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아 공개입찰 일정이 발표되면서 기아와 아시아의 새주인이 누가될까에 재계의 관심이 쏠리고 있다. 더욱이 이번 입찰은 포드라는외국기업이 일찌감치 응찰의사를 분명히 하면서 과거 사례에서 찾아볼 수 없는 복잡한 양상을 띠고 있다.기아 입찰에서 어디가 유리한가를 따지려면 우선 부채탕감 규모와입찰방식이 확정돼야 한다. 입찰방식은 대체로 종합평가방식으로굳어지고 있다. 단순히 최고가 응찰업체에 낙찰시키는 방식이 아니라 여러 가지 능력을 살펴본 뒤 채점을 하는 종합평가 방식이다.그러나 이보다 더 중요한 부채탕감 규모는 아직 오리무중이다.우선 입찰방식으로 누가 유리한가를 살펴보자. 정부는 당초 산업자원부가 나서 최고응찰가 낙찰방식을 주장했으나 국민회의가 나서종합평가방식으로 급선회했다. 인수희망업체의 운영자금조달 및 마케팅 능력, 기술력과 자동차산업 경영능력, 종업원 고용문제, 협력업체의 장래 등을 나누어 평점을 매겨 합산하는 방식이다. 물론 응찰가도 빠질 수 없는 평가 기준이다.이 기준으로 살펴보면 일단은 포드 컨소시엄에 유리하다는게 일반적인 시각이다. 세계 2위의 자동차메이커인만큼 아무래도 운영자금조달과 마케팅 능력, 기술력, 자동차산업 경영능력이 다른 컨소시엄에 비해 유리하다는 것은 누구도 이견을 달기 어렵다. 더욱이 금융감독위원회가 입찰대금을 순수 자기자본을 사용해야 한다고 강조하고 있는 것도 포드에 유리한 점이다.현대와 대우는 컨소시엄 구성을 추진중이다. 이들에게 이 기준을적용한다면 포드에 비해서는 떨어진다. 종업원의 고용문제, 협력업체의 장래등의 문제에 취약하다.겹치는 부분 많아 국내 인수 부작용 커삼성은 종업원 고용문제, 협력업체의 장래등의 부문에는 어느 곳보다 후한 점수를 받겠지만 다른 기준에 매우 취약한 상태다. 특히기술력과 자동차산업 경영능력에서는 거의 점수를 받지 못할 것이뻔하다.그러나 채점과정에서 어떤 평가가 내려질지는 아무도 모르는 일이다. 국내업계는 포드가 기아를 돕기 위해 인수전에 뛰어드는 것이아니라는 것을 분명히 할 필요가 있다고 말한다. 포드가 기아를 인수할 경우 기아는 포드의 글로벌 경영전략에 포함된다는 점을 알아야 한다는 지적이다. 업계 한 관계자는 『기아는 단순한 포드의 조립기지에 지나지 않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국내 자동차산업의 기반을 흔들 가능성도 있다는 설명이다.물론 국내업체들이 인수할 경우에도 부작용은 크다. 현대나 대우는기아를 공동인수해 생산시설을 나누더라도 겹치는 부분이 많다. 중복되는 설비가 많아진다는 것이다. 규모의 경제를 실현할 수 있다지만 플랫폼 공유화 작업이 끝나기 전에는 어려움을 겪을 수밖에없다. 특히 국내업체들 모두 외환위기 이후 심각한 어려움을 겪고있어 부실한 기아를 인수한 뒤 경영이 더 부실해질 수도 있다는 점을 배제할 수 없다. 삼성의 경우는 부실기업을 인수한다는 부담이다른 기업에 비해 더 크다.가장 중요한 입찰조건인 부채탕감 규모를 감안하면 문제는 더욱 복잡해진다. 기아 부채는 아시아를 포함해 모두 12조원 규모에 이른다. 지금까지 알려진대로는 채권단이 1조 이상의 부채탕감은 어렵다는 입장을 고수하고 있다. 이렇게 되면 무려 10조원의 부채를 떠안아야 기아 인수가 가능하다. 그렇게 되면 현대 대우는 물론 기아가 반드시 필요한 삼성도 기아를 인수할 재간이 없다. 포드의 자금력이 강하다지만 포드도 이 정도의 부채면 응찰이 불가능하다. 물론 채권단이 부채를 확실히 탕감해준다면 낙찰업체 선정이 가능하겠지만 대규모 탕감은 곧바로 국민들의 부담으로 돌아온다는 측면에서 불가능해 보인다. 입찰에 앞서 유찰 가능성이 조심스럽게 제기되는 것은 이런 이유에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