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은행가들은 리스크(Risk)를 관리하는 사람들이다. 순수하고 단순한 것(Pure & Simple), 이것이 바로 은행업이다. 은행이 리스크를자신의 조절 역량 내에 둘수 있는한 그 은행은 생존할 수 있다. 그러나 리스크를 스스로의 역량 내에서 조절할 수 없다면 그 은행은도태될 수밖에 없다.』시티코프의 은퇴한 최고경영자(CEO) 월터 리스톤은 리스크 관리를이처럼 은행의 핵심 역량으로 지목한다.월터 리스톤의 지적에서 알수 있듯 미국과 유럽의 선진 은행들은오랫동안 리스크를 효율적으로 관리하는데 많은 노력을 기울여왔다. 리스크 관리는 최근들어 금융산업에서 성공하기 위한 필수조건으로까지 부상하고 있다.이런 세계 추세에 비춰볼 때 국내 은행들은 지금까지 상대적으로리스크를 효율적으로 관리하는데 소홀했던게 사실이다. 이 결과 국내 은행들은 효율적 리스크 관리라는 개념을 잘 이해하지도 못하고있다.그러나 이제는 리스크 관리 능력이 생존을 위한 핵심 사항으로까지여겨지고 있다. 리스크 관리에 눈을 돌리지 않고서는 기본적인 경쟁력조차 확보할 수 없는 시대에 직면하게 됐다.이에따라 국내 은행들도 은행업이란 과연 무엇이고 변화의 흐름은어디로 가고 있는지에 대해 새로운 마음으로 재검토하고 그에 따른실천 수칙들을 세워 착수해야할 필요성이 생겼다.이제는 통합 리스크 관리(IRM:Integ-rated Risk Management)가 국내 환경에서 왜 중요한지, 어떻게 선진 은행들이 IRM을 실행하고있는지, 국내 은행들은 IRM에서 무엇을 기대할 수 있는지 확실히이해하고 실행해야할 때다.◆ 통합 리스크 관리의 필요성국내 금융산업이 현재 겪고 있는 경제 위기는 사업을 수행하고 실적을 평가하는 방법에 많은 변화를 가져올 것이다. 특히 은행들은기본적인 경영 패러다임의 변화에 직면하고 있다. <표1 designtimesp=7918>자본 대비 위기 반영 수익(RAROC:RiskAdjusted Return On Capital)은 주주의 가치 창출을 평가하는 여러가지 매개변수 가운데에서도 아마도 국내 은행들에 가장 낯설고 이해하기 어려운 개념일 것이다. 뛰어난 RAROC를 창출하기 위한 리스크 조절 능력은 선두 은행이 스스로를 나머지 은행들과 차별화시키는 변별점으로까지 여겨진다.통합 리스크 관리를 이해하는 첫번째 단계는 선진국의 금융 환경으로 눈을 돌려 선진 금융기관들은 어떤 방식으로 리스크를 관리하고은행 업무에서 필수불가결한 업무들을 처리해가는지 관찰하는 것이다.◆ 리스크 관리 통한 주주 가치 향상선진국의 경우 뛰어난 리스크 관리 역량은 큰 기대를 받으며 추구되고 있고 또 그만한 보상도 받는다. 효율적인 리스크 관리는 궁극적으로 주주의 가치까지도 상승시킨다. 리스크 관리가 주주 가치향상으로 연결되는 이유는 다음과 같다.첫째는 주주 가치 향상에서 효율적인 리스크 관리가 갖는 중요성을인식한 주주와 애널리스트들이 금융기관에 압력을 가하기 때문이다. 둘째는 부실채권이나 금융사고 등으로 인한 대형손실이 증가하면서 위기에 대한 두려움과 함께 리스크에 개입된 자산의 규모도커지고 있기 때문이다. 셋째는 회사 전체적인 위기를 측정하고 관찰할 수 있는 선진 기술 역량이 발전하고 있기 때문이며, 넷째는규제 압력 때문이다.◆ 통합 리스크 관리의 기본 요소은행이 인식, 관리할 필요가 있는 리스크는 크게 재무 리스크와 운영 리스크로 나눌 수 있다.