살랑거리며 어느새 곁에 다가온 봄의 교태가 온 곳에 가득하다. 고양이의 게슴츠레한 눈처럼 나른해지고 온몸이 찌부드한 느낌에 무력감에 빠지기 쉬운 때이기도 하다. 그렇다고 마냥 집안에만 있기에는 봄의 유혹이 너무 강렬하다.봄기운에 푹 빠지면서도 스트레스와 무기력함을 날려 버리고 싶다면 한강으로 갈 일이다. 따사로움을 머금은 강바람이 머리칼을 쓰다듬고 살가운 햇살에 피부가 탱탱해지는 느낌마저 드는 곳이다.도도히 흐르며 경쾌한 물빛으로 탈색중인 강물을 보며 자신을 추스르고 활기차게 봄을 맞기에 제격이다.특히 자전거를 타고 한강변에 마련된 자전거도로를 달린다면 색다른 맛을 느낄 수 있다. 자전거는 심폐기능과 다리기능을 발달시켜주고 비만증치료, 노화방지 등에 좋아 운동을 겸할 수 있는데다 특별한 기술이나 장비도 필요 없어 온 가족이 즐기기에 부담이 없다.지난 93년에 개설된 한강변 자전거도로는 강서구 가양동에서 강동구 암사동에 이르는 길이 36.9km의 도로. 이 가운데 여의도 63빌딩앞에서 반포지구를 거쳐 동호대교에 이르는 20km는 차량통행이 금지된 자전거전용도로다.그러나 굳이 자전거전용도로가 아니라도 한강변은 다른 어느 곳보다 안전하고 주변환경이 좋기 때문에 긴장하거나 자전거페달을 쳇바퀴 굴리듯 바삐 밟을 필요도 없다. 가다가 지치면 자전거에서 내려 자리를 펴고 봄을 완상하면 된다.강태공과 수상스포츠동호인들의 발길이 잦은 잠원지구, 물이 깨끗하고 조용해 사색에 잠기기 좋은 광나루지구, 자연학습장과 유람선의 야경이 빼어난 잠실지구 등 가는 길에 거치는 시민공원 둔치마다 다양한 레저시설은 물론 저마다 특징들을 갖고 있어 눈요기에도좋다.유적지나 볼거리들도 많아 자녀들 학습을 겸할 수도 있다. 광나루지구의 바위절터, 풍납지구의 풍납토성 암사동선사유적지 백제고분군 적석총 몽촌토성, 잠실지구의 송파나루터 삼전도나루터, 한강철교의 사육신묘, 여의도지구의 샛강생태공원 등이다.●자전거를 탈 때에는 …한강변을 자전거로 즐기기 전에도 준비가 필요하다. 먼저 편안한자세에서 간단히 몸을 푼 뒤 자전거를 타는게 좋으며 30분 정도 주행한 후 10분 정도 휴식을 취하는게 좋다. 또 자전거에 올라앉았을때 발끝이 땅에 닿을 정도의 높이로 안장을 조절하는게 좋다. 복장은 가능한 몸에 붙는듯한 느낌이 드는 옷이 좋다. 특히 하의는 체인에 말릴 염려가 있으므로 긴 스타킹을 신거나 바지자락을 양말속에 넣는 것도 좋은 요령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