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즘처럼 신용위기가 심화되는 상황에서는 향후 금리의 변화추이를섣불리 점치기 어렵다. 자금의 편중공급 현상을 감안하면 더욱 그렇다. 그러나 어떤 경로를 거치든간에 금리가 단기적으로 하향안정세를 띨 것으로 보이지는 않는다.우선 올연말까지 14조원의 재정적자 보전용 국채를 포함해 약 64조원의 국공채가 발행될 계획이어서 회사채 시장을 구축할 것이다.정부가 재정적자 보전용 국채를 회사채 수익률보다 불과 1%포인트낮은 금리로 발행하고 있어 투신사 등 기관투자가들이 회사채보다무위험자산인 국채를 선호할 가능성이 크기 때문이다.만약 국채 발행이 순조롭지 않을 경우 기관투자가들은 일정부분 부담을 떠안을 수밖에 없어 회사채 보유여력이 약해질 것이다. 금융기관의 부실채권 매입과 출자지원에 이용되는 약 40조원의 공채는시장에 유통될 가능성은 적으나 유동성 확보를 위해 금융기관들이매각할 경우 시장금리를 상승시키는 요인이 될 것이다.회사채 발행물량도 10월경까지 증가세를 보일 것으로 예상된다. 정부의 대기업 여신 및 기업어음(CP)발행 규제로 대기업의 회사채발행이 늘어나고 있기 때문이다. 외채상환과 유동성 확보를 위한기업들의 자금수요는 늘어나는 반면 투신사의 동일기업 유가증권보유 규제로 회사채 매입여력은 축소될 것으로 보인다.올해들어 두드러진 현상중의 하나는 자금의 단기부동화 현상이다.은행 신탁예금이나 투신사의 장기공사채형 펀드와 같은 장기수신은지속적으로 감소하고 있는 반면 은행 저축성 예금이나 투신사 단기공사채형 펀드 같은 단기수신은 크게 증가해 지난 7~8월에는 전월에 비해 약 20조원이나 증가했다. 그동안 채권에 집중적으로 투자한 금융기관들은 자산과 부채간 기간구조의 불일치가 심해져 장기채권투자를 크게 늘리기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정부는 경기부양을 위해 가능한 한 금리를 낮추려고 하고 있지만국내외 금리차이가 역전되어 한계가 있을 것으로 보인다. 국내 금리가 지나치게 하락할 경우 해외로 자본이 유출될 가능성이 있기때문이다. 따라서 미국 등 국제금리가 하락하거나 외평채 등 한국물 금리가 떨어지기 전까지 콜금리는 당분간 연 8%대에서 보합세를 나타낼 것이며 회사채 수익률은 연 14%대를 넘어설 것으로 예상된다.장기적으로 금리는 하향세를 보일 것이나 하락폭과 속도는 정부의통화공급 확대와 금융부문의 구조조정 여하에 좌우될 것이다. 그동안 우리나라의 금리는 기업의 만성적인 자금부족으로 높은 수준을유지해 왔다.문제는 금융 구조조정 과정에서 자금공급이 원활하게 이루어지느냐이다. 정부는 은행들이 자기자본비율을 높일 수 있도록 충분히 지원하겠다고 말하고 있지만 경기침체로 인해 부실채권이 계속 늘어날 경우 은행들의 대출여력은 당분간 회복되기 어려울 것이다.따라서 내년에도 금리가 대폭 하락하기는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기업들은 매출둔화와 부채 원리금상환으로 자금압박을 받을 것이다. 정부의 통합재정수지는 내년에도 약 30조원의 적자를 기록할것으로 보인다. 경기침체로 세입은 줄어드는 반면 실업지원, 사회간접자본 확충, 국채이자부담 등으로 재정지출은 늘어날 것이기 때문이다. 따라서 재정적자 확대에 따른 정부의 자금수요는 당분간 지속될 것으로 전망된다. 한국은행의 유동성공급에 따라 차이는 있겠으나 내년에도 회사채수익률은 연 12% 이하로 떨어지기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만약 국제금융시장의 불안으로 외국자본의 이탈이 가속되고 기업단기외채 만기연장이 부진해 환율이 급등하거나 기업부도사태가 다시 확산될 경우 회사채금리도 연 15%대로 상승할 수 있으며 기업신용도에 따른 금리차별화 현상은 더욱 심화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