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보시스템투자를 생산성향상에 연계시키려는 노력이 활발하다. 삼성그룹은 95년부터 계열사들의 정보화수준을 평가했고 LG그룹 역시지난해부터 계열사들을 대상으로 평가작업을 벌이고 있다. 최근에는 그룹에서 실시하는 평가작업과는 별도로 LG-EDS에서 「정보시스템 가치평가모델」을 개발해 정보시스템이 창출하는 부가가치측정을 시도하고 있다.그동안 대부분의 기업들은 정보시스템에 해마다 적게는 수억원에서많게는 수천억원씩 투자하면서도 막상 구축된 정보시스템이 실제어떤 경영성과를 올리는지 확인하는 사례는 극히 드물었다. 다만구축한 시스템이 무리없이 작동되기만 하면 만족하는 경우가 허다했다. 정보시스템에 대한 투자가 부가가치를 창출해낸다는 검증이없었다는 뜻이다. 이미 국내외에 정보기술서비스 평가방법론이 소개됐지만 대부분 시스템의 품질을 측정하는데 초점이 맞춰져 있을뿐이다.◆ 정보시스템 지원 범위 많을수록 고평가LG-EDS에서 개발한 「가치평가모델」의 주된 목표는 정보시스템이창출하는 부가가치의 측정이다. 즉 기획단계에서 제품화하기까지의기간단축 혹은 상품을 발주받아 실제 배달하기까지 걸리는 시간단축 등 경영현안을 정보시스템이 목표한대로 해결하고 있는가를 측정하게 돼있다.「가치평가모델」은 크게 3단계로 구성돼 있다. 1단계는 정보시스템을 구축하려는 기업의 경영현안 파악. 정보시스템을 구축하려는목표를 명확하게하는 과정이다. 시스템을 구축한 기업의 경영진과인터뷰를 통해 파악한다. 정보시스템구축을 통해 해결하려는 경영현안이 확정되면 2단계로 넘어간다.2단계는 경영현안을 해결하기 위한 성공요소와 이에 필요한 정보기술이 무엇인지 파악한다. 이 과정에서는 관리층이나 실무층을 대상으로 설문과 인터뷰를 통해 알아낸다. 1,2단계에서 경영현안과 이를 해결하기 위한 방법을 파악하면 3단계 평가작업에 돌입한다. 평가작업은 「정보시스템의 지원범위」「정보시스템의 품질」 「정보시스템활용도」「IT투자비용」 등 4가지 범주로 실시한다.「정보시스템의 지원범위」에서는 기업의 주요업무를 정보시스템이지원하는지 여부에 대해 측정한다. 이를 위해 가로축으로는 업무프로세스를 나열하고 세로축에는 업무에 필요한 정보를 나열해 업무범위를 표시한다. 가로축과 세로축의 교차점중 정보시스템이 지원하는 분야를 체크하게 한다. 정보시스템이 지원하는 범위가 많을수록 높은 평가를 받게 돼있다. 다음으로 각 업무별로 지원되는 정보시스템의 품질과 활용도를 평가하고 정보기술투자에 어느정도의 비용을 투입했는가를 측정한다.이렇게 산출된 점수는 경영성과를 개선하는데 활용된다. 수주에서시공까지 걸리는 리드타임을 40일에서 18일로 줄이는게 목표였는데정보시스템을 구축하고 나서 단지 5일 단축해 35일이 됐다면 원인을 역으로 찾아들어간다. 우선 품질,활용도,지원범위 등 평점이 낮게 나오게 된 부분을 찾는다. 부진한 부분을 개선한후 다시 측정해궁극적으로 목표대로 리드타임이 18일에 도달하도록 한다. 즉 정보시스템을 구축하고 나서 구축된 정보시스템이 경영성과를 내고 있는지 측정하고 측정결과를 통해 문제점을 파악해 해결하려는게 이시스템의 의도다. 이렇게 해서 경영진은 정보시스템이 창출하는 부가가치를 확인할수 있는 것이다.삼성그룹은 95년부터 그룹계열사들을 대상으로 정보화수준을 측정하고 있다. 처음에는 정보화기반평가에 비중을 두었다가 해를 거듭하면서 경영성과평가에 무게를 두고 있다. 명칭도 당초 정보시스템지수(Information System Index)였던 것을 정보스피드지수(Information and Speed Index)로 바꿨다. 정보화를 통해 경영스피드가 개선되는 정도를 알기 위해 개발한 정보화측정도구라는 것을 강조하기 위해서다. 95년에는 정보화 기반과 경영성과를 각각 7대3의 비율로 측정하던 것을 96년에는 6대4로 경영성과측정비중을 높였고 97년에는 5대5의 비율로 각각 동등한 비중으로 취급했다.