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특한 상품·우수한FC로 최우수 등급 획득..질높은 서비스 매진

지난 5월초 생명보험업계에 일대변화를 알리는 결과가 발표됐다.보험감독원이 발표하는 「97사업연도 생명보험회사 경영평가 결과」가 바로 그것. 이 보고서에서 시장점유율 0.1%에 불과한 네덜란드 생명이 국내대형 생명보험사들을 제치고 최우수 등급인「AA」를 획득한 것이다. 작년에 B등급이었던 경영평가가 일년만에 두단계가 뛰어올라 업계를 놀라게 했다.네덜란드생명은 네덜란드 종합금융회사 ING그룹이 전액출자한 외국인 소형생명보험사. 자본금 4백10억원에 자산이 9백11억원이다.자본금은 그나마 지난 2월 1백10억원의 증자를 단행, 이 정도로 커졌다. 월간수입보험료는 4백80억원 정도다. 월간수입보험료가 1조원을 넘는 삼성 교보 등 국내대형사들의 한 지점이 거둬들이는 규모에 불과한 수준이다.이 회사는 IMF이후 생명보험업계의 불황속에서도 신계약건수와 수입보험료가 날로 증가하고 있다. 다른 생명보험사와는 달리 IMF가일대 도약의 기회로 다가오고 있는 셈이다.네덜란드생명이 이처럼 약진하는 이유는 우선 고객중심의 경영전략덕분이다. 고객의 입장에서 필요한 금융서비스를 제공한다는 전략이 경쟁이 심해지는 IMF시대에서 힘을 발휘하고 있는 것이다. 네덜란드생명의 경영핵심은 「Your Financial Partner for Life(여러분들의 평생재무동반자)」란 구절에 함축돼 있다. 새로 계약을 맺는 순간부터 재무전문가가 평생동안 고객의 요구에 맞게 서비스하겠다고 약속하는 것이다. 건강에 관한한 주치의가 책임지듯이 고객의 모든 돈을 책임을 지고 운용 관리해주겠다는 각오다.고객에게 1:1서비스를 담당하는 사람은 재무컨설턴트(FC:FinancialConsultant). 이들 FC들이 고객 한 사람 또는 한 가정의 현재와 미래의 경제적 상황을 정확히 예측하여 거기에 꼭맞는 상품을 제공,고객만족도를 높이고 있다. 지난 6월 네덜란드생명은 3백명에 머물던 FC의 수를 7백명으로 대폭 증원했다. 여성보험설계사가 주류를이루는 국내생보사와는 달리 이중 70%가 대학을 졸업한 남자들이다.◆ ‘주치의’처럼 고객 돈 운용 관리FC는 국내보험사들에서 활동하는 보험설계사에 해당하는 영업사원들이다. 그러나 네덜란드생명에서는 결코 보험설계사란 직함을 사용하지 않는다. 대내외적으로 FC란 직함을 고집한다. 전문적인 재무지식을 갖추고 모든 재무적 컨설팅을 제공할 수 있는 전문가란점에서 일반 보험설계사와 다르다는 생각이다. 이러한 생각은 FC의 선발조건과 교육과정에서 비롯된다. FC가 되려면 우선 2~3년간직장생활을 해본 사람이어야 한다. 보험업계가 아닌 다른 업종에서훌륭히 업무를 수행한 사람을 선호한다. 기존업계의 관행에 물들지않은 사람들을 뽑아 새로운 방식으로 영업을 구사하겠다는 뜻이다.물론 선발과정은 까다롭다. 5번의 인터뷰과정을 거친 뒤 한달 정도의 신입교육과정을 거쳐야 정식 FC로 활동할 수 있다.주력상품이 독특한 것도 영업실적 호전의 큰 요인이다. 네덜란드생명은 국내보험사가 「저축성 보험」에 치중하는 것과는 달리 「보장성 보험」을 주로 취급한다. 보장성 보험은 사고에 대비한 것으로 원래 보험의 기능이랄 수 있다. 즉 사고가 나야 보험금을 탈수있는데 보험료가 매우 싸다. 대신 사고시 받는 보험금은 저축성보험에 비해 월등히 높은 편이다.네덜란드생명의 주요상품인 종신보험의 경우 평생동안 모든 위험에대한 보장을 제공하면서 호환성있는 다양한 특약을 첨부, 자신이필요로 하는만큼만 상품을 조립하도록 고안돼 있다. 또한 언젠가는보험금이 반드시 지급되므로 자녀에게 상속자금으로도 활용할 수있다. 