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MF 자금지원 이후 노동시장의 고용사정은 급격히 악화되고 있다.작년 11월 실업률은 2.6%, 실업자수는 약 57만명이었으나, 금년들어 급속한 속도로 증가하기 시작하여 5월에 실업률은 6.9%, 실업자수는 1백49만명을 기록했다. 이같은 수치는 전년 동월에 비하면 무려 2.7배가 넘는 수치이다. 특히 농가부문을 제외한 실업률은 더욱높아서 계절적 요인을 감안한 비농가부문의 실업률은 7.6%에 이르고 있다.이처럼 실업률이 급상승하는 이유는 여러 가지가 있겠지만 무엇보다도 IMF 상황 이후의 급속한 경기냉각에 있다고 하겠다. 산업별로고용상황을 살펴 보면 제조업과 건설업, 그리고 도소매·음식·숙박업의 취업자수가 크게 줄어들었다. 올 5월을 기준으로 할 때 제조업의 취업자수는 작년 5월에 비해 약 65만명, 건설업은 약 47만명, 도소매·음식·숙박업은 약 23만명이 감소했다. 특히 건설업의경우는 감소율이 22.4%에 달해 작년에 취업자 5명중 1명이 일자리를 잃은 것으로 나타났다.건설업과 도소매·음식·숙박업의 취업자가 줄어든 것은 극심한 내수부진에 따른 현상으로 볼수 있다. 그러나 제조업의 경우는 경기침체로 인한 현상인지 아니면 구조조정이 진행되면서 나타나는 현상인지를 구분하기는 힘들다. 그러나 만약 구조조정은 이루어지지않고 취업자수만 줄어들고 있다면 향후 경제성장과 고용창출에도심각한 문제가 생길 것이다.한편 우리나라처럼 단기간에 실업률이 급상승한 예는 그렇게 많지않다. 멕시코의 경우 94년에 경제성장률이 4.4%, 실업률이 3.7%였다. 그러나 IMF 충격이후 95년에는 경제성장률 -6.2%, 실업률은6.3%로 급상승하였다. 하지만 실업률은 1년 사이에 약 1.7배 증가한 것이어서 우리나라 보다 증가속도는 느리다고 하겠다. 이같은현상은 멕시코의 경제가 우리나라와는 달리 농업부문과 도시비공식부문의 비중이 높아 고용을 흡수할 여력이 우리보다 컸기 때문으로보인다.OECD 국가중 가장 급속한 실업률 상승을 경험한 나라는 핀란드였다. 89년 핀란드 경제는 5.7%의 성장률과 3.5%의 낮은 실업률을 기록했었다. 그러나 90년 경제성장이 완전히 정체되고, 91년에는-7.1% 성장률을 기록하자 실업률은 91년에 7.6%로 90년(실업률3.5%)에 비해 두배이상 상승했다. 그 이후 94년에는 4.5%의 성장을했지만 실업률은 무려 18.4%까지 상승했다. 핀란드의 경우 그러나경기하강이 시작된지 1년후에야 실업률이 급상승했다는 점이 우리와는 다르다고 하겠다. 실업률이 급상승한 이후 경기가 회복된다고해서 실업률이 급하락한 경우는 거의 없다. 멕시코에서도 다음해에경제가 회복되어 성장률이 5.1%를 기록했으나 실업률은 6.3%에서5.5%로 하락하는데 그쳤다. 핀란드 역시 94년 이후 4.5%의 성장을했지만 실업률은 여전히 16~17%대를 기록하고 있다. 이같은 현상은비단 두나라의 경우 뿐만 아니라 많은 나라에서 경험한 것이다. 따라서 우리나라의 경우도 단시간에 실업률이 상승했다고 해서 경기회복이 되면 단시간에 실업률이 하락하리라는 보장은 없다.현재 전망으로는 향후 경기악화가 더 심해지지 않는다는 전제에서금년 연평균 실업률은 6.8%, 4/4분기의 실업률은 7%를 넘어설 것으로 보인다. 이같은 상승추세는 내년 상반기까지는 지속될 것으로보인다. 내년 하반기 이후는 현재의 구조조정이 어떻게 이루어지느냐에 달려 있다. 현재의 구조조정이 신속하고 성공적으로 이루어지면 내년 하반기부터 실업률이 서서히 하락할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구조조정이 지연된다면 실업자수는 더욱 늘어날 것이고, 또한고실업 상태가 장기화 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