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품·포인트·덤등 '유혹법' 다양서울 장위동에서 주유소를 운영하는 김영준씨는 요즘 경품의 위력을 새삼 깨달았다. 지난해 10월부터 고객들에게 주유소를 찾아와기름을 넣을 때마다 상품권 1장씩을 나눠준 다음 10장을 모아오는사람들에게 자그마한 상품을 나눠준 결과 매출이 몰라보게 늘었기때문이다. 물론 나눠주는 상품은 그다지 비싼 것은 아니다. 세제나샴푸 등 간단한 생활용품이 주류를 이룬다. 하지만 고객들의 반응은 상당히 긍정적이다. 다른 주유소에 가려다 상품이 생각나 왔다는 사람들도 적잖다. 정확한 통계는 내보지 않았으나 매출 면에서대략 20~30%쯤 늘어난 것으로 파악된다. 김씨는 비용은 좀 들지만매출이 적잖이 느는 바람에 경영상 많은 도움을 받고 있다고 말한다.사상 최악의 불황기를 맞아 기업들의 다양한 판촉전략이 불을 뿜고있다. 조금이라도 더 고객들의 호기심을 끌기 위해 전방위 마케팅활동을 전개하고 있는 것이다. 특히 최근 들어서는 앞서의 사례에서 볼수 있듯이 물건을 사는 사람들에게 일정한 상품을 나눠 주거나 판촉활동에 참여시키는 방식도 성행, 관심을 끌고 있다. 또 고객을 기다리지 않고 길거리에까지 나서서 마케팅에 열을 올리는 모습도 어렵지 않게 찾아볼 수 있다.이 가운데서도 요즘 가장 인기를 끄는 것 가운데 하나가 경품마케팅이다. 롯데, 신세계, 현대백화점 등 유통업체들이 정기세일 때 주로 이용하는 방식으로 일정 액수 이상을 구매한 고객들에게 준비한상품을 나눠 준다. 예를 들어 20만원 이상 구매고객에게는 밥솥, 30만원 이상은 식기세트, 50만원 이상은 핸드폰 등을 나눠 주는 식이다. 얼마전 모백화점에서 50만원 이상 구매 고객들에게 핸드폰을나눠 준다는 광고가 나가자 그 다음날 한나절만에 준비한 핸드폰이동이 나는 해프닝이 벌어질 정도로 고객들의 반응이 좋았다.여기서 또 하나 관심을 끄는 것은 최근에는 물건 위주의 일반화된경품에서 벗어나 보험상품 등 고객 모두에게 골고루 혜택이 돌아가는 것을 제공하는 사례도 늘고 있다는 점이다. 우아미가구가 학생용가구 구매 고객을 상대로 삼성생명의 자녀안심보험을 들어주고,주방가구 전문업체인 에넥스도 구매고객에게 주택화재보험과 상해보험을 무료로 가입해준다.◆ 일정점수 누적되면 경품 나눠줘경품마케팅의 하나로 볼수 있는 포인트마케팅도 붐을 이룰 정도로인기를 모으고 있다. 구매할 때마다 포인트가 누적되고 일정한 점수를 넘으면 경품을 나눠 주는 제도로 업종을 가리지 않고 번져나가고 있다. 상품을 보면 보통 포인트가 1백~2백이면 세제나 치약, 4백이면 원목시계, 1천이면 그린헬스기구, 5천이면 컬러TV나 전자레인지 등을 나눠준다. 포인트는 보통 1천원 구매시마다 1점씩 부여된다.포인트마케팅을 도입해 고객을 유치하는 업체들은 아주 다양하다.백화점은 물론이고 맥주, 이동통신업체 등도 앞을 다투어 시행하고있다. 또 항공, 정유, 통신, 의류, 호텔업체들도 마찬가지로 속속 도입했다. 심지어 요즘에는 서울은행이나 조흥은행 등 은행이나 파고다학원을 비롯한 학원, 그리고 (주)조은서비스 등 오토바이 특송업체들도 경품을 내걸고 손님들의 발길을 붙잡고 있다. 그런가 하면동네의 소규모 업체들 가운데도 일부가 여기에 가세했다. 