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료전자우편 제공, 소비자 신상정보 활용 ... 한메일넷, 가입자 급증

광고에 집행하는 예산중 절반은 아무 효과없이 낭비되고 있다고 한다. 그런데 더욱 큰 문제는 낭비되는 절반이 어디에서 비롯되는지알수 없다는데 있다. 대중매체를 이용한 매스마케팅의 한계를 일컫는 말이다.최근들어 관계형마케팅, 데이터베이스마케팅, 핀포인트마케팅, 1대1마케팅 등 최신 마케팅 기법이 등장해 매스마케팅의 한계를 극복하려 하고 있다. 이들 최신 마케팅기법의 공통점은 데이터베이스와통신망의 활용이다. 사용자의 신상기록이나 구매성향등을 집적한데이터베이스를 통해 잠재적 구매자를 정하고 통신망을 통해 원하는 타겟에 집중적으로 광고를 내보는 것이다.그러나 이런 첨단 마케팅기법의 문제는 실현가능성이다. 우선 사용자들의 신상기록을 수집하는 일 자체가 쉽지 않다. 특히 사생활보호가 강조되면서 그렇다. 설사 데이터베이스를 구축했다 해도 소비자들이 사생활을 침해받는 느낌이 들게 하면 오히려 데이터베이스마케팅을 안하느니만 못한 경우도 생긴다. 미국 하버드 경영대학원의 수전 퍼니어교수팀은 소비자들이 디렉트마케팅이란 이름으로 자신의 신상기록이 수집된다는 사실에 점점 신경질적으로 돼간다는내용의 연구자료를 발표한 바있다. 실제로 한 여성은 「생리대를더 구입해야 할 때」라는 내용의 안내 편지를 받고 나서 백화점카드를 없애버린 사례도 있다.따라서 데이터베이스마케팅과 같은 마케팅이 원하는 성과를 거두려면 신상정보를 데이터베이스화하는 동시에 신상자료를 마케팅에 활용한다는 사실에 대한 소비자의 동의가 필요하다. 그러나 소비자들의 신상자료를 마케팅자료로 사용하기 위해서는 그만한 반대급부를제시해야 한다. 무료전자우편, 광고보면 돈주는 인터넷사이트, 인터넷 무료접속 등이 대표적이다. 특히 무료전자우편 서비스는 대규모로 사용자를 끌어 모아 이들의 신상정보를 마케팅에 활용할 수 있다는 점에서 차세대마케팅의 기반으로 각광받고 있다.무료전자우편은 미국의 핫메일(www.hotmail.com)이 대표적이다.핫메일이 웹기반 무료전자우편으로 급성장하자 야후 라이코스 등과같은 대형 검색사이트에서도 무료전자우편서비스를 함께 제공하고있다. 국내에는 다음커뮤니케이션의 한메일넷(www.hanmail.net)이대표적이다. 지난해 5월 서비스를 시작한 이래 1년만에 가입자수가30만명을 넘는등 올들어 매달 10만명씩 늘고 있다. 현재 가입자수는 50만명으로 인터넷사용자 2백만명의 25%가 한메일넷에 가입한것으로 나타났다.광고주를 유치해야 하는 무료전자우편서비스는 선발업체의 이점이절대적이다. 무료로 전자우편서비스를 제공하는 곳이 몇군데 있지만 한메일넷처럼 가입자수가 수십만명을 넘긴 곳은 없다.한메일넷은 사용자의 신상기록을 성별, 거주지역, 연령 등 인구통계학적으로 분류해 갖고 있다. 이외에도 사용자신상기록이 자동차 배기량, 자녀수, 관심사 등 총 23개 세부항목으로 구분돼 있다. 광고를 원하는 광고주는 원하는 대상을 골라 광고를 노출할 수 있다.정확한 타깃에 광고를 집중해 광고효과를 높이고 광고비를 절감할수 있는 것이다.그러나 한메일넷이 지니는 광고매체로서의 장점은 사용자들이 광고를 보는데 동의했다는데 있다. 똑같은 광고성 메일이라도 사용자의동의를 받지 않으면 스팸으로 분류돼 배척대상이 된다. 그런데 한메일넷은 사용자들이 전자우편을 무료로 사용하는 대가로 광고를봐주기로 동의했기 때문에 광고성 메일에 대해 거부감이 적고 배너광고의 클릭률이 높게 나타난다.