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자동차시장에서 「작은 차, 큰싸움」이 갈수록 치열해지고 있다. 이른바 경승용차시장 쟁탈전이다. 대우자동차가 일본스즈키사모델인 경차 「티코」로 재미를 보자 현대자동차는 지난해 9월 고유모델 「아토스」를 시판하며 대반격전을 펼쳤다.1라운드 경차싸움에서는 현대가 승리를 거뒀다. 현대 아토스는 지난해 모두 6천9백66대를 팔아 티코(판매대수 4천8백86대)를 제압했다. 아토스의 기세는 IMF영향이 본격화된 올해에도 어김없이 위력을 발휘해 1월 5천2백50대, 2월에 4천9백여대가 팔렸다. 이에반해이 기간중 티코는 5천3대, 3천5백4대가 팔렸을 뿐이다.그러자 이번에는 대우가 역전을 위한 대공세를 취하고 나섰다. 대우자동차가 고유모델 경차 「마티즈」를 내세워 대대적으로 실지회복에 나선 것이다. 대우는 3월27일 한국종합전시장에서 경차 마티즈발표회를 갖고 4월1일부터 시판에 들어간다. 경차시장에서 현대와 대우의 진정한 승부는 이제부터 시작된 셈이다.◆ 마티즈, 안전도·디자인 우수이번에 선을 보이게 된 경차 마티즈는 대우자동차가 2년5개월동안모두 1천6백억원의 개발비를 들여 21세기를 겨냥해 만든 역작이다.일본 스즈키의 「왜건R」, 다이하츠의 「옵티(OPTI)」, 피아트의「친퀘첸토(Cinquecento)」 등 세계적인 경차를 벤치마킹해 최고수준의 안전도와 경제성 등을 확보했다고 대우자동차는 설명했다.마티즈의 가장 큰 자랑거리는 안전성이 대폭 보강됐다는 점이다.그동안 대우에는 티코를 타는 고객들로부터 고유모델 경차는 안전성이 보강됐으면 하는 의견이 많이 제시됐는데 마티즈개발시 이를적극 반영했다.안전도 최우선주의를 표방해 대차충돌시험 70여회, 실차충돌시험90여회 등 모두 1백60여회의 충돌테스트를 실시해 차체안전도를 극대화했다. 개발팀장 최현식이사는 『마티즈는 특히 충돌사고시 손상을 받을 수 있는 부위에 고장력 강판(적용률 47%)을 적용해 까다롭기로 유명한 유럽 신안전규격의 40% 오프셋(Off-Set) 충돌테스트를 완벽하게 통과했다』고 말했다.마티즈에 장착된 「M-TEC엔진」도 성능이 우수하다. 이 엔진은 독일 대우뮌헨연구소에서 개발된 다중분사방식 엔진으로 최고출력52마력, 최고속도 1백44Km로 어떤 경차엔진보다 성능이 뛰어나다고대우자동차는 밝혔다. 연비는 ℓ당 22.2Km이다.대우는 마티즈의 스타일에도 신경을 많이 썼다. 마티즈는 레간자를디자인한 이탈리아 이탈디자인이 맡아 했는데 바디라인은 부드러운유선형으로 설계됐다. 현대 아토스는 하이루프형으로 다소 이질적인 느낌을 주는데 반해 마티즈는 그렇지 않다.성능과 안전도도 경차선택에 중요한 요소지만 디자인도 상당한 영향을 미친다는 점을놓고 볼 때 전문가들은 마티즈가 현대 아토스보다 소비자들에게 더선호될 가능성이 있다고 분석한다.대우자동차는 아토스가 차지한 경차시장을 탈환하기 위해 마티즈출시에 맞춰 대대적인 판촉활동을 전개할 방침이다. 부산, 제주 등전국 6대도시를 순회하며 신차관람회를 실시하고 이동전시장을 운영하는 등 거리이벤트를 펼쳐 마티즈 붐을 조성할 방침이다. 대우자동차는 마티즈 출시로 티코와 함께 경차시장을 62% 점유한다는목표를 세워놓고 있다. 