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 수익보다 프로젝트 발판 마련시 추진....기업간 과열경쟁, 정부조율 필요

현대그룹이 추진중인 금강산 관광사업은 폭발력이 큰 대북비즈니스에 속한다. 민간기업에 의한 관광사업이 처음으로 실현된다는 의미못지않게 금강산관광사업이 원만히 이뤄질 경우 이를 계기로 대북한 합작사업 또한 줄을 잇게 될 공산이 크다.이런탓에 현대그룹은 금강산 관광사업 추진에 총력전을 펴고 있다.북한 장전항 부두접안시설은 현대건설이, 관광객모집 및 관광코스개발은 금강개발이,크루즈도입은 현대상선이 각각 역할을 분담해만전을 기하고 있다.당초 현대그룹이 마련한 금강산사업은 오는 25일 첫 유람선을 출항시켜 11월 중순까지 모두 5만여명을 실어나르는 것이었다. 그러나최근 북의 수용준비 부족 등으로 연기론이 제기되면서 당초 예정보다 늦어질 가능성도 대두되고 있다.관광객은 실향민 65%, 일반인 20%, 해외교포 및 외국인 10%, 기타5%의 비율로 모집할 방침이다. 실향민은 연령순으로 선발하되 출신지별로 배분하고 일반인은 정계 학계 재계 등 각계를 대표하는기관에서 추천을 받아 선발할 방침이다.관광코스는 구룡폭포코스, 만물상코스,해금강코스등 3개 코스를 잠정 확정했다. 구룡폭포코스는 장전항-온정리-금강산호텔-목란관-옥류동-구룡폭포까지,만물상코스는 장전항-관음폭포-삼선암-천선대까지, 해금강코스는 장전항-금강산호텔-삼일포-해금강을 들러보는 것으로 짜여 있다.관광객을 실은 크루즈선은 25일 오후 강원도 동해항을 출발해 다음날 오전 8시에 장전항에 도착한다. 이때부터 관광객들은 3개팀으로나눠 하루 1개코스를 구경하게 된다. 숙박은 금강산내에 수용시설이 마땅치 않아 유람선에서 하게 된다.◆ 유람선운항 ‘내항이냐 외항이냐’ 대립현대가 가장 고심을 하고 있는 것은 관광요금 산정이다. 금강산관광비용은 4박5일 기준 1인당 평균 1천달러 수준에서 맞출 계획이다. 이가운데 3백달러는 입북용 비자발행료, 금강산관광비 명목으로북한측에 지급된다.그러나 이 요금은 정부가 유람선운항을 내항면허로 내주느냐, 아니면 외항면허로 내주느냐에 따라 달라진다. 현대는 외항 부정기여객운송사업면허를 원하고 있다. 그러나 면허권을 쥐고 있는 해양수산부는 헌법3조(대한민국의 영토는 한반도와 그 부속도서)와 남북교류에 관한 기본합의서(남북교류를 내부거래로 규정)를 내세워 외항면허를 내줄 수 없다는 입장이다.이렇게 될 경우 선상영업에 대한 부가세가 10% 붙고 유람선 용선비를 줄이기 위해 현대가 계획하고 있는 카지노영업도 불가능해져요금은 80% 정도 높아질 가능성이 크다. 현대그룹측은 금강산관광의 역사적 의미가 큰만큼 정부가 관련부처의 협의를 통해 합리적인결정을 내릴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금강산관광의 전체적인 수익성은 현대입장에서 볼때 사실 남는 사업이 아니다. 손해감수를 예상하고 현대는 금강산관광사업을 추진하고 있다. 손해를 보지 않기 위해서는 관광요금을 현실화하는 것이 최선이나 이렇게 될 경우 국민들로부터 엄청난 비난을 감수해야한다.◆ 경쟁과열 땐 북한만 이득봐이뿐만 아니라 장전항 접안시설건설 및 금강산일대 휴게시설마련등제반 기반시설건설에도 당장 돈을 투자해야 한다. 금강개발 백진기금강산관광팀장은 『금강산관광사업은 수익성 차원에서 추진되는것이 아니고 이를 통한 다른 대북비즈니스 활성화를 위해 추진되고있다』고 배경을 설명했다.현대가 금강산관광을 교두보로 삼아 추진중인 대북프로젝트는 6개.연산 1천대 규모의 자동차합작공장건설, 철근생산사업, 건설분야 제3국 공동진출, 고선박해체사업, 서해안공단사업 및 통신사업, 금강산리조트사업 등이다.자동차조립공장건립은 현대자동차,고선박해체 및 철근공장사업은인천제철, 제3국 건설시장 공동진출은 현대건설, 서해안공단사업은현대종합상사, 통신사업은 현대전자가 각각 맡아 추진키로 내부조율을 마친 상태다.사실 현대그룹은 금강산관광보다는 자동차조립공장건설등 6대 대단위 프로젝트에 비중을 더 두고 있다. 한마디로 금강산관광사업을발판삼아 다른 대기업을 따돌리고 대북사업의 주도권을 잡는다는복안을 현대는 갖고 있다.이에따라 금강산관광사업을 놓고 국내기업간 경쟁도 치열해지고 있다. 통일그룹이 뛰어들었다. 통일그룹 산하 금강산국제그룹 박보희회장은 지난달 12일 북한 아태평화위원회측과 금강산관광사업에 합의했다고 발표했다.통일그룹은 현대그룹과는 달리 쾌속선을 이용한 1일 금강산관광계획을 추진하고 있다. 통일그룹의 금강산관광요금은 아직 확정되지않았으나 현대보다는 저렴할 것이라고 통일그룹측은 밝혔다.금강산관광사업이 국내 기업간 과열양상을 띨 조짐을 보이자 이를우려하는 시각도 없지 않다. 전문가들은 『국내기업들이 경쟁하는과정에서 이득을 보는 것은 북한밖에 없다』며 정부가 나서 사전조율을 하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지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