최근엔 보험료에 부담을 느끼는 고객들을 위해 소득수준에맞춰 보험료를 탄력적으로 내도록 하는 수정 종신보험도 선보였다.이러한 보장성 보험은 IMF 이후 소득감소로 해약이 늘고 있는 저축성 보험과는 달리 해약률이 낮다.◆ 보장성 보험 주력… IMF가 도약 기회돼네덜란드생명이 영업초기부터 실적이 두드러진 것은 아니다. 지난93년까지만 해도 국내생보사들처럼 시장점유율을 높이기 위해 보험설계사를 대거 모집, 수익구조에서 거품이 많았다. 거품이 많다보니규모가 커지고 실속이 없었다. 이때 대표이사로 발탁된 윤인섭사장이 대대적인 구조조정 작업을 단행한 것이다. 자금담당이사에서 일약 부사장으로 선임된 그는 2년 동안 영업사원을 7백여명 감축하고본사직원도 25% 줄였다. 영업전략에 FC개념을 도입한 것도 이때부터다. 그는 또한 새로운 상품 개발을 통해 다른 생보사들과 차별화를 꾀하는 전략을 택했다. 올해초 증자를 계기로 ING그룹에서 신상품개발전문가인 외국인 임원을 영입, 고객의 금융니즈에 대응할수 있는 상품개발에 나서고 있다.네덜란드생명의 윤사장은 『저희 회사는 시장점유율을 5%까지 끌어올린다는게 목표입니다. 이를 위해선 우수한 FC발굴과 육성이무엇보다 중요합니다. 이들의 정착률을 높여 고객에 대한 질높은서비스를 지속적으로 제공함으로써 계약유지율을 향상시켜 나갈것』이라고 말한다.★ 인터뷰 / 윤인섭 네덜란드생명 사장"보수적 자산운용이 가장 큰 기반"▶ IMF체제 이후 생명보험업계의 변화는.다른 금융산업과 마찬가지로 양극화 현상이 두드러지고 있다. 수입보험료와 수익이 증가하는 업체가 있는가 하면 경영이 악화되는 업체가 속출하는 등 명암이 크게 엇갈리고 있다. 특히 외국계 생보사들은 대부분 실적이 크게 향상되고 있는 것이 특징이다.▶ 귀사의 경영상황은.올들어 실적이 크게 호전되고 있다. 수입보험료가 크게 늘어 시장점유율이 높아지고 있다. 수익성 등 질적인 면에서는 국내업체들보다 월등히 앞서고 있다. IMF를 계기로 고객들이 경영이 건실한 업체로 몰리고 있기 때문이다. 선진국에서처럼 국내생보업계에서도질을 쫓아가는 (Flight to Quality) 경향이 강해지고 있다.▶ 경영이 호전되는 이유를 든다면.평소 보수적인 경영을 택한 것이 가장 큰 기반이 되고 있다. 과거호황기에도 주식투자를 피하는 등 보수적인 자산운용을 실시, 부실채권을 전혀 보유하지 않고 있다. 보험은 안전을 최우선시하는 금융상품으로 그동안 이익잉여금 한도내에서만 주식투자를 한다는 원칙을 고수했다. 이는 모기업인 ING그룹의 경영철학과 경험에서 나온 결과이기도 하다.▶ 구체적인 자산운용방식은.홍콩에 있는 ING그룹 자산운용회사의 관리지침에 따라 투자하고있다. 국내에서 주로 안정적인 채권에 투자하고 있다. 현재 투자수익률은 다른 국내생보사보다 2% 포인트 높은 수준이다.▶ 위기는 없었는지.지난 94년에 큰 어려움을 겪었다. 국내생보사에 비해 조직과 자본금면에서 극히 열세임에도 불구하고 국내생보사의 영업방식을 좇다보니 경쟁에서 크게 뒤처졌다. 어쩔 수 없이 과감한 구조조정을 단행했다. 본사직원중 25%를 감원하는 한편 영업사원을 대폭 물갈이했다. 자금담당이사에서 일약 대표이사 부사장으로 전격발탁된 것도 이때다. IMF를 맞고 있는 현상황에서 보면 당시의 위기가 오히려 도약의 기회가 된 셈이다.▶ 현재 경영전략의 핵심이라면.우수한 FC의 발굴과 육성이다. 영업은 사람이 좌우하기 때문이다.올해안에 2백명정도 FC신입사원을 추가 선발할 계획이다. IMF로인해 우수한 인력을 모집할 수 있는 절호의 기회라 생각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