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시 일할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한 정부와 고객의 기대에 부응하기 위해서라도 뼈를 깎는 각오로 새롭게 뛰겠습니다.』지난 5월1일 영업을 재개한 나라종금 장영태 대표이사의 각오다.14개의 종금사가 문을 닫게 된 위기상황에서 되살아났기 때문에 남다른 감회를 느낀다고 말한다. 나라종금은 지난해 12월중순 정부의「부실종금사정리」연장선상에서 영업정지를 당했다. 1월말까지 경영정상화 계획을 제출하면 회생하고 그렇지 못할 경우 완전히 문을닫아야했다. 이같은 절체절명의 위기를 대주주와 임직원들의 노력으로 극복한 것이다.먼저 정부의 경영정상화 지침을 충실히 수행했다. 3월중순까지 6백60억원을 유상증자하여 BIS기준 자기자본 비율을 5.57%로 끌어올렸다. 오는 6월말까지 6%를 맞추라는 정부안을 충족시키기 위해 추가로 6백억원을 유상증자할 계획이다. 장대표는 『대주주인 보성그룹과 강원산업 OB맥주 메디슨 부영 등 20여개업체가 컨소시엄을 구성해 유상증자에 참여하고 있어 6%달성은 무난하다』고 자신한다. 오히려 내년도 6월말까지 달성해야 하는 8%를 훨씬 초과한 9.26%로높아질 것이라고 강조했다. 자기자본비율이 증가함으로써 금융환경변화에 대처할 수 있는 기본체력을 구비한 셈이라고 장대표는 설명했다.임직원들도 환골탈태하기 위해 노력했다. 이미 직원들 사이에는 『과거의 타성에서 벗어나야 생존할 수 있다』는 공감대가 확산돼 있다. 경영진에 임금 30% 삭감 동의서를 제출했고 1백40여명의 직원중 상당수가 회사를 떠난 상태다.이같은 내부정비와 함께 과거의 실패에서 교훈을 찾았다. 여신심사를 대폭 강화한 것. 장대표는 『평소 철저한 여신 심사로 한보 진로 뉴코아 등의 부도여파는 피했지만 기아자동차의 경우만은 재계7위라는 외형에 여신심사 원칙이 흔들리면서 3천여억원이 물리게됐다』며 『앞으로는 외형만 보고 여신을 제공하지 않겠다』고 밝혔다. 외형보다는 현금흐름이나 수익성 등의 내실을 따지겠다는 설명이다. 특히 무담보로 CP(기업어음)를 할인해주기 때문에 여신심사를 보다 더 강화하겠다고 밝혔다. 이미 영업을 재개하면서 대비책을 마련한 상태다. 대표이사를 위원장으로 하는 「여신심사위원회」를 구성해서 2중, 3중으로 기업의 실상을 분석할 계획이다.유동성 부족사태가 재발되지 않도록 수신활동도 강화하고 있다. 영업정지기간 동안에도 기업과 개인고객들을 꾸준히 관리해 왔다. 기업고객들에는 회사사정을 있는 그대로 밝히면서 거래를 재개해 달라고 요청했다. 개인고객들에게는 5차례 우편물을 보내 회사의 경영정상화 진행상태를 알려줬다. 이같은 노력에 일부 개인고객들은『역시 나라종금이다. 영업을 재개하면 다시 거래를 트겠다』며 격려를 아끼지 않았다. 이같은 영업활동은 영업재개 3일만에 2천5백억원이란 수신고로 보답받았다. 장대표는 『이번에 들어온 자금은영업재개를 축하하는 성격이 강하다』면서 『앞으로 6개월간 매월3천억원씩 들어온다면 과거수준의 유동성을 확보하게 될 것』이라고 낙관했다수익원도 다양화할 방침이다. 금융환경의 격변으로 더 이상 예대마진에 의존하기 힘들게 됐다. 이미 종금사가 독점했던 CP할인 업무에 증권사와 은행등이 진출하여 다양한 수익원을 개발할 필요성이 높아졌기 때문이다. 장대표는 『기업어음을 사들여 은행 등에되팔면서 차액을 챙기는 것만으로는 생존하기 힘들다』면서 『축적된 금융노하우를 살려 수수료 수입을 극대화하는 방향으로 나가겠다』고 밝혔다. 즉 M&A같이 회사돈을 투자하지 않고도 높은 수익을올릴 수 있는 분야에 적극 진출할 계획이다. 장대표는 『중견투자은행인 호주의 맥쿼리(Macqurie)은행을 벤치마킹하고 있으며 중견그룹이나 우량중소기업을 겨냥한 투자은행으로 변신할 계획』이라고 청사진을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