얼마전 미국 제러널 일렉트릭(GE)의 잭 웰치 회장이 한국을 방문, 한국전력이 보유한 한국중공업 지분중 절반을 사겠다고 말해관심을 끈 적이 있다. 그는 한전으로부터 10억달러어치의 물품을,한중으로부터 10억∼15억달러 상당의 발전설비부품을 구매하겠다는의사를 내비치기도 했다. 매각을 앞둔 한중에 대한 선진발전업체들의 깊은 관심을 보여주는 대목으로 풀이된다.정부는 한중을 내년 상반기중 매각한다는 스케줄을 잡아놓고 있다.공기업 민영화 추진반은 최근 한중을 조기에 매각하기 위해 민영화특별법을 개정해 주식매각시기와 1인당 소유한도 관련 규정을 적용하지 않는다는 단서조항을 넣을 참이다. 현재는 동일인 지분한도가7%로 돼있으나 한중에 대해서는 그 제한을 폐지하겠다는 것이다.조건만 맞으면 한중의 지분을 얼마든지 취득할 수 있도록 한다는말이다. 이와함께 한국중공업의 민영화 시기를 오는 2003년 1월 이후로 규정하고 있는 조항도 삭제한다. 일찍 팔수 있는 법적인 토대가 마련되는 것이다.외국기업들이 벌써부터 큰 관심을 보이고 있는 것을 보면 동일인지분제한과 매각시기제한이 없어지면 한중의 외자유치가 거침없이진행될 것으로 보인다. 정부는 현재 세계 유수의 컨설팅회사로부터자문사 선정을 위한 제안서를 접수받아 놓은 상태다. 11월말까지자산평가를 마무리짓고(안건회계법인) 12월말까지는 투자자에 대한 프리젠테이션(Road Show)을 갖는다는 계획이다. 그리고 내년1월중 입찰공고를 내고 입찰을 실시해 상반기중에는 민영화를 매듭짓겠다는 것이 정부의 스케줄이다.이처럼 민영화를 통해 정부가 노리는 것은 자율적 경영을 통해 경영 효율을 극대화한다는 것이다. 아무래도 공기업 형태로는 경영효율을 높이거나 책임있는 경영의 필요성이 떨어지게 마련이다. IMF체제를 맞은 우리로서는 한중을 민영화함으로써 외자를 끌어들여보자는 것도 중요한 이유다.◆ 현대중 흡수되면 기업가치 급등한중 민영화에 관심을 두고 있는 기업은 많다. 미국의 제너럴 일렉트릭 외에 역시 미국의 컨버스천 엔지니어링(CE), 독일의 지멘스, 스웨덴의 ABB, 프랑스의 알스톰, 일본 미쓰비시중공업 등 세계각국의 쟁쟁한 중전기업체들이 모두 한중 민영화에 눈길을 던지고있다.대기업 구조조정 과정에서 논의된 대로 현대중공업의 발전설비까지한중으로 흡수되면 한중은 세계발전수요의 8%에 해당하는 7백40만㎾를 공급할 수 있는 능력을 보유하게 된다. 세계시장에 영향을 주지는 못한다 하더라도 결코 작은 규모는 아니다. 현대와 정부간의거래가 어찌 결론이 날지는 아직 불투명하지만 연관사업까지 망라하고 있는 현대의 네트워크나 설비 등을 함께 이용할 수 있게 된다면 한중의 기업가치는 훨씬 올라가게 될 것이다. 더욱이 국내시장에서 독점적 지위를 회복하게 되면 외국기업들의 관심도 더 커지게되는 것은 당연하다.외국의 선진발전설비업체들은 그밖에도 한중의 생산시설, 훈련된기술인력과 경험을 선진기술과 접합시켜 지금 떠오르고 있는 거대시장인 아시아 발전설비 시장에 진출하려는 구도를 가지고 있는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한편 한중 자체로서는 외국업체들이 컨소시엄 형태로 한중 지분을매입하는 방식도 가능하다고 보고 있다. 그러면서 우월지분은 한국측에서 갖고 한중이 계속 경영권을 행사하는 방안을 모색하고 있다. 정부로서는 민영화를 통해 최대한 가격을 받아내는 것이 무엇보다도 중요하므로 이해관계가 다른 외국업체들을 그같은 방식으로끌어들일 수 있을지는 좀더 두고봐야 할 것이다.국내 업체들도 참여할 것으로 보인다. 대기업 1차 구조조정과정에서 이미 관심을 보였던 현대, 지난 88, 89년 한중민영화입찰에서현대와 함께 힘을 겨뤘던 삼성, 79년 중화학 투자조정 당시 발전설비쪽을 맡았었던 대우 등도 입찰에 참여하지 말라는 법은 없다. 국가기간산업인 한중 민영화에 관심이 고조되는 것도 이 때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