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업이 어려울 때 더 바쁜 두 남자」. 세계적인 컨설팅회사인AT커니 한국지사의 이성용, 신종원 지사장은 요즘 자리에 앉아 있을 겨를이 없을 정도로 바쁘다. 「위기극복」을 위한 「활로」를찾고 있는 기업들의 상담 문의가 쇄도하기 때문. 기업을 치료하는「의사」로 한창 「주가 상승 중」인 셈이다. 신지사장은 『호황일때는 신규 사업이나 해외 시장 진출에 대한 문의가 많고 불황일 때는 경비 절감에 대한 상담이 많다』며 『아무래도 위기인만큼 찾는사람이 많은 것은 사실』이라고 말한다.이·신 두 사람은 나란히 한 회사의 공동 대표를 맡고 있다. AT커니 한국지사를 떠받치는 두 기둥인 셈. 이지사장은 주로 제조업과생산 비용 부문을, 신지사장은 통신과 금융 재무 전략 부문을 담당하고 있다. 이지사장은 『그러나 서로 함께 업무를 수행하는 부분이 많다』며 『서로 협력하며 보완하는 사이』라고 설명한다.두 사람은 공동 대표라는 사실 외에도 재미교포라는 공통점이 있다. 이지사장은 9살때, 신지사장은 11살때 미국에 건너가 쭉 살다가 95년에 AT커니 한국지사가 설립되면서 한국에 왔다. 어릴 때 미국에 갔지만 두 사람 모두 한국말로 의사소통하는데는 전혀 문제가없다. 이·신지사장은 『미국을 비롯한 해외에서 오래 살아 해외인맥에 밝고 한국어를 할수 있기 때문에 한국 기업의 입장을 잘 이해할 수 있다는 점이 재미교포의 장점』이라며 『한국과 미국에서의 경험을 연결시켜 한국적 풍토에 맞는 경영 전략을 제시하고 있다』고 내세운다.물론 두 사람은 『한국에서 컨설팅하기가 쉽지는 않다』고 입을 모은다. 가장 어려운 점은 기업에서 책임 소재가 불분명하다는 점.이지사장은 『국내 기업의 경우 사소한 사안까지 모두 회장의 결재를 받아야 하는 것 같다』며 『임원들이 거의 결정권을 가지고 있지 않은 것처럼 보이고 기업의 문제점을 파악해도 나서서 개선하는사람이 별로 없다』고 지적한다. 신지사장도 『중간 관리자가 책임을 지기 싫어하는 경향이 많은데 잘 하려다가 잘 못하면 책임 추궁을 당하기 때문인 것 같다』며 『중간만 하면 된다는 의식이 뿌리깊다』고 분석한다. 두 사람은 또 『경제가 살아나기 위해서는 기업이 좀더 과감하게 팔 것은 팔고 줄일 것은 줄여야 한다』며『IMF 3개월이 지나면서 다시 마음이 느슨해진 것 같다』는 따끔한말도 잊지 않는다.이지사장은 웨스트포인트를 졸업한 뒤 미군 전투기 사업과 육군의물류 정보화 사업에 참여했다. 이후 남캘리포니아대학에서 전자공학 석사 학위를 받고 하버드대학에서 경영학 석사(MBA) 학위를 받았다. 신지사장은 컬럼비아대학에서 경제학을 공부한 후 시카고 대학에서 경영학 석사(MBA) 학위를 받았으며 골드만삭스의 재무부서에서 근무했다.AT커니는 미국 시카고에 본사를 둔 경영 컨설팅 회사로 전세계30여개국에 4천여명의 컨설턴트를 보유하고 있다. 이 회사는 도산위기에 빠진 미국의 크라이슬러를 지원, 회생시킨 것으로 유명하다. 또 <포천 designtimesp=7755>지 선정의 1천대 기업 중 70%가 AT커니의 컨설팅을받은 경험이 있을 정도로 세계적인 컨설팅회사로 인정받고 있다.신지사장은 『각 나라의 환경이 다르고 기업의 문화가 다르기 때문에 한국 기업의 특성에 맞는 전략 지점을 찾아내야 한다』고 말한다. 이지사장도 『한국 기업에 맞는 컨설팅으로 지사 설립 이후 첫고객이었던 기업들이 아직까지도 쭉 우리의 고객으로 남아 있다는점이 자랑』이라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