슈퍼마켓을 비롯해 정육점, 갈비집, 미용실, 화장품점, 비디오대여점, 구멍가게 등이 포인트쿠폰을 나눠 주고 있고 일부 무도학원과 치과에서도시행중이다.몇개를 사면 하나를 덤으로 주는 이른바 덤마케팅도 유통업체들을중심으로 번지고 있다. 그동안 식품 및 화장품업계에서 활용되던방식이었으나 IMF한파로 매장이 썰렁해지자 백화점과 패스트푸드업체들이 자체 판촉행사에 이를 동원하고 있다. 특히 백화점 업체들은 할인기간 중에는 주요 행사의 하나로 활용할 정도다. 그랜드백화점, 신세계백화점, 한화쇼핑, LG백화점 등이 이 방식을 도입했고, 패스트푸드 업체 가운데는 KFC가 적극적으로 활용하고 있다.◆ 다양한 이벤트 개최… 구매심리 부추겨광고나 홍보활동에 고객을 참여시키는 방식도 각광을 받고 있다.풀(PULL)마케팅으로 불리는 이 기법은 자발적으로 고객을 끌어들이는데 초점을 맞추고 있다. 물건을 고객들에게 떠안기는 식의 푸시(PUSH)마케팅과 정반대 개념으로 다양한 이벤트를 개최해 고객들의 구매심리를 부추긴다. 구체적으로는 이런 것들을 들수 있다.OB맥주는 지난해 CF를 통해 한창 인기를 모은 랄랄라 댄스 컨테스트를 열었다. CF에서 모델 박중훈이 추는 랄랄라 춤을 가장 잘추는 사람들을 선발하는 행사로 입상자에게는 푸짐한 선물도 안겼다. CF의 인기를 대중속으로 더욱 강렬하게 전파시키기 위한 것으로 참가자가 많아 성황을 이루는 등 좋은 반응을 얻었다.빙그레 역시 지난해 사이버모델대회를 열었다. 인터넷을 이용해 빙그레의 이미지에 가장 잘 맞는 모델을 뽑았다. 진행은 모델 지원자들로부터 우편으로 사진을 받은 다음 이를 인터넷상에 띄워 인터넷이용자들의 투표로 입상자를 선발했다. 모델 지원자들도, 심사위원으로 참여한 인터넷 이용자들도 빙그레의 잠재적인 고객들. 결국제품을 팔아줄 고객들을 상대로 고도의 마케팅활동을 펼친 셈이다.영화 <홀리데이 인 서울 designtimesp=7813>도 지난해 관람객들을 대상으로 다리미인선발대회를 개최했다. 표면적으로는 이 영화에 다리모델로 출연하는 여배우의 다리만큼 예쁜 관객을 뽑는 것이었지만 실제로는 고객끌기 행사의 일환이었다. 영화 <프렌치키스 designtimesp=7814>가 연인들을 대상으로키스대회를 연 것도 같은 맥락이었다. 이밖에 얼마전 펼쳐졌던 의류업체 톰보이의 록그룹컨테스트, 미스 식물나라 선발대회도 풀마케팅의 전형적인 사례다.다소 고전적인 길거리마케팅이 새롭게 부각되는 것도 눈여겨 볼만하다. 첨단을 달리는 마케팅도 중요하지만 경비를 줄이고 고객을직접 만날 수 있는 길거리에서의 마케팅도 주요한 판촉수단의 하나로 자리잡고 있다. 한가지 예전과 다른 점이 있다면 상당히 공격적이고 적극적이라는 점이다. 이동통신 업체들은 아예 지하에 내려가기도 한다. 지하에서도 잘 터진다는 것을 보여주기 위해 지하철을타는 승강장까지 내려가 고객들에게 시험통화를 해보도록 권유한다. 또 일부 의류업체에서는 디자이너들이 주말을 이용해 매장을돌며 직접 소비자들과 만나 옷을 골라주며 옷입는 방법에 대해 즉석에서 어드바이스를 해준다. 이밖에 최근에는 임직원들이 아예 길거리로 나서 지나가는 고객들을 상대로 판촉활동을 하는 장면도 심심치 않게 볼수 있어 IMF시대를 실감케 하고 있다. 이들은 광고전단은 기본이고 아예 50% 안팎의 할인쿠폰도 들고 나오는 실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