정보화기반분야는 CEO CIO 등 경영층의 역할, 정보화추진 및 관리력, 시스템기획 및 개발력, 업무프로세스 등을 설문지를 통해 평가하게 돼 있다. 측정지표중에는 정보화자격증 취득률, 최고책임자의신년사에 나타난 정보화의지, 전자우편 활용정도, 전자결재율 등이있다. 측정방법으로는 설문조사와 지표조사 인터뷰 등을 병행한다.조사대상은 삼성그룹내 40개사. 삼성전자처럼 규모가 큰 기업은 사업부별로 나눠 측정한다. 참여인원은 97년의 경우 6만명으로 계열사 전체인원의 70%에 해당하는 수치다. 인터넷을 통해 설문에 응답하는 방법을 사용했다.성과분야는 정보시스템의 성과와 경영성과로 구분해 측정했다. 정보시스템성과의 경우 정보시스템을 구축하기로 한 프로젝트를 단계별로 측정해 기간내에 제대로 완료했는지를 측정한다. 물론 목표한기간에 가까울수록 점수가 높다. 또한 각 사업장별로 중요하다고여기는 경영지표를 찾게 해 이 경영성과를 얼마나 달성했는가도 측정했다.LG그룹도 지난해부터 그룹계열사들의 정보화수준을 측정하고 있다.LG그룹은 정보화정도를 정보환경, 정보화기반, 경영성과의 영향 등으로 구분해 측정했다. 환경에는 경영층의 인식, 정보화추진전략시스템개발능력 업무프로세스 등이 포함된다. 정보화기반에는 투자비율 업무전산화율 등이 포함돼 있다. 경영성과의 영향은 리드타임의 단축, 부서단위의 전산화나 자동화 등의 효과 등으로 평가한다.LG그룹 역시 「경영성과의 영향」비중을 차차 늘릴계획이다.◆ 시스템 품질보다 효과에 관심이들 정보화평가지표의 공통된 특징은 정보시스템의 품질보다는 경영성과에 초점이 맞춰져 있다는데 있다. 정보화투자란 좋은 시스템을 만드는게 중요한게 아니라 경영성과를 얻어내는게 목적이기 때문이다.그러나 LG-EDS나 삼성그룹, 또는 LG그룹이 개발해 사용하고 있는지표는 기업경영의 내부정보에 자유롭게 접근할수 있는 내부자만이평가하고 활용할 수 있다는 한계가 있다. 즉 계열사 내부 혹은 프로젝트를 진행하는 특정기업에 대해서만 평가를 할수 있을 뿐이다.국내 기업 혹은 세계각국의 기업들과 상대적인 비교를 할수 있는일반적인 평가 수단이 되지 못한다는 것이다.경쟁력은 절대적인 기준이 아니라 상대적인 기준에 의해 확보된다.「정보화가 잘돼 있다 혹은 잘 돼 있지 않다」는 상대적인 평가로봐야지 절대적인 평가는 아무런 의미가 없다는 뜻이다. 정보화투자로 아무리 납기를 반으로 줄였다 하더라도 경쟁사가 3분의 1로 줄였다면 그 기업의 정보화투자는 실패한 것이나 다름없다.이런 취지에서 본지는 지난해 11월 국내 1백개기업의 정보화수준을비교평가한바 있다. (<한경Business designtimesp=7747> 102호참조) 국내최초의 시도라는 점에서 의의가 있었지만 정보화지표에 중요한 영향을 미치는핵심자료에 접근하기 어려워 정보화 상위기업을 정밀하게 변별해내는데는 한계를 지닐 수밖에 없었다.한편 미국의 제록스등 주요 대기업에서 CIO를 지낸 폴 스트라스만은 정보접근의 한계를 극복하기 위해 상장기업의 공개된 자료만으로 정보생산성을 지수화할수 있는 공식을 개발해 사용하고 있다.공시된 재무제표를 이용해 정보기술의 효과를 기업 전체적인 차원에서 분석할수 있다는게 장점이다. 기업간 정보생산지수에 대한 비교가 가능하기 때문이다. 정보생산성지수의 전제는 정보시스템의도입으로 관리비용이 준다는데 있다. 즉 정보기술을 사용함으로써제품이나 서비스의 생산에 필요한 직접비용이 감소할뿐 아니라 관리에 필요한 간접비용의 감소효과까지 볼수 있다는 것이다. 이런전제를 토대로 스트라스만씨는 관리비용에 대한 관리부가가치를 산출해 정보생산성을 도출해내는 공식을 만들어 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