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4월 21일 오후 서울 KOEX에서 건국 이래 최초로 전분야의 디자이너들이 모이는 큰잔치 ’98 한국디자이너대회 「어울림」이 한국산업디자인진흥원(KIDP·원장 노장우) 주최로 열렸다.「디자인 혁명, 수출 2배, 경제 르네상스」를 주제로 내건 이날 행사에서 참석자들은 디자인을 통한 국가경쟁력 강화 및 IMF 극복을결의하는 한편 오는 2000년과 2001년에 각각 열릴 예정인 세계그래픽디자인대회(icograda)와 세계디자인총회(ICSID)의 성공적인 개최를 다짐했다.이날 모임에는 디자인 관련 인사 뿐 아니라 정부, 문화계, 교육계,업계, 언론계 등 각계 인사 약 7백여명이 참석해 대성황을 이루었을 뿐 아니라 특히 김대중대통령과 김우중 전경련 차기회장 등 주요인사들도 참석, 디자인에 대한 높은 관심을 나타냄으로써 행사의의의를 한층 높였다고 주최측은 밝혔다. 무엇보다 대통령이 직접참석, 격려사를 통해 디자인의 중요성을 강조하고 부가가치 제고를위한 디자인계의 노력을 당부한 것 등은 극히 이례적이라고 한다.그만큼 디자인의 위상이 전에 없이 높아졌다는 증거라고 KIDP측은평가했다.김대통령은 이날 『디자인은 제2의 기술개발이요, 고부가가치를 생산하는 굴뚝없는 공장』이라고 전제, 『그러나 지금 우리상품 대부분은 아직도 규격화된 공업주의적 발상에서 벗어나지 못한 채 디자인 개발을 등한시하고 있어 경쟁력이 떨어지고 있다』면서 『우리는 「디자인을 바꾸니 수출의 길이 보인다」는 수출 일선의 목소리에 귀를 기울여야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디자인 관계자 한자리 모이기는 처음김대통령은 이어 『국민의 정부는 출범과 동시에 디자인 산업의 육성을 1백대 국정과제의 하나로 선정한 바 있다』며 △디자인 정보체제 구축 △우수 디자이너 양성을 위한 지원 강화 △디자인 전문회사의 창업 활성화 등 산업디자인진흥 종합계획을 발표했다.김우중 회장도 『이제는 품질과 생산성 등 전통적인 경쟁력이 아니라 창의성과 디자인 등 새 부가가치의 경쟁력으로 무장해야할 때』라면서 전경련 차원에서 국가경쟁력강화위원회를 중심으로 구체적경쟁력 강화방안을 마련중이라고 밝혔다.김회장은 특히 80년대초 영국의 대처수상이 오랜 경기침체를 벗어나고자 강력한 디자인 진흥책을 펼쳤고 그 결과 오늘날 영국경제재건의 기초가 다져졌던 사실을 상기시키면서 자신도 자동차 디자인만큼은 직접 의사결정를 하고 있다고 역설했다.한편 지금까지는 제품, 시각/포장, 환경 등 산업 디자인 분야에 종사하는 디자이너와 패션, 인테리어 디자이너들이 각기 별도의 모임을 가져왔으나 영역을 불문하고 모든 디자인 관계자들이 자리를 함께 하기는 이번이 처음이다. 이것은 이날 모임의 취지 가운데 하나가 icograda 및 ICSID라는 세계적 대회를 앞두고 전디자인계의 단합을 도모하는데 있었기 때문으로 보인다.이와 관련 노장우원장은 경과 보고를 통해 『한국은 한세기를 정리하고 새세기를 맞는 역사적 전환점에서 새로운 세기의 비전을 제시하는 중차대한 임무를 부여받았다』면서 『이를 통해 우리 상품의수출경쟁력 향상은 물론 국가 이미지를 개선하는 계기로 삼자』고디자이너들에게 호소했다. KIDP는 이 두 국제행사가 21세기에 한국이 디자인 선진국으로 도약하는데 결정적 지렛대 역할을 할 것으로기대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