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들어 외국인 직접투자를 어떻게 유치할 것인가가 정책현안으로 대두되고 있다. 현재 우리 경제가 겪고 있는 외환위기를 해소하고 중병을 앓고 있는 우리 경제의 체질을 개선하기 위해서는 비부채성 외국자본인 외국인 직접투자가 활성화될 필요가 있기 때문이다.특히 최근처럼 과거 뉴딜정책식 경기부양정책을 실시하기가 어려운IMF체제하에서 현재 우리 경제가 당면한 최대현안인 실업문제를 해결하기 위해서는 외국기업의 유치가 가장 효과적이다. 최근까지 미국, 영국 등 선진국들이 외국기업 유치에 총력을 기울였던 이유도바로 고용창출 효과 때문이었다.다행히 94년 이후 정책당국이 각종 지원제도를 마련하고 투자제한업종을 대폭 자유화함으로써 외국인 투자환경이 개선되고 있다. 새정부도 당면한 IMF체제를 극복하고 실업문제 등을 원만히 해결하기위해 각종 규제완화, 고용관행 개선 등 다방면에 걸쳐 외국인 직접투자를 활성화하기 위한 정책을 추진할 계획이다.문제는 이러한 외국인투자 유치정책이 실제로 외자유입으로 연결될수 있느냐 하는 점이다. 지금까지도 우리 경제의 구조조정 차원에서 외국인 투자를 유치하기 위해 많은 정책적인 배려를 해온 것은사실이다. 그러나 지난해 우리나라의 외국인 직접투자 규모는 GDP(국내총생산) 대비 0.2% 정도로 대부분 선진국들이 0.5∼1%에 이르고, 대만 등 경쟁국들이 0.6%인 것에 비해 턱없이 작은 편이다.따라서 정책당국이 아무리 외국인 직접투자 유치에 전향적인 자세를 취한다 하더라도 지금의 경제위기 극복에 실질적으로 기여하기위해서는 그동안 많은 투자지원 정책에도 불구하고 외국인 직접투자가 왜 부진했는가를 면밀하게 점검할 필요가 있다.주지하다시피 우리나라의 외국인 직접투자가 부진한 것은 고임금고금리 고물류 비용으로 대표되는 고비용 구조가 개선되지 않는데있다. 경직적인 노사구조, 불투명한 투자정책과 기업관행, 복잡한외국인투자절차와 외국기업에 대한 국민들의 배타적 사고 등도 투자부진 요인으로 가세해 왔다.일례로 지난해말 이후 외환위기를 겪으면서 국민들이 보유달러화를내놓고 대대로 간직해온 금마저 수출하여 부족한 달러화를 벌어들이기에 노력하고 있는 와중에 정책당국의 안이한 대응으로 다우코닝사의 투자유치에 실패한 사건은 이같은 사실을 단적으로 입증하는 것이다.따라서 현재 우리나라가 외국인 직접투자를 유치하여 외환을 확보할 수밖에 없는 상황임을 감안할 때 GDP에 대비한 외국인 직접투자비중을 2% 이상으로 늘려야 한다.이를 위해 지금까지 투자환경 개선과 같은 부차적인(tactical) 유인을 제공하는 정책보다는 외국기업들에 전략적인(strategic) 유인을 제공하는데 주력해야 할 것이다.이를테면 선진 다국적기업들이 투자형태로 선호하고 있는 M&A 여건을 최대한 보장한다든가, 기술력 강화 기술인력 확충 등을 통해 외국기업들에 투자메리트를 제공해야 한다. 통관절차 간소화로 부대비용을 줄이는 동시에, 외국기업들의 요구에 신속하고 유연하게 대처하여 신뢰도 쌓아야 한다.일부에서는 지난해말 이후 정책당국이 외형상으로는 무분별하게 보일 정도로 외국인 투자유치에 나서기 때문에 국부유출과 같은 부작용을 우려하고 있다. 그러나 현재의 경제상황을 극복하기 위해서는외자유치는 불가피한 선택이다. 다만 투자내용에 있어 최근 들어급증하고 있는 서비스업보다는 전자, 통신 등 우리의 전략산업으로보다 많은 투자가 이루어질 수 있도록 조정해 나가는 노력은 필요하다.이제 우리 정부와 국민들은 우리나라에서 활동하는 기업들의 국적에는 개의치 말아야 한다. 우리 정부에 세금을 내고 우리 국민에게일자리를 제공해 주면 그것이 국내기업이든 외국기업이든 간에 경제효과면에서 별다른 차이가 없을 것이다.「흰 고양이」이든 「검은 고양이」이든 간에 최근의 외환위기 해소와 경제구조조정, 고용창출에 실질적으로 도움을 주는 기업이 「진짜 고양이」라는 것을 깨달아야 할 시점이 아닌가 생각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