페이스와 손잡고 11월 첫선...소니·필립스와 동시 시판, 기술력 인정받아

LG전자는 올 8월초 세계 최대의 셋톱박스 제조업체인 영국의 페이스와 전략적 제휴를 맺고 유럽의 디지털TV 시장 공략에 나섰다.LG전자가 상대적으로 우위를 갖는 디지털TV 제조 능력과 페이스의 셋톱박스 제조 능력을 결합, 유럽의 디지털TV 시장을 선점하겠다고 나선 것이다. 페이스는 위성방송을 일반 가정에서 볼수 있도록 도와주는 셋톱박스를 제조하는 업 체로 전세계 셋톱박스 시장의22%를 차지하고 있다. 양자의 기술력이 결합된 디지털TV는 오는11월에 첫선을 보일 예정이다.LG전자는 올 3월말부터 페이스와 전략적 제휴를 모색하기 시작했다. 영국 정부가 디지털 위성방송을 시작한다고 발표하자 영국의LG전자 판매상들은 LG전자 본사에 디지털 위성방 송을 시청할 수있는 TV를 개발해 달라고 요청했다. 그러나 LG전자는 이를 선뜻수용하기 가 힘들었다. 당시 LG전자는 내년 하반기 시판을 목표로독자적인 디지털TV를 개발하고 있었다. 판매상들의 요구를 들어주자면 제품 개발 공정을 1년이상 단축해야 했다. 전세계 디 지털TV시장에서 영국이 차지하는 비중이 낮았기 때문에 무리를 하면서까지 공정 단축을 추진하기는 힘들었다. 특히 셋톱박스를 전략적으로육성하지 않았기 때문에 시장 변화에 신 속히 대응하기도 어렵다는문제가 있었다.이 문제로 고심하고 있던 중 LG전자는 페이스에 주목하게 됐다.페이스는 영국에 본사를 두고 있을 뿐만 아니라 세계 최고 수준의셋톱박스 기술력을 확보하고 있었다. LG전자는 옳다구나 하고 제휴를 제안하게 됐다.페이스도 셋톱박스를 내장한 디지털TV를 공동으로 개발하자는 LG전자의 제의를 처음부터 긍정적으로 받아들였다. 셋톱박스 시장이이미 성숙단계에 접어들어 성장에 한계를 보이고 있는데다 셋톱박스 시장 자체도 영세했기 때문이다. 게다가 유럽 최대의 시장인 독일과 프 랑스가 당분간 디지털 위성방송을 시작할 계획이 없었기때문에 셋톱박스를 판매할 새로운 시장이 절실했다. 이런 상황에서LG전자가 제휴를 제안했던 것이다.◆ 기술개발력 제품판매력 향상양사는 서로의 이해관계가 맞아떨어져 올 3월말에 첫 접촉을 가지고 5월 중순에는 페이스측 의 최고경영진이 LG전자 본사를 방문하는 등 전략적 제휴에 대한 논의를 초고속으로 진행 ㅎ다. 특히 영국 출신의 배리 월모어 영국 판매법인 사장이 LG전자를 대표해서페이스측과 협상에 나선 것도 유리하게 작용했다. 월모어 사장이영국의 비즈니스 관행을 잘 알고 있어 단기간에 합의점을 도출할수 있었다. 물론 디지털TV에 셋톱박스를 내장하는 과정에서 양 측기술진의 의견이 달라 어려움을 겪기도 했다. 하지만 최고경영진이합의한 제휴 원칙을 살리는 수준에서 서로가 양보했다. 이런 노력끝에 양측은 8월초 전략적 제휴협정을 체결했다.LG전자는 이번 제휴로 영국 뿐만이 아니라 유럽 전체의 디지털TV시장을 공략할 수 있는 교두보를 확보하게 됐다고 평가하고 있다.유럽의 디지털TV 시장 규모는 99년 9천만달러에 서 2000년에는 4억1천만달러로, 2003년에는 20억달러로 급성장할 것으로 예상되고있다. LG 전자는 또 일본의 소니와 네덜란드의 필립스 등과 같은시기에 디지털TV를 시판할 수 있 게돼 기술력을 인정받을 수 있게된 것도 무형의 효과라고 분석한다. LG전자의 원래 계획대 로면경쟁업체에 비해 1년정도 늦게 디지털TV를 시판해야 했다. 그러나페이스와의 전략적 제휴로 세계 일류업체들과 같은 시기에 디지털TV를 선보일 수 있게된 것이다. LG전자는 일류기업과 나란히 신제품을 내놓았다는 평가가 컬러TV 판매 증대로까지 이어질 것이라고 기대하고 있다. 현재 LG전자가 영국의 TV시장에서 차지하고있는 점유율은 2%이다.LG전자의 공오식 사업개발담당 상무보는 페이스와의 협력을 『기술 개발과 판매 능력에서 시너지 효과를 얻을 수 있는 기업이라면적극적으로 전략적 제휴를 추진한다는 최고경영진 의 방침에 따른결과』라며 『양사 모두에게 이익이 되는한 제휴관계는 지속될것』이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