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금 상태론 경제회복 15년 걸릴 듯"『외국인 시각에서 볼 때 한국이 위기 극복을 위해 크게 노력하는것처럼 보이지 않습니다. 현재와 같이 특별한 준비나 조치없이 시간만 보낸다면 어려움은 장기화될 수밖에 없습니다. 지금 추세라면경제를 회복하는데 15년 정도가 걸릴 것으로 보입니다』.한스 폴 뷔크너 보스턴컨설팅그룹 수석 부사장은 한국의 은행이나기업들이 구조조정에 소극적인 것 같다며 이렇게 밝혔다. 뷔크너부사장은 보스턴컨설팅그룹의 금융부문 위원장으로 그룹 최고 경영자 중의 한사람이다. 최근에는 국내 금융기관 컨설팅을 위해 한국을 방문, 국내 은행의 구조조정을 자문했다. 보스턴컨설팅그룹은 지난해 우리나라의 금융개혁위원회에 자문 업무를 수행했고 최근에는신한은행의 구조조정을 컨설팅하는 등 특히 금융부문 구조조정 부문에서 활동폭을 넓혀왔다.뷔크너 수석 부사장은 『한국이 반도체나 조선, 자동차 등 튼튼한산업 기반과 우수한 인력을 보유하고 있는 등 여러 가지 장점을 가지고 있긴 하지만 리스트럭처링에 좀더 용기를 낼 필요가 있다』고덧붙였다.『올해는 한국 금융기관의 구조조정에 매우 중요한 해입니다. 올해리스트럭처링을 통해 체질을 강화하는 등 준비가 이뤄지면 2000년부터는 금융기관간의 본격적인 M&A(기업 인수 합병)가 이뤄질 것으로 보입니다』.뷔크너 수석 부사장은 그러나 M&A는 국내 금융기관 위주로 이뤄질 것이라고 말했다. 특히 외국 투자자들이 서울은행이나 제일은행등을 인수할 가능성에 대해서는 『신용도가 낮아진데다 고객이 많이 빠져나가 경쟁력이 떨어진 은행을 외국 투자자가 왜 인수하겠는가』란 말로 대답했다.『은행을 인수할 때 중요한 것은 지점이나 전산망 등이 눈에 보이는 재산이 아닙니다. 얼마나 많은 고객이 남아있고 대출이 어느 정도나 이뤄졌는지, 얼마나 많은 지점이 수익을 남기고 있는지가 더욱 중요합니다. 유럽 금융기관이 미국에 진출할 때 경쟁력 약한 은행을 인수했는데 그 은행들에 대해서는 아직도 계속 투자가 들어가고 있습니다』. 뷔크너 수석 부사장은 외국 투자가가 현상황에서금융기관을 인수할 경우 인수후정리해고를 단행해야 하는데 그런위험을 감수할 만한 이점이 없다는 점도 분명히 했다.뷔크너 수석 부사장은 『M&A보다 구조조정을 통한 체질 강화가먼저 이뤄져야 합니다. M&A가 큰 효과를 낼려면 경쟁력이 있는두 은행이 합병했을 때입니다. 약한 은행의 경우 M&A가 이뤄진다해도 큰 효과를 기대할 수 없습니다』.◆ 기능 중심에서 소비자 위주로 변해야주택은행과 국민은행 등 외국인 지분율이 높아지고 있는 국내 은행에 대한 적대적 M&A 가능성에 대해서도 『순수 투자의 목적일뿐 적대적 M&A를 시도하는 것은 아니라고 본다』고 말했다. 금융기관에 대해 적대적 M&A를 시도할 경우 고객이 빠져나가는 등부작용이 많아 이익을 얻기 어렵다는 설명이다.한국 은행의 문제점에 대해 뷔크너 수석 부사장은 『은행은 융자를희망하는 기업을 평가하고 선택해서 자원을 분배하는 역할을 수행해야 하는데 한국의 은행들은 지금까지 자원 분배 역할밖에 하지못했다』고 지적했다. 『이번 위기를 기회로 한국 금융기관은 위기를 관리하는 역량을 키우고, 평가하고 선택하는 노하우를 배워야한다』는 설명이다.『한국 은행은 일본 은행과 비슷한 점이 있는데 소비자 중심이 아니라 기능 중심이라는 점입니다. 앞으로는 소비자 위주로 금융기관자체가 변해야 합니다. 어느 고객을 위주로 영업을 하느냐에 따라금융기관도 세분화할 필요성이 있습니다.』 뷔크너 수석 부사장은 구조조정이 처음에는 무척 고통스러울 수 있지만 일찍 시작하는 편이 낫다며 미국과 영국 등도 위기를 거쳐왔으며 큰 고통속에서 구조조정을 단행했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