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경제신문사/1998년/280쪽/8천5백원

인터넷에 대한 관심이 나날이 뜨거워지고 있다. 불과 2, 3년 전만해도 그런게 있나 하는 정도였으나 이제는 반드시 알아야 하는 것으로 바뀌고 있다. 문맹에 빗대 인터넷을 모르는 사람을 넷맹이라고 부를 정도다.인터넷의 규모도 팽창을 거듭하고 있다. 고무풍선이 부풀어오르듯해를 거듭할수록 방대해지고 있다. 인터넷의 특성이 끊임없는 접속과 연결의 연속이기 때문이다. 세계 어디든 찾아갈 수 있고, 또 어떤 정보라도 구할 수 있게 됐다. 가히 정보의 바다라는 말이 실감나는 대목이다. 사용인구 또한 폭발적으로 늘어 4천만명에 이르는것으로 추산된다. 이런 숫자는 금세기말까지 5억명으로 늘어날 것으로 보인다.인터넷을 포함한 넓은 의미의 네트는 통신망과 정보망, 유선망을포괄한다. 사이버공간이나 사이버문화의 세계라고 부를 수 있는 것도 이런 이유에서다. 이 책은 이런 사이버공간의 문제를 다룬다.특히 주제를 이러한 세계에 사는 네티즌들이 알아야 할 행동규범으로 정하고 이 문제를 집중적으로 다룬다.이 책은 네트야말로 사람들의 마음 속에 건설된 인류 최초의 자유로운 세계공화국이라고 규정한다. 이 네트를 통해 사람과 사람이이어지고 현재가 미래로 연결되며 사람이 데이터와 접속한다. 이런과정에서 사람들은 커뮤니케이션과 연관된 기존 미디어의 갖가지여과작용을 배제한 채 다른 사람과 자유롭게 접촉하면서 제약없는대화를 나눈다. 개개인의 개성이 한껏 발현될 수 있는 무한한 공간구실을 하는 셈이다. 그렇다면 이런 공간에서 네티즌들은 어떻게행동해야 할까.이에 대해 이 책에서는 모두 12가지의 계명을 제시한다. 이 정도는알아야 네티즌으로서의 최소한의 예의규범을 지킬 수 있다는 것이다. 이 가운데 가장 많은 부분을 차지하는 것은 역시 공공성에 연결된 규범을 들수 있다. 네트 자체가 수많은 사람들이 같은 시간대에 함께 사용하는만큼 예절을 지켜 모두가 만족할 수 있어야 한다는 얘기다.이와 관련된 대표적인 계명으로는 「거칠고 완강한 인상도, 무기력한 인상도 주지 않는다」, 「대통령이나 정부에 위협적인 내용을담은 전자우편을 보내서는 안된다」, 「크래킹 같은 절도를 해서는안된다」, 「요란스럽게 영리를 추구해서는 안된다」, 「네트에 자신의 성생활에 대한 글을 띄워서는 안된다」, 「대역폭(로그인 포트나 전화선, 디스크공간, 그 밖에도 네트가 사용하는 온갖 자원을뭉뚱그려서 말함) 사용을 독차지하려 해서는 안된다」는 것 등을들수 있다.사이버공간의 발전을 위해 네티즌 개개인의 기여를 촉구하는 계율도 있다. 「다른 사람을 따분하게 만들어서는 안된다」와 「네트로부터 무엇인가를 얻기 위해서는 네트에 무엇인가를 제공해야 한다」에서 그런 느낌이 풍긴다. 다른 분야도 그렇지만 네트에서도 너무 이기적이어서는 안된다는 의미다.그런가 하면 네트상에서 최대한의 자유를 즐기라는 말도 잊지 않는다. 기본적인 규범을 지키되 개인의 자유를 최대한 발휘하라는 의미다. 여기에서는 「자유롭게 의사를 표현하라. 다만 검열은 절대로 하지도, 용인하지도 말라」, 「자연스럽게 네트의 일원이 되어맘껏 즐겨라」 등이 대표적이다. 표현의 자유가 없다면 네트는TV와 다를 것이 없다는 것이 이 책의 주장이다. 네트상에서 의사표현에 제약을 가하는 힘이 있다면 그것은 곧 사람의 생각을 억압하는 폭력이라는 것이다.12계명 가운데는 「다른 사람을 따분하게 만들어서는 안된다」는대목도 나온다. 네트에서 활동하는 사람들의 관심폭은 한정될 수밖에 없다. 따라서 자신의 메시지를 전달하는 중간중간 다른 네티즌들이 관심을 가질만한 얘깃거리를 골라 이것저것 얘기해주는 노력이 필요하다는 설명이다. 또 「네트에 올리는 주장과 정보의 질을 높여야 한다」고 주장하는 문구도 있다. 간결하고 명확하게 자신의 의견을 나타내고, 허튼소리나 호언장담 같은 것은 피하라는얘기다. 이밖에 「자신의 시스템 관리자나 네트에서 오랜 세월을보낸 그 밖의 다른 전문가를 존중하라」는 계율이 눈에 띈다. 네트의 여러 가지 불문율과 함께 이 책에서 소개한 12계명은 많은 네티즌들이 책임감 있고 품위있는 자세를 갖추는데 많은 도움을 줄 것으로 기대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