<표2 designtimesp=7927>통합 리스크 관리(IRM)는 전체 리스크 포트폴리오를 조절하는 것은물론 개별적인 리스크 요소들을 조정하는 것까지도 포함한다.IRM의 주요한 요소는 다음과 같이 요약된다.△은행 내에 모든 관련 리스크 요소들을 확인, 검토한다. △리스크요소들 사이에 서로 교차되는 상호 연관점을 이해하고 해결해야할우선 순위를 정한다. △각각의 리스크 요소를 생산 라인과 고객,사업 단위에 따라 측정하고 전반적인 리스크 노출 정도를 고려한다. △리스크 비용을 자본 할당에 따라 통합한다. △리스크를 감안한 실적 목표를 설정하고 관리한다.◆ 리스크 관리에 필요한 핵심역량경쟁 우위와 상대적으로 안정적인 소득과 수익, 인수 영향력, 임직원들의 위치 등은 모두 리스크 관리에서 이점으로 작용한다. 전통적인 경제학 용어로서 리스크 관리에서의 핵심역량(CoreCompetency)은 예상 수익과 예상 리스크에 대한 최적선을 의미한다.최적선(Efficient Frontier)과 경쟁 우위(CompetitiveAdvantage)는 최적의 리스크 조절 능력 및 위기 방어 역량, 최적의자본 할당, 수익성 높은 상품 가격 설정 등을 포함하고 있다.『우리는 신용 리스크를 관리할 수 있는 능력을 우리의 경쟁 우위로 여긴다…이것이 우리가 가장 잘 할수 있는 업무이자 우리를 다른 투자은행 집단의 선두에 서게 만드는 주요 요소다.』 한 투자은행의 임원이 이렇게 내세울 정도로 리스크 관리는 금융기관의 주요한 핵심역량으로 강화될 수 있다.경험적으로 봤을 때 상대적으로 안정적인 소득과 주주 수익은TSR(Total Shareholder Return:종합 주주 수익)와 효율적인 신용리스크 관리에서 나온다. TSR는 대손충당금 및 거래 수익 등과 관련이 있다. 상관관계지수로 따져볼 때 대손충당금은 77%, 거래 수익 폭발성은 61% 정도 관련이 있다. 효율적 신용 리스크 관리의 이점은 연간 주주 수익보다 50% 정도 높다는 점이다.<표3 designtimesp=7934>실질적으로 리스크 관리 능력은 금융기관간의 M&A(인수·합병)에서도 영향력을 발휘한다. 예를 들어 스위스은행(SBC)과 UBS의 합병에서 스위스은행이 우위를 점한 이유를 <유러머니 designtimesp=7935>지 1998년 2월호기사는 이렇게 보도했다.「스위스은행의 관리자들이 새로 합병된 UBS에서 그렇게 많은 직위를 차지한 이유는 무엇인가. 그들이 직접 지적하지는 않았지만 스위스은행이 경쟁사인 UBS보다 리스크 관리와 조절 능력에서 앞섰기때문이다」.◆ 리스크에 대한 접근 방식리스크에 대한 접근 방식은 반응적 접근, 사전 행동적 접근, 상호작용적 접근 등 3가지로 나눠볼 수 있다. 대부분의 선진 은행들은리스크에 대한 사전 행동적 접근 단계에, 극소수의 은행들은 상호작용적 접근 단계에 도달해 있다.<표4 designtimesp=7940>반응적 접근이란 리스크를 방어하는데만 급급해하며 리스크가 지나가기를 기다리는 소극적인 태도를 의미한다. 사전 행동적 접근이란리스크에 대해 나름대로 대비를 하고 있다가 리스크가 발생하면 실시간으로 위기 상황을 점검하는 등 리스크 극복에 초점을 맞춘다.상호행동적 접근은 리스크를 경영 요소의 하나로 적극 활용하는 태도를 말한다. 미리 리스크 발생 가능성 등을 평가, 상품 가격에 반영하는 등 평소에도 리스크 관리를 경영 방식의 한 수단으로 이용한다.