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체이스맨해턴은행 체이스맨해턴은행은 인수합병을 통해 세계적인리딩뱅크로 성장한 대표적인 케이스다. 뉴욕에 본사를 둔 이 은행의 지주회사는 케미컬맨해턴코퍼레이션으로 은행업과 유가증권투자자산관리 등 다양한 금융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97년말 현재 3천6백55억달러의 자산을 보유하고 있으며 전세계에 6만9천여명을 고용하고 있다.체이스맨해턴은행은 지난 95년8월 케미컬은행과 체이스맨해턴은행의 합병으로 탄생했다. 이들 은행의 최고경영자들은 기자회견장에서 96년 1/4분기까지 총자산과 자기자본이 각각 3천억달러와 2백억달러를 넘는 최대은행으로 부상할 것이라고 발표했다. 이들은 국내및 국제금융업무의 강화, 영업지역의 확대 그리고 고객기반의 확충, 다양한 금융상품 개발에 따른 수익성 제고 등을 합병이유로 내세웠다. 당시 케미컬은행의 자기자본은 1백억달러, 자산은1천7백14억달러였다. 체이스맨해턴은행은 82억달러의 자기자본에자산규모는 1천1백40억달러.물론 양자간의 합병발표이전에 케미컬은행은 합병을 한차례 경험했다. 1991년 7월 케미컬은행은 매뉴팩처스 하노버트러스트은행(MHT)을 합병했다. 당시 케미컬은행은 총자산 7백30억달러, 지점수 4백18개인 소매금융 중심의 은행이었다. 또 뉴욕에본사를 둔 매뉴팩처스 하노버 트러스트는 총자산 6백15억달러, 지점수 2백19개로 기업금융 투자금융 등 도매전담금융기관이었다.합병당시 케미컬은행은 부동산 경기의 침체에 따른 부동산담보대출의 부실화로 경영이 악화됐고 MHT도 개발도상국에 대한 거액대출이부실화되면서 재무구조가 나빠졌다. 합병을 통한 비용절감과 업무영역의 보완을 통한 수익성 제고라는 공감대가 자연스럽게 형성됐다. 즉 도매금융에서는 HMT의 경쟁상대였던 JP모건은행, 소매금융에서는 케미컬은행과 경합한 씨티은행과의 경쟁력을 합병을 통해확보하려고 했다.HMT와 케미컬은행의 합병은 이같은 목적에 충실했던 것으로 평가받았다. 합병후 1백92개의 지점을 폐쇄하고 3천5백여명을 감원하여연간 8억달러의 경비절감효과를 얻었다. 생산성도 증가했다.1994년말까지 지점당 1억달러의 예금유치실적을 기록했다. 이것은미국 은행업계 평균의 2배에 해당되는 수치였다.이같은 경험을 살려 케미컬은행은 또다시 체이스맨해턴은행과의 합병을 통해 금융환경의 변화에 대응했다. 합병을 성사시킨 두주역인케미컬 은행의 회장인 월터 V 십플리(Walter V Shipley)는 합병은행의 회장이 됐다. 체이스맨해턴은행의 토마스 G 레브레크가 합병은행의 행장으로 취임했다. 이들은 취임직후 대대적인 인원감축과영업점 폐쇄로 경비절감효과를 꾀했다. 전체 7만5천여명의 직원중1만2천여명을 감원했다. 또 중복되는 6백여개의 점포를 폐쇄하는등 15억달러의 경비절감효과를 기대하고 있다. 최근 국내 5개시중은행의 대리급이하 직원의 고용승계를 요구하는 정부방침과는 명백히 대조되는 대목이다. 또 업무영역이 확대되면서 수익원이 다양해졌다. 유가증권거래이익 1위, 대출신디케이트 1위 등을 차지했다.두 은행의 합병이 성공할 수 있었던 것은 케미컬은행이 HMT와의 합병경험을 충분히 살렸기 때문이란게 중론이다. 특히 은행정보전산망 통합을 신속히 추진한 것이 성공의 주요인으로 작용했다. 또 양은행간에 겹치는 지점망이 많아 경비절감효과가 높았다. 두 은행의합병은 체이스맨해턴은행의 주식1주를 케미컬은행의 주식 1.04주와교환하는 방식이었다. ROA(총자산 수익률)이 케미컬은행은 1.29였고 체이스맨해턴은 1.57로 수익성이 다소 높았기 때문이다.