상승을 부추기는 것으로 판단된다.●씨티아이 반도체 첫 액면분할국내에서는 씨티아이 반도체가 최초로 액면분할을 실시했다. 최근제정된 벤처산업을 육성하기 위한 「벤처기업 육성에 대한 특별조치법」 및 동법 시행령에 의한 것이었다.벤처기업으로 처음 액면분할을 한 씨티아이반도체는 검토공시일(8월27일) 이후 높은 성장성과 액면분할이란 재료가 가미되어 고주가라는 부담에도 불구하고 최고 45%의 주가상승을 보였다. 한편 경방기계는 액면가가 1만원으로 현행법상의 최저요건에 맞춰 액면금액을 5천원으로 낮추는 액면분할을 추진하였다. 액면분할 직후 역시유동성을 확보할 수 있다는 점이 재료로 부각돼 최고 77%의 주가상승을 기록했다. 그러나 액면분할 이후 씨티아이 반도체는 거래량이증가하면서 코스탁시장의 전반적인 약세에 영향을 받아 횡보국면을보이고 있는 반면 경방기계는 성장성의 재료가 부각되지 못해 하락세를 보이고 있다.미래산업의 주가는 액면분할 공시일(97년 11월 5일) 이전에 9천6백원을 저점으로 상승국면을 보였으며, 분할상장 직전가격은 22만1천원을 거쳐 꾸준히 상승, 분할 후 6천9백40원(분할전 가격으로 환산하면 34만7천원)에서 대량거래를 보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