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달 28일 하동천 농어촌진흥공사(이하 농진공) 홍보실장은 출근하자 PC를 켰다. 사내정보 네트워크인「봉화대」에 들어가 문동신사장의 결제여부를 확인했다. 전날 퇴근직전 창립 28주년을 맞아준비한 각종행사 관련 품의서를 문사장의 전자결재란에 올렸기 때문이다. 별다른 수정없이 사장결제가 난 것을 확인한 후 부하직원들에게 업무지시를 내렸다.이같은 모습은 농진공에서는 이미 일반화됐다. 93년부터 본격적으로 추진된 경영정보시스템이 지난해 마무리되면서 전자결재 전자게시판 전자우편 등을 업무에 활용하고 있다. 이것만이 아니다. 경영정보 기술정보 그리고 농지 정보망도 농업생산기반조성과 농어촌구조개선이라는 농진공의 주력업무 추진에 십분 활용하고 있다. 공기업으로서는 다소 이례적일 정도로 정보화에 앞장서고 있는 것이다.농진공이 본격적으로 정보화 투자에 나선 것은 지난 93년부터. 방대한 전국의 농지소유 현황을 파악해야 하고 저수지와 배수로를 건설하는데 정보화가 필수적이라는 공감대가 형성됐다. 지난해 60억원을 비롯해서 매년 50억원 이상을 투자했다. 하드웨어 구매와 소프트웨어개발 그리고 정보망을 구축하는데 지출했다. 우선 슈퍼컴퓨터와 각종 컴퓨터기기를 구매했다. 「1인 1PC」를 실현했다. 본사와 전국 82개 지점을 연결하는 정보네트워크도 구축했다. 업무개선에 필요한 각종 프로그램과 S/W를 개발했다. 또한 인력정보와재무정보 등 관리업무를 개선할 수 있는 경영정보시스템도 완성했다. 인터넷에 홈페이지(www.rdc.or.kr)를 개설하여 각종 민원을수렴했다. 이밖에도 농공단지와 용수로의 설계 등에 CAD(컴퓨터응용설계)기법을 활용하고 있다. CAD이용률이 75%를 넘는다. 3차원의애니메이션을 통해 15종류의 농어촌 표준주택 설계모형을 개발했다.농지정보망 구축은 농진공의 정보화사업중 백미로 꼽힌다. 이것은전국 1백49만농가 및 1천5백60만필지의 농지에 대한 정보를 제공한다. 농지소유자의 주민등록번호만 입력하면 농지의 소유권 변천과정을 한눈에 알 수 있다. 농진공의 전국 지부는 말할 것도 없고 각급 행정기관에서도 이를 사용하고 있다.이같은 정보화 투자로 『의사결정단계와 결정시간이 대폭 축소됐고정보의 전사적 공유로 업무효율성이 높아졌다』고 손춘길 홍보과장은 설명했다. 실제로 93년부터 올해까지 농진공의 사업규모는2백50%늘었지만 전체 인원은 2천8백여명으로 10% 증가에 그쳤다.이같은 공로를 인정받아 농진공은 4월말 한국생산성본부가 개최한「전국생산성향상촉진대회」에서 정보화부문대상을 수상했다. 지난해 세계화부문대상 수상에 이은 「쾌거」라고 농진공관계자는 평가했다.정보화와 더불어 농진공이 급변하는 경영환경에 적응하기 위해 내세운 캐치프레이즈가 바로 세계화였다. 농진공은 태국 인도네시아등 동남아시아에 농업토목관련기술을 전수했다. 이들 나라의 농업관련 공무원을 국내에 데려와서 체계적으로 교육시켰다. 또 대상그룹 등 국내기업의 해외농업 투자사업에 대한 수익성검토 등을 수행해줬다. 이로 인해 지난해 세계화부문 대상을 수상한 것이다.농진공은 올해부터 한단계 높은 정보화를 추진하고 있다. 「21세기 경영전략」의 하나로 보다 강화된 경영정보체계 구축에 나섰다.식량의 안정적 기반확보와 환경친화적인 농업생산기반의 구축이라는 21세기 경영전략을 달성하기 위해서이다.★ 인터뷰 / 문동신 농어촌진흥공사사장문동신 농어촌진흥공사사장은 『정보화부문 대상수상을 계기로 더욱 경쟁력 있는 농어촌 개발전문기관으로 변신하겠다』고 수상소감을 밝혔다. 정보화와 세계화가 21세기 기업의 경쟁력 원천이기 때문에 더욱 투자할 계획이라고 덧붙였다. 문사장은 지난해 7월 입사한지 28년만에 농진공 최초로 내부승진을 통해 최고경영자의 자리에 올랐다.▶ 농진공이 지난해 세계화부문대상에 이어 올해도 정보화부문 대상을수상하는 등 변화된 경영환경에 신속하게 적응하고 있는 것같습니다.사실 그렇습니다. 그동안 정보화와 세계화는 정보통신업 등 일부첨단분야에만 한정된 얘기로만 인식돼 왔습니다. 농어촌과는 다소거리가 먼 분야라고 생각된 부문이죠. 그렇지만 저희는 기업경쟁력의 핵심이 세계화와 정보화에 있다고 판단하고 꾸준히 투자해 왔습니다.21세기에 생존하기 위해서는 불가피한 선택이라고 생각합니다. 이번 정보화부문 대상도 이같은 노력에 대한 보답이라고 생각합니다.▶ 최근 신정부의 핵심정책중 하나로 공기업 구조조정이 진행되고 있습니다. 농어촌진흥공사의 구조조정은 어떤식으로 진행되고 있습니까.농진공 뿐만 아니라 모든 공기업에 대한 구조조정은 시대적 대세입니다. 새로운 경영환경에 맞게 공기업도 변신해야 생존할 수 있습니다. 농진공은 IMF사태 이전부터 자체적으로 구조조정을 해 왔고 현재도 농림부와 협의를 마친 상태입니다. 농어촌진흥이라는 공사 성격상 매각이나 민영화방안은 실행되기가 힘들다고 봅니다. 이같은 특성을 고려하여 노동조합을 비롯한 임직원들의 의사를 최대한 수렴해서 기구 인력 사업 등을 재조정할 계획입니다.▶ 지난해말 ISO9001과 ISO14001을 획득하는 등 기술시장개방에 따른대비책을 착실히 준비해온 걸로 알고 있습니다.지난해 11월 농업토목분야에서 국내 처음으로 ISO9001인증을 취득했습니다. 또 12월에는 ISO14001환경경영시스템인증을 획득하여 농진공의 기술우위를 대내외에 과시했죠. 현재 농진공의 기술인력과각종 시설장비는 외국의 유수업체와도 충분히 경쟁할 수 있는 수준이라고 생각합니다. 꾸준한 투자와 연구활동을 수행한다면 앞으로예상되는 기술시장 개방에서도 외국업체와 충분히 경쟁할 수 있다고 자신합니다.▶ 농진공의 21세기 중장기 발전구상을 간단히 들려주시죠.21세기의 경영목표를 「인간 환경 기술의 융화를 통한 농어촌 발전에 공헌」으로 정했습니다. 이를 실현하기 위해 △고객감동경영 △기술중시경영 △인간존중경영을 전개해 나갈 것입니다. 이같은 경영전략은 내부의 토론과 중의를 모아 채택됐고 세계적 수준의 농어촌개발 종합전문기관으로 변신하겠다는 전체 임직원의 각오이기도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