●ABN AMRO은행 네덜란드의 대표적인 유니버설뱅킹 ABN AMRO. 이은행은 97년말 현재 전세계 71개국에 1천9백여개의 지점을 갖고 있다. 전체 고용인원은 7만5천여명이고 총자산은 4천1백40억달러다.그룹의 자기자본은 2백62억달러로 BIS기준 자기자본비율은10.65%로 유럽4위다. 무디스와 S&P의 신용등급이 Aa1과 AA인 초우량금융기관이다.이은행도 지난 1990년 ABN은행과 AMRO은행의 합병으로 탄생했다.독일 프랑스 영국의 거대은행들이 EC통합으로 자국시장에 대거 진출할 것에 대비하는 수세적 동기에서 이뤄졌다. 합병당시 네널란드에는 이미 외국계은행이 방화대출의 7.7%, 외화대출의 26.6%를 차지하고 있었다. 국내시장에서의 경쟁력을 확보하기 위해서라도 보다 덩치가 큰 은행의 출현을 요구받았다. 또 업무성격이 유사하고영업망이 중복되는 것도 합병을 부추겼다.물론 ABN은행도 전세계 리딩뱅크처럼 인수합병의 경험이 풍부했다.1964년 NHM은행(1824년 설립)과 HBU은행(1861년설립)의 합병으로탄생한 것. 이후 서너차례 더 인수합병을 통해 네덜란드 최대의 상업은행으로 성장했다. AMRO은행도 1964년 암스테르담은행(1863년설립)과 로테르담은행(1871년설립)의 합병으로 태어났다.이같은 합병을 통해 성장했기 때문에 양자간의 합병은 자연스럽게진행됐다. 합병당시 ABN의 자산은 1천7백32억NLG(네덜란드 통화단위 2NLG≒1달러)였고 AMRO은행은 1천7백97억NLG였다. 자기자본은각각 65억NLG와 60억NLG였다. 종업원수는 ABN이 모두 3만2천여명이었고 AMRO가 2만3천여명이었다.두 은행은 합병후 5년동안 전체 임직원의 9%에 해당되는 5천여명의임직원을 대량 해고할 방침을 세웠다. 50%는 본점에서 나머지는 지점에서 줄인다는 계획이었다. 그러나 인원감축은 유럽적인 방식을사용했다. 강제해고가 아닌 합병후 4~5년에 걸쳐 자연스럽게 인원을 감축하는 방식을 택했다. 점진적으로 인원과 조직을 줄여나갔기때문에 두 은행이 단일한 조직체계를 꾸려가는데는 45개월이 걸렸다. 단기간에 인원을 정리한 체이스맨해턴은행과는 대비된다.1990년 3월 합병을 선언한후 두은행의 주주총회를 거쳐 AMRO은행이ABN은행으로 합병된 것이 1991년 9월. 이후 단일은행으로 정상업무에 들어간 것은 1994년 12월이었다.합병은 두 은행의 이사회에서 차출된 14명의 이사들이 주도했다.경영진은 상호 교체임명됐다. 즉 AMRO은행의 이사들은 ABN은행의이사로, ABN은행의 이사는 AMRO은행의 이사로 임명됐다. 합병은행의 회장엔 인수은행인 ABN은행의 네릴즌이, 부회장엔AMRO은행의 하젤호프씨가 취임했다.현재 두 은행간 합병은 성공적인 것으로 평가받는다. 무엇보다 업무영역이 대폭 확대됐다. 자산관리 신탁 신주발행 벤처캐피털 등과항공기관련금융 프로젝트파이낸싱 무역금융 외환업무 등 모든 금융업무를 취급하게 됐다. 또 ROE(자기자본 수익률)도 향상됐다.ABN의 ROE는 11.4%에서 두 은행의 화학적 결합이 완결되는 1994년에는 12.4%로 증가했다.성공의 원인은 다양하다. 합병이 치밀히 준비됐다. 두은행의 경영진들은 서로를 잘 알았다. 직원에 대한 해고도 노조와 합의를 거쳐점진적으로 진행됐다. 이같은 요소들이 복합적으로 어우러져 성공할 수 있었다. 이후 ABN AMRO 은행은 네덜란드를 대표하는 세계적인 복합금융기관으로 발전해 나갔다.