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번 회는 그동안의 역사탐구를 잠깐 쉬고 요즘 장안의 화제가 되고 있는 성교육 전문가 구성애씨의 「아우성」에 대해 한두마디 논평을 해보는 것이 좋을 것 같다.필자는 구성애씨에 관한 이야기를 최근들어서야 듣게 되었지만 그의 TV강의를 정말 재미있게 들었다. 이 난잡한 시대에 구성애씨의주장을 듣는 것만해도 정말 즐거운 일일 것이다. 포복 절도할 만큼재미있는 일화들과 구수한 입담은 그 주제가 무엇이든 간에 듣는이들로 하여금 듣는 재미를 듬뿍 안겨주는 명강의라고 할 것이다.1년에 4백회의 강연을 한다고 하니 중고등학생들에 대한 그녀의 성교육 공로는 크게 치하받을 일이다.남자 아이들의 자위행위를 「딸딸이」라고 거침 없이 말해버리는솔직성은 TV에서는 보기힘든 파격이다. 화장실에서 딸딸이 하는 아이들에 대해 말할 때 그녀가 무엇을 걱정하고 있는지를 상상하기란그리 어렵지 않다. 성숙해가는 남자아이가 『딸딸이를 할 수 있도록 부모가 화장지를 준비해 주라』고 말하는데 이르면 오히려 듣는이들이 긴장될 정도다.언젠가 김용옥 교수도 TV에 출연해 강의하면서 「꼴린다」는 위험한 단어를 입에 올린 적이 있는데 김교수 역시 성문제에 관해 말하라면 일가견이 있는 그런 분이다. 특히 김교수는 이 문제를 음양부정과 긍정의 철학적 주제로까지 승화시키고 있어 늘 배울 점이많은 분이다. 그러나 배경 설명 없이 「꼴린다」는 그의 발언만 듣는다면 점잔 빼는 양반들은 그저 놀랄 일이다.필자는 놀라울 정도인 그분들의 솔직성을 자랑스럽게 여기지 않을수 없다. 만일 다른 이들이 TV에 나와 「꼴린다」거나 「딸딸이가 어떻다」는 등의 말을 함부로 사용한다면 듣는 이들이 아주 거북할 것이다. 이분들이 흔히 상스럽게 여겨질 수밖에 없는 이런 속어를 마음대로 꺼내놓을 수 있는 데는 역시 성문제에 대한 깊은 성찰과 인간사랑이 이분들의 발언 아래 깔려있기 때문이다.실제로 필자의 관심을 끄는 것은 그녀의 재기발랄하고도 걸쭉한 입담이 아니라 그녀가 꿰뚫어 보고 있는 성의 본질 문제다. 필자는그녀의 강의를 TV로 지켜보면서 『아마도 그녀는 천주교 신자일 것』이라는 생각을 하게 되었지만 그녀의 생각 저변을 흐르는 사고의기초는 단순한 성교육 차원을 넘어서 있는 그런 것이다.그녀의 「아우성」 보다는 그녀의 따뜻한 인간애와 인간에 대한 무한 긍정을 우리는 배워야 할 지도 모른다. 그녀의 성교육에는 청년들에 대한 이해를 넘어 「어쩔수 없는 인간에 대한 사랑」이 깔려있다. 이것이 그녀의 걸쭉한 입담이 결코 천박으로 흐르지 않는 비결이다. 구성애 만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