올해 경차판매목표는 마티즈가 5만7천여대,티코 2만3천여대이다.현대는 겉으로는 마티즈의 출시에 냉담한 반응을 보이고 있다. 현대자동차의 마케팅실 관계자는 『경기가 극도로 얼어붙은 상황에서신차효과가 있겠느냐』면서 마티즈 판매추이를 본 뒤 대응책을 마련할 계획이라고 말했다.현대는 그러나 마티즈출시에 불안감을 감추지 못하고 있다. 그동안아토스가 경차시장에서 1위를 차지할수 있었던 것은 티코에 식상한고객들이 아토스로 돌아섰기 때문이라는 전문가들의 분석이다. 대우가 고유모델 경차 마티즈를 내놓음에 따라 이같은 현상은 주춤해지고 기존 티코고객 또한 마티즈를 대체구매할 가능성이 크다. 이렇게 될 경우 아토스의 기세는 꺾일 수밖에 없다.그래서 현대는 내부적으로 대안책마련에 부심하고 있다. 인도현지공장에서 생산한 「상트로」의 국내투입을 모색하고 있다. 상트로는 현대가 인도시장 공략을 위해 1백70억원을 들여 개발한 모델로올 1월 인도에서 신차발표회를 가졌고 올 10월 본격생산에 들어간다. 상트로는 아토스를 기본모델로 해 개발됐는데 천장이 아토스에비해 5Cm 정도 낮은 로루프형이다. 전체적인 이미지는 마티즈와 비슷하다.◆ 마티즈 출시로 아토스 입지 불안두 회사의 경차전쟁은 또 다른 측면에서 관심을 모으고 있다. 올해자동차시장은 IMF영향으로 중대형차종에 대한 판매는 급감하는대신경차수요는 상대적으로 늘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업계가 현재 예측하고 있는 경차수요는 13만여대로 전체 자동차시장에서 점유율은37.8%이다. 이런 점을 놓고 볼 때 어느 회사가 경차를 더 파느냐에따라 업계판도가 뒤바뀔 가능성이 크다.★ 모터파일 / 현대 세계랠리선수권 대회 참가현대자동차는 지난 12일 경기도 화성군 남양종합기술연구소에서 「현대자동차 월드랠리 출정식」을 갖고 세계 최고 권위의 「98 세계랠리선수권대회」에 참가했다.이번에 현대자동차가 참가를 결정한 세계랠리선수권대회는 유럽,아시아,아프리카, 남미대륙등 14개국에서 1년간 시리즈로 진행된다.특히 세계랠리선수권대회는 각 국가별로 평균 1백만명 이상의 관중이 직접 관람하고 전세계적으로 수십억명이 경기를 시청하는등 랠리경기의 최고봉으로 도요타, 포드, 미쓰비시, 르노 등 전세계20여개 자동차메이커에서 차량을 개발, 참가중이다.현대는 91년 첫 참가이후 그동안 호주, 뉴질랜드등 아시아태평양지역 랠리에 참가해 왔는데 올해에는 포르투갈대회(3월22일~25일)을시작으로 영국, 스페인,이탈리아,프랑스등 유럽 7개국과 남미 아르헨티나 등 총 10개국에 본격적으로 참여할 계획이다.현대는 이번 세계랠리선수권대회 참가를 통해 세계적인 자동차메이커로서 현대의 이미지를 고양, 이를 수출확대에 연계해나갈 복안이다. 이같은 효과극대화를 위해 현대는 기존 주력 드라이버인 호주출신 웨인벨에 이어 세계 최정상 드라이버인 스웨덴출신 케네스 에릭슨을 새로 영입했다. 랠리 참가차종은 티뷰론. 이 차는 현대자동차중앙연구소와 영국 모터스포츠 전문업체인 MSD사가 공동으로 성능을 대폭 향상시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