★ 인터뷰 / 앤드류 케이니 BCG 한국지사장앤드류 케이니 BCG(보스턴 컨설팅그룹) 한국지사장은 현재 P&A(자산·부채이전, 70페이지 「경제노트」 참조)방식으로 진행되고 있는 부실은행정리에 대해 『정부가 부실은행의 퇴출에만 집착할 경우 초대형우량은행의 탄생이라는 보다 큰 목적을 달성하는데 애로를 겪을 것』이라고 경고했다. 부실은행의 정리목적을 분명히 인식하라고 조언했다.▶ 현재 진행중인 P&A방식에 따른 부실은행 처리방침을 어떻게 평가하고 있습니까.『한국은행들로서는 구조조정이 위기이자 찬스라고 봅니다. 특히하나 신한 한미은행으로서는 한단계 도약할 수 있는 기회라고 봅니다. 물론 몇가지 조건이 전제돼야 합니다. 먼저 부실은행의 고객과자산이 인수은행에 효율적으로 이전돼야 합니다. 인수은행이 우량자산만 인수하고 부실채권 등은 성업공사가 떠안아야 한다는 말입니다. 또 정부는 부실은행처리방침에 대해 일관성을 견지해야 합니다. 최근 고용승계나 신탁재산처리방침을 놓고 혼선을 빚고 있는데이것은 외국인투자자들의 신뢰를 잃는 악재로 작용합니다. 이밖에도 우량은행이 부실은행을 P&A방식으로 인수하는 것은 결국 은행가치를 높여 주주들의 이익을 실현시키는데 있는데 최근 사태는 본말이 전도되고 있다는 느낌을 줍니다.▶ 정부가 인수은행에 대해 부실은행 직원의 고용승계 등을 요구하고있는데 어떻게 생각합니까.『최근 정부가 부실은행의 직원이나 이들 은행의 점포정리 방침에혼선을 빚고 있는데 일관성을 잃으면 곤란합니다. 현재 진행되고있는 은행구조조정에서 정부방침은 매우 중요합니다. 주주 채권자예금자 등 이해관계자들이 정부의 한마디 한마디에 따라 희비가 엇갈리기 때문이죠. 인수은행이 P&A를 통해 도약하기 위해서는 인원이나 점포정리를 자율적으로 하게끔 맡겨둬야 합니다. 경제논리에따라 승계인원의 규모 등을 결정할 수 있게 해야 합니다. 정부가인위적으로 압력을 행사할 경우 우량은행도 부실화될 수 있습니다. 외국금융기관과 경쟁할 수 있는 리딩뱅크를 만들겠다는 은행구조조정의 궁극적인 목표를 잊서는 안됩니다.』▶ 신한 국민 하나은행 등 부실은행을 인수한 5개은행이 리딩뱅크로부상하고 있습니다. 리딩뱅크가 갖춰야 할 조건은 무엇입니까.『지금까지 한국에서는 너무 「덩치」에만 관심을 가졌습니다. 그러나 미국이나 유럽에서는 역량(Capability)수익성(Profitability) 조직(Organization) 측면에서 뛰어나야 리딩뱅크로 성장할 수 있습니다. 즉 리스크관리능력이 있어야 하고ROE(자기자본수익률) 등이 좋아야 합니다. 또 효율적이고 신속하게의사가 결정되는 조직체계를 갖춰야 합니다. 이래야만 명실상부한리딩뱅크가 될 수 있습니다. 이중에서도 특히 △리스크 관리능력△고객 관리능력 △효율적인 업무처리능력 등으로 평가받는 역량이가장 중요합니다. 이것만 뛰어나면 비록 외형은 작더라도 다른 은행들을 인수하는데 별다른 어려움을 겪지 않습니다.』▶ 미국이나 유럽에서는 은행간 합병의 성공여부를 어떤 기준에서 판단합니까.『크게 3가지 지표로 판단합니다. 첫째가 수익성 증대, 둘째는 고객증대, 셋째가 합병목표의 달성여부입니다. 합병을 통해 수익이늘어 은행가치가 커져야 주주들의 이익이 극대화되기 때문이죠. 두은행의 합병목적이 제대로 달성되고 있는가도 중요한 판단기준입니다. 즉 합병의 목표가 분명해야 한다는 말이죠. 이들 기준은 한국에도 그대로 적용될 수 있다고 봅니다. 여기다 한가지를 덧붙인다면 역량 특히 리스크관리능력을 향상시켰는가를 판단해야 합니다.조만간 외국인주주들은 이같은 기준에 비춰서 우량은행들의 부실은행 인수가 성공했는지를 판단할 것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