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일·중 3천만달러어치 수출 계약 ... 꾸준한 연구 '식품 발명가'명성

IMF시대의 최고 애국자는 뭐니 뭐니해도 수출전사들이다. 이런 의미에서 전직원 40여명의 작은 중소기업 (주)그래미를 이끌고 있는남종현 회장(55)은 애국자로 꼽힐만하다. 남회장은 숙취 해독용 천연차 「여명808」을 개발, 최근 미국과 중국 일본 등 3개국에 각각1천만달러씩 3천만달러어치를 수출하기로 계약을 맺었다.남회장은 『우리 땅에서 자생하는 천연원료를 재료로 세계에 내놓아도 손색이 없는 식품을 개발하겠다는 소망이 여명808을 통해 결실을 맺은 것』이라고 말한다.여명808은 오리나무 추출액을 주원료로 갈근(칡), 감초, 여정실(강장제로 쓰이는 광나무의 열매) 등의 천연 약초를 첨가해 만든 숙취해독용 천연차이다. 남회장은 옛날부터 민간에 전해지는 「오리나무를 술에 담가 두면 술이 물이 된다」는 얘기에 귀가 솔깃해져 오리나무를 주원료로한 숙취 해소 음료 개발에 몰두하게 됐다고 한다.남회장은 『막상 연구를 해보니 오리나무 하나만으로는 숙취 해독효과가 별로 없어 오리나무의 효능을 극대화해줄 수 있는 다른 보조 성분을 찾아 혼합해야 했다』고 말한다.숙취 해독 효과를 높이기 위해 여러 가지 다른 기술적인 방법으로오리나무의 성분을 추출해 보기도 하고 다양한 성분을 번갈아 가며혼합하면서 무려 8백7번의 실험 과정을 거쳤다고 한다. 시행착오를거듭하다 보니 92년초에 시작한 연구가 96년11월에야 결실을 맺을수 있었다. 여명808이란 제품명에서 808은 8백8번째 실험에서 상품화에 성공했다는 의미이다. 여명이란 이름은 이 천연차를 마시면과음한 다음날에도 「밝아오는 새벽(여명)」처럼 기분이 맑아진다는 의미에서 붙였다.여명808은 지난해 대한민국 특허기술대전에서 특허청장상과 스위스제네바에서 열린 국제발명전에서 대상 다음인 금은상, 미국 LA에서 개최된 국제 신제품 및 신기술발명전에서 식음료분야 대상을 각각 수상했다. 이번에 미국과 일본, 중국 등과 수출계약을 맺을 수있었던 것도 세계 발명전에 나가 수상하며 기술력을 인정받을 수있었기 때문이다. 현재 여명808은 「알코올 해독용 천연차 제조방법 및 그 천연차」로 전세계 87개국에 특허 출원돼 있다.◆ 5년간 8백7번 시행착오 거듭남회장은 『중소기업이 살아남으려면 남들이 쉽게 모방할 수 없는그 기업만의 발명품을 가지고 있어야 한다』며 『식음료 분야에서도 얼마든지 새로운 제조기법과 공법을 이용해 발명품을 내놓을 수있다』고 강조한다.실제로 남회장은 「식품 발명가」로 불린다. 천연원료를 여러 가지방법으로 혼합, 가공해 갖가지 새로운 식품들을 개발해내기 때문이다. 여명808을 내놓기 전에 남회장은 이미 「그래미」라는 양념을개발했다. 이 제품은 마늘과 생강, 감초 등 1백% 천연원료만으로만들어진 분말 양념이다. 『그래미는 고기를 구울 때 나는 냄새와연기를 줄여주고 음식 본래의 맛을 풍부하게 해준다』고 남회장은설명한다. 그래미를 제조하는 기술은 국내와 일본에서 특허 등록돼있다. 그러나 그는 『유통망이 취약해서 이 제품을 시장에 정착시키는데는 실패했다』며 『여명808이 해외에서 호평받은 것을 계기로 국내 판매에 돌입하고 이어서 그래미도 새롭게 선보일 예정』이라고 계획을 밝힌다. 이 회사는 최근 사업설명회를 통해 여명808을취급할 대리점을 전국에 70여개 확보했다.남회장이 식품 발명에 관심을 갖게 된 것은 헐값에 팔리는 우리 농산물에 부가가치를 높여보자는 생각 때문이었다. 우리 농산물을 재료로 세계에 수출되는 식품을 만들어야겠다는 포부로 식품 발명에뛰어들게 됐다는 설명이다. 이런 생각으로 전자 관련 사업을 그만두고 92년부터 개인 연구실과 실험용 농산물을 경작할 수 있는 논과 밭을 사 직접 재배하며 새로운 식품 제조공정과 식품 개발에 몰두했다.남회장은 『특허가 많고 발명가가 대접받는 나라가 부강한 나라』라며 『다양한 분야에서 경쟁력있는 발명품이 나올 수 있게 정부가지원해야 하며 중소기업도 신제품 발명에서 살 길을 찾아야 한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