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업무제휴로 저희 은행은 큰 투자없이 영업망을 전국적으로 확대할 수 있었습니다. 업무제휴 파트너인 우체국으로서는 수수료를 챙기는 동시에 선진 민간은행의 노하우를 습득할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김남주 한미은행 전략혁신팀 과장이 밝히는 업무제휴 효과다. 최근금융산업이 급변하면서 금융기관간 전략적 제휴가 크게 늘고 있다.그중에서도 지난 3월9일부터 효력을 발휘한 한미은행과 우체국간업무제휴는 금융계의 부러움을 산 성공적인 사례로 꼽히고 있다.업무제휴 내용은 우선 한미은행 고객들이우체국에서도 자유롭게 예금과 입금을 할수 있도록 한 뒤 점차 저축성 예금이나 예금의 신규가입 및 해지 업무로 확대하자는 것. 대신 우체국은 한미은행 고객이 우체국 창구에서 입금이나 출금할 때마다 취급수수료를 받는다.수수료는 건당 4백70원.두 금융기관이 전략적 제휴를 제안하고 업무개시를 하기까지 걸린시간은 약 1년. 업무제휴를 제안하고 타당성 검토를 하는데 6개월,그후 제휴업무를 위해 준비하는데 또다시 6개월이 소요됐다. 이 기간동안 두 기관의 전산망을 상호보완하는 한편 전직원들에 대해 변경된 업무내용을 교육시켰다. 현재 두 기관은 「헬프데스크」라는별도의 공동조직을 운영, 고객들의 서비스 불만이나 분쟁을 함께처리하고 있다.◆ 독자적인 업무영역은 그대로 유지이같은 전략적 업무제휴를 먼저 제안한 쪽은 한미은행. 한미은행은점포수의 절대 부족으로 오랫동안 골머리를 앓아왔다. 업무제휴를제안할 당시인 지난해 11월만 하더라도 한미은행의 점포수는 1백24개에 불과했다. 점포수를 늘리려해도 막대한 자금이 소요되는데다시간이 걸리기 때문에 점포망이 많은 제휴선을 찾았던 것이다.이 때 전국 3천여곳에 점포를 둔 우체국이 둘도없는 훌륭한 전략제휴 파트너로 부각됐다. 한 점포를 설치하려면 최소한 30억원이 들어가는데 이러한 막대한 투자자금을 들이지 않고서도 우체국의 창구를 이용할 경우 한미은행 고객들이 언제 어디서라도 편리하게 이용할 수 있을 것으로 판단했다.우체국으로서도 수수료 수입을 올리면서 선진 민간은행의 금융기법과 경험을 습득할 수 있는 좋은 기회라고 판단했다. 우체국은 정보통신부 산하 금융기관이지만 금융산업의 급속한 변화속에서 살아남기 위해선 변화가 필요하다고 여겼다. 모델로 한미은행을 삼았는데한미은행이 뱅크오브아메리카의 민간합작은행으로 국내에서 선진금융기법을 구사해온 점을 높게 평가했기 때문이다. 결국 한미은행은우체국과의 업무제휴를 통해 영업점을 급속히 확대하는 효과를, 우체국은 선진금융기관의 금융기법과 경험을 배울 수 있는 기회를 획득함으로써 양측의 이해가 일치한 셈이다. 또 한미은행과 우체국은민간금융기관과 정부관련 금융기관으로 서로의 특징이 달라 상품이나 서비스가 차별화돼 독자적인 업무영역은 그대로 유지될 것으로분석했다.실제로 두 금융기관은 업무제휴로 인해 큰 효과를 보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한미은행의 경우 제휴업무를 개시한 지난 3월부터 6월까지 4개월동안 우체국을 통한 입출금 건수가 하루 평균 1천4백16건으로 금액으로는 30억6천3백만원의 거래가 이뤄진 것으로 나타났다. 우체국도 수수료 수입으로 4개월동안 8천3백37만원을 벌어들인 것으로 집계됐다.앞으로 한미은행은 입출금이 자유로운 예금 뿐만 아니라 저축성예금 상품에도 전략적 업무내용을 적용할 계획이다. 우체국의 업무를한미은행 창구에서 처리하는 방안도 강구되고 있다. 또한 업무제휴를 적극 활용할 수 있는 새로운 금융상품 개발에도 나설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