◆ 3대 리스크 조절 역량: 측정 관찰 관리리스크 관리 역량을 이루는 세가지 요소는 3M(Measurement,Monitoring, Management), 즉 측정 관찰 관리 등이다. 보잉 747의조종사와 마찬가지로 리스크 관리자들은 선진 기술은 물론 경험에기초한 결단력있는 판단과 상식 등에도 의존하고 있다.리스크 관리의 선두주자인 캐나다의 임페리얼 뱅크 오브 카멀스는로켓 과학자들의 영역에서 리스크 관리는 10%의 예술과 90%의 과학으로 구성되는 반면 전반적인 리스크 관리는 70%의 예술과 30%의과학으로 이뤄진다고 추측한다. 한편 신용 리스크 관리에서는50%가 예술, 50%가 과학이라고 말한다. 1990년대 대형 금융 손실의사례에서 알 수 있듯 은행들의 손해는 주로 3M 중에서 어느 한 가지가 부족했기 때문에 발생했다. <표6 designtimesp=7945>3M은 리스크 관리 역량을 향상시키는데 기본적인 골격을 제공한다.이 3M을 성공적으로 구축하려면 다음의 4가지 조직적, 문화적 원칙들이 함께 필요하다.첫째는 상위 경영자들이 영업맨으로서의 역할도 담당하는 등 전사적인 실행이 필요하다. 「리스크는 기본적으로 직접 사업을 하는사람들에 의해 관리돼야 한다」(채드 기븐스 뱅크보스턴 직원이 97년 11월19일자 인터뷰에서 한 말).둘째는 상위 경영자에게 직접적으로 상황을 보고할 수 있는 중앙집중적이며 독립적인, 강력한 조절 기능이 필요하다.셋째는 여러 가지 종류의 리스크가 있을 수 있다는 인식을 항상 가지고 있어야 한다.넷째는 리스크를 각각 따로 분리해서 관리하는 동시에 전체적으로함께 통합, 관리하면서 투자할 수 있는 자발적 실천이필요하다.<표7 designtimesp=7949>◆ 리스크와 리턴의 통합화 현상리스크는 이제 단순한 「위기」 이상의 의미를 지닌다. 선두 은행들은 최근 리스크를 「수익(Return:리턴)」이란 단어와 연결시키고있으며 리스크와 리턴의 전략적 함의를 발견해가고 있다. 리스크와리턴은 실적을 측정하는 새로운 도구를 제공한다. 이 도구는 사업부문과 상품, 소비자 등이 창출하는 주주 가치에 주력할 수 있게해준다. 궁극적으로 이것은 가장 적절하게 자본을 할당하고 리스크와 리턴을 최적선으로 만드는 것을 가능하게 해준다.『뱅크 오브 아메리카에서 행하고 있는 RAROC(자본 대비 위기 반영수익) 프로젝트의 목적은 조직 전반에 걸쳐서 사업 결정을 내릴 때RAROC의 사용을 지지하고 촉진하는 것이다.』(에드워드 자이크 뱅크 오브 아메리카의 리스크 및 자본 분석 그룹 책임자)이제 경쟁 우위는 효율적인 리스크 관리 레이더로 무장한 금융기관의 손으로 옮겨가고 있다. 또 리스크 관리는 단순한 리스크 방어에서 벗어나 리스크-리턴 최적화로 변화될 수 있다. 분명히 통합 리스크 관리 역량은 선진 은행의 경영 노하우 중에서도 핵심에 있다.조만간 국내 은행들도 이러한 특징에 따라 판단될 것이다. 경험적으로 우수한 리스크 관리 능력을 축적하기 위해서는 강력한 실천력과 상당한 투자 그리고 무엇보다도 의미있는 기간이 요구된다.국내 금융기관도 이제 더 이상은 리스크 관리의 도전을 피할 수는없게 됐다. 국내 은행산업은 곧 리스크 관리를 발전시켜온 선진 금융기관에 전면 개방될 것이다. 개방이 어렵고 불편해 보일지는 모르지만 국내 은행들에 남겨진 선택권이란 바로 지금 통합 리스크관리 역량을 키우는 것밖에 다른 수는 없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