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은행폐쇄는 현실화되는가.」은행감독원은 지난 26일 동화 등 14개 은행에 무더기로 「경영개선명령」을 내렸다. 전국 26개 일반은행의 절반이 넘는 숫자다.현재 은행을 둘러싸고 진행되는 일들은 최근에 전개됐던 종금사 폐쇄과정과 흡사하다. 종금사들로부터 자구계획을 제출받아 종금사경영정상화계획 평가위원회가 실현가능성여부를 심사했다. 경평위는 회생가능성여부에 따라 등급을 분류하고 인가취소나 영업정지등의 조치를 내리고 있다. 이같은 절차를 거쳐 「살생부리스트」에기록돼 폐쇄조치를 당한 종금사는 최근의 대구 한솔종금을 포함해12개나 된다.은행이라고 예외일 순 없다. 정상화여부가 불투명하면 폐쇄지경에이를게 뻔하다. 그 과정의 첫번째가 이번 은감원의 경영개선명령이다.그렇다면 14개은행중 과연 몇개 은행이나 칼질당할까. 은감원은 은행들이 이미 자기자본 확충을 위한 노력을 기울이고 있고 앞으로 2년이라는 시간적인 여유가 있는 만큼 기한내에 BIS비율을 8%이상으로 높이는데 문제가 없을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특히 올들어 정부출자를 받은 제일 서울은행은 물론 다른 선발 시중은행들도 자산재평가등을 통해 BIS비율을 사실상 8%이상으로 높였기 때문에 경영개선명령을 받은 대부분의 은행들이 경영개선계획을 승인받을 가능성은 높은 편이다. 또 정부는 은행들의 BIS비율을 높여주기위해 토지에 대한 재평가를 허용하겠다고 발표한 바 있다.그러나 IMF프로그램하의 고금리체제로 기업부도사태가 잇따르고 있는데다 환율도 여전히 불안해 은행들이 앞으로 BIS비율을 충족할수 있을 것으로 무조건 낙관할 수만은 없는 상황이라는게 중론이다.특히 해외투자가들은 우리정부가 부실은행에 출자를 통해 회생의길을 마련해준데 대해 못내 탐탁치 않아하는 정서를 갖고있다. 국내의 이코노미스트들도 부실금융기관을 조속히 처리하자고 목소리를 높여가고 있다. 금융산업의 경쟁력향상을 위해 금융시장의 왜곡요인을 하루빨리 잘라버리자는 얘기다. 정부도 상당부분 이런 논리에 동조하고 있는게 사실이다. 은감원도 「은행폐쇄 가능성」에 다소 개방적인 자세를 보이기 시작했다는 징후가 발견된다.공은 이제 은행으로 넘어왔다. 과감하게 구조조정을 실시하는 은행은 살아남고 그렇지 않으면 죽는다. 벌써부터 4~5개 은행이 합병되고 그중 몇개는 폐쇄당할지 모른다는 소문이 나도는 것도 이런 이유에서다. 이렇게보면 은행구조조정은 이미 「현재진행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