실제로 보통 인터넷사이트에 뜨는 배너광고의 클릭률은 0.5%선이라고 한다. 1천명중 5명 정도만이 배너광고를 보고 클릭한다는 것이다. 그런데 한메일넷은 클릭률이 0.8~2%다. 이에 대한 설명은 두가지가 가능하다. 우선 사용자들이 광고를 보겠다고 동의했기 때문에 광고에 대한 저항심리가 적기 때문이다. 또한 광고를 무차별적으로 내보내는게 아니라 광고타깃을 세분화한데서 그 원인을 찾을수 있다. 즉 한메일넷에 광고할 때는 몇가지 옵션을 걸수 있다.LG전자가 한메일넷에 내보낸 리베세탁기의 경우 타깃설정을 세가지로 정했다. 미혼, 20대와 30대의 기혼남녀, 월수입이 1백만원에서2백만원 등 세가지를 옵션으로 걸었다. 리베세탁기가 필요할 것이라고 생각되는 사람들에게 광고를 내보낸만큼 사용자들이 광고에주목하고 배너를 클릭하는 비율이 다른 인터넷사이트보다 높게 나오는 것이다.리바이스에서 프로모션과 이벤트를 담당하고 있는 이재헌씨는 『같은 인터넷이라 해도 사이트에 따라 광고매체로서 매력이 다르다』며 『당초 국내 유력 일간지의 인터넷신문사이트에 광고를 내려 했는데 사용자들의 신상정보를 제공받을 수 없어 한메일넷에 광고를냈다』고 말했다. 즉 인터넷이 아무리 첨단 마케팅을 할 수 있는기반을 제공한다 해도 해당 사이트를 운영하는 방식에 따라 구사할수 있는 마케팅기법은 큰 차이가 난다는 것이다.사용자의 신상정보없이 기존의 인쇄매체에서 하던 관행대로 광고를수주하는 유력 일간지의 사이트는 아무리 인터넷신문이라 해도 여전히 매스마케팅일 수밖에 없다. 사용자정보를 데이터베이스화해마케팅자료로 적극적으로 활용할 수 있어야 핀포인트마케팅이나 1대1마케팅과 같은 첨단 마케팅기법을 구체화할 수 있는 것이다.이재헌씨는 『리바이스의 경우 한국 일본 대만 싱가포르 등 아시아4개국에 홍보용 홈페이지를 새로 만들었는데 유독 한국사이트가 다른 3개국의 사이트에 비해 소비자들의 방문 빈도가 상당히 높게 나타났다』고 밝혔다.★ 원하는 대상에게 집중적으로 광고한국과학기술원(KAIST)은 올하반기 테크노MBA과정을 일반인에게 개방하면서 인터넷을 통해 학생모집광고를 냈다. 보통 학생모집공고는 일간신문 등에 광고를 내보내고 그치지만 KAIST는 인터넷을 통해서 광고를 하기로 결정했다.한메일넷을 통해 5월 18일부터 6월 19일까지 한달간 게재했다. 이기간동안 배너광고를 클릭한 횟수는 2만건 정도였다. 실제로KAIST가 학생모집 홈페이지를 운영한 것은 4월부터였는데 광고이후 방문자수가 급증했다.KAIST의 마케팅을 담당하고 있는 교육기획팀 윤영일 팀장은 『테크노MBA과정을 유치하고자 하는 대상은 대학을 갓 졸업한 23세부터 직장생활경험이 어느 정도 쌓인 35세까지』라며 『모집대상에맞춰 이들에게 집중적으로 광고할 수 있었다』고 말했다.실제로 KAIST의 테크노MBA과정에 지원한 33명의 연령별 구성을보면 대학을 갓 졸업한 24세미만이 5명, 직장생활을 2~3년 경험한25~30세가 24명이었다. 30~35세 2명, 35세이상도 2명이었다.최근 워커힐호텔도 인터넷을 통한 광고를 시도했다. 보통 여름상품패키지를 판매하기 위해 월간지 주간지 일간지 텔레마케팅 라디오DM 등을 이용하는데 올해는 시험적으로 인터넷을 통해 광고를 하기로 결정했다.워커힐호텔에서 마케팅을 담당하고 있는 한길현씨는 『7월17일부터8월 15일까지 한달간 배너광고를 내보냈는데 3만명이 배너광고를클릭한 것으로 나타났다』고 밝혔다. 한씨는 또 『여름상품패키지안내 홈페이지의 클릭률이 1.57%』라며 『보통 0.5%선에 그치는클릭률에 비하면 상당히 높게 나온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