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년후 공짜로 업그레이드...시장점유 25% 껑충「불황기에도 아이디어는 히트상품을 만든다.」삼보컴퓨터가 작년 11월부터 시판해 PC(개인용 컴퓨터)시장에 돌풍을 일으킨 「체인지업 PC」는 히트상품의 평범한 비결을 다시금일깨워준 케이스다. 체인지업 PC는 구입후 2년후에 핵심부품인 중앙연산처리장치(CPU)와 주기판(마더보드)을 최신 제품으로 무상교환해주는 컴퓨터. 제품의 성능개발이 빨라 PC를 사는 사람들이늘 고민하는 업 그레이드를 무료로 해주는 「미래 보장형 PC」인셈이다.삼보는 이 제품을 시장에 내놓은 지난해 11월 한달동안 1만5천3백대 판매라는 경이적인 기록을 세웠다. 이어 지난 2월말까지 4개월간 총5만4천9백대를 팔았다. 이 회사의 작년 10월 홈PC 판매실적은 5천2백93대. 이것과 비교하면 체인지 업의 히트 정도를 짐작할수 있다. 더구나 IMF한파로 PC내수시장이 얼어붙은 상황에서 체인지 업의 선전은 더욱 돋보였다.이같은 체인지 업의 히트는 사실 국내 PC시장에 적지 않은 충격을던져줬다. 획기적인 성능의 신제품도 아니고 단지 무료 업그레이드서비스라는 약속 하나로 PC시장을 뒤흔들어 놓은 체인지 업의 괴력에 경쟁사들도 새삼 놀란 것.체인지업 PC를 처음으로 고안해 낸 이 회사 정철 부사장(39)은『일반인들이 PC를 살 때 가장 고민하는 문제를 풀어주는 게 마케팅의 기초라는 생각에서 무료 업그레이드를 제안했다』며 『라이프사이클이 짧아져 6개월만 지나도 「구형」 소리를 듣는 PC를 3~4년 동안 부담없이 쓸수 있도록 만들어준게 소비자들에게 크게 어필한 것 같다』고 말했다. 특히 2년후 부품을 신제품으로 바꿔 주는대신 기존의 부품을 회수해 활용하는 방안을 강구함으로써 제품가격을 경쟁사 PC보다 높지 않게 잡은게 주효했다고 설명했다. PC의업그레이드라는게 대단한 아이디어는 아니지만 남들이 그냥 지나칠때 그것을 실제 제품에 과감하게 적용하는 용기를 발휘, 히트상품의 신화를 만들었다는 얘기다.어쨌든 체인지 업은 PC시장에서 삼보컴퓨터를 벌떡 일어서게 만들었다. 체인지업 PC를 팔기 전 삼보의 PC시장점유율은 16%. 경쟁사인 삼성전자(31%)의 절반 수준이었다. 그러나 현재 점유율은 삼보와 삼성이 25대 25로 대등해졌다. 지난해 부도설로 골치를 앓았던 삼보는 체인지 업의 히트로 기업 이미지도 완전히 쇄신할 수 있었다. 평범한 아이디어 하나도 놓치지 않고 마케팅에 적극 활용했던게 히트상품도 만들고 회사도 키운 효자 노릇을 한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