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선한 충격이었습니다. 면방직업체가 사양산업이란 통념을 깰수 있었고 최고경영진의 사업에 대한 열정 등을 눈으로 확인한자리였습니다.』지난달 15일 면방업체인 일신방직의 투자설명회에 참석했던 대우증권 리서치센터 강석필 연구위원의 소감이다. 그는 투자설명회의 중요성을 인식하고 애널리스트들에게 적극적으로 기업현황을소개하는 최고경영진에게 신선한 충격마저 받았다고 들려준다.재무현황과 향후 사업전망 등에 관한 정보도 비교적 알찼다고 평가했다.특히 일신방직의 향후 주가에 직접적으로 영향을 미칠 수 있는사업다각화 계획을 묻는 질문에 성실히 답변해 줘 투자의견을 결정하는데 도움이 됐다고 얘기했다. 물론 강 연구위원은 회사측이미래 현금 흐름을 추정하면서 영업 환경을 지나치게 낙관적으로보고 있는 것이 「옥의 티」였다고 지적했다. 일신방직은 내재가치에 비해 덜 거래되는 자사주식의 유동성을 높이기 위해 애널리스트 펀드매니저 언론인 들을 상대로 투자설명회를 개최했다.IMF체제이후 주주중시경영 투명경영 ROE(자기자본순이익률)경영등에 대한 요구가 높아지면서 IR의 중요성이 새삼 강조되고 있다. 주식이나 채권을 발행해서 효율적으로 자본을 조달하기 위해서는 기업의 재무가치를 기관이나 개인 투자자들에게 효율적으로알릴 필요성을 경영진들이 점차 깨닫고 있어서다. 단순히 주가관리 차원을 넘어서 기업 경영 활동의 하나로 자리잡아 나가고있다. 여기다 금융감독위원회가 5백억원 이상의 회사채를 발행하는 기업은 반드시 투자설명회를 개최하도록 함으로써 IR활동은더욱 활발해질 전망이다.◆ 주가 악영향 미칠 정보는 회피해일신방직의 투자설명회처럼 이미 과거보다 IR가 내실있게 진행되고 있다는 평가도 나오고 있다. 동부증권 서재영 투자분석팀장은『애널리스트들이 원하는 수준은 아니지만 IMF 체제 이전보다 발표되는 정보가 훨씬 알차졌다』고 인정했다.서팀장은 그러나 아직까지 국내 기업들의 투자설명회는 애널리스트와 펀드매니저들의 요구를 충족시키는데는 한계가 많다고 지적한다. 무엇보다 투자설명회를 기업공개 유무상증자 해외CB(전환사채)발행 등을 앞두고 개최한다고 지적한다. 즉 해당 기업의 적정주가를 산정하는데 필요한 정보제공보다 유무상 증자를 앞두고일반투자자나 기관투자가들의 참여를 유도하기 위한 주가 관리차원에서 진행된다고 비판한다.이같은 동기로 투자설명회 등을 개최하기 때문에 미래 현금 흐름, 미래 당기 순이익 미래 영업 실적 등을 애널리스트나 펀드매니저들보다 비교적 낙관적으로 바라본다고 지적한다. 주가가 상승할 여지가 많으니 투자자들에게 사라고 추천해달라는 얘기다.또 상호지급보증 부실채권 등 주가에 악영향을 미칠 수 있는 정보는 가급적 회피하는 것도 개선돼야 할 사항이라고 충고한다.중앙투자신탁의 김영수 주식운영역도 신팀장과 비슷한 견해를 피력한다. 김차장은 『회사측이 참석자들로부터 욕을 듣지 않을 정도의 내용만 발표하기 때문에 신제품개발노력 제품가격인상계획재고현황 노사분위기 등 적정주가를 산정하는데 도움이 되는 내용은 얻지 못하고 있다』고 평가했다. 경쟁업체동향 해외원자재가격동향 등을 자의적으로 유리하게 해석, 주가상승을 낙관하는것도 펀드매니저들의 불만을 사는 대목이라고 들려준다.채권운용역들도 동일한 평가를 내린다. 동원투자신탁운용의 임정근 과장은 『최근 금감위가 5백억원 이상의 회사채를 발행하는기업은 사전에 투자설명회를 개최하라고 지시했지만 유무상증자를 앞두고 개최되는 투자설명회보다 훨씬 형식적으로 진행되고있다』고 비판한다.◆ 중견업체에 투자설명회 더 필요그는 회사채발행기업이 주로 5대그룹계열사라 투자설명회의 긴장도가 떨어진다고 설명한다. 즉 주가에 영향을 미치는 다양한 변수를 고려해야 하는 주식투자설명회와 달리 회사채의 특성상 채권운용역들은 해당기업이 3년이내 부도가 날 것인가에 관심을 나타내고 있다. 그러나 5백억원 이상의 회사채를 발행하는 기업은주로 5대그룹계열사이기 때문에 부도가능성이 낮다고 보고 있어형식적으로 진행될 수밖에 없다는 얘기다. 심지어 임과장은 채권운용역들의 유일한 관심사는 「회사측이 준비한 선물」일 뿐이라고 들려준다.그는 오히려 투자설명회가 필요한 기업은 5백억원 이상을 발행할수 없는 중견업체라야 한다고 주장한다. 신용등급이 상대적으로낮은 기업들이 유리한 조건에서 회사채를 발행할 수 있도록 투자설명회를 적극 활용하는 것이 필요하다는 설명이다. 이같은 투자설명회의 한계로 몇몇 애널리스트들은 참석을 꺼리곤 한다. 금융업을 담당하는 삼성증권의 백 운과장은 『은행 보험 등 금융업의주가변화는 다양한 국내외 변수에 의해 결정되기 때문에 이를연구하고 분석하는데 시간을 투자하는 것이 더 효과적』이라며『자화자찬식으로 진행되는 투자설명회에 별로 참석하지 않는다』고 밝혔다.이같은 한계에도 불구하고 애널리스트와 펀드매니저들은 최근 개최된 투자설명회 등 IR활동이 과거보다 개선되고 있다고 인정한다. 중앙투신의 김운용역은 『투자설명회의 분위기가 과거보다확실히 달라지고 있다』며 『투자설명회에서 제공되는 정보를 전적으로 신뢰하지는 않지만 유용한 정보를 얻어내려고 최대한 노력한다』고 들려준다.즉 주요관심사에 관해 최고경영진들에게 질문하는 과정에서 재무제표에 나타나지 않은 회사의 분위기를 읽어낼 수 있다고 얘기한다. 또 투자설명회에 참석하기전에 독자적으로 분석한 순익전망치 등을 회사측 자료와 비교, 향후 투자결정에 참조한다고 소개한다. 동부증권의 서팀장도 『회사측이 투자설명회 등에서 제공한 정보가 애널리스트들이 얻을 수 있는 1차정보라서 이를 믿고투자의견서를 작성할 때 활용한다』고 소개했다.★ 인터뷰 / 이인환 대우증권 IR 컨설팅팀 짐장"IR 필요성 인식…내년 활성화 될 것"『IR의 중요성은 인식하는데 돈을 주고 반드시 이를 실행해야 하는가에 대해서는 확신하지 못하고 있다.』대우증권 IR컨설팅팀 이인환 팀장이 평가하는 국내기업경영진들의 IR에 대한 이해수준이다. 자본조달 경영권방어 그리고 투명경영 등을 위해 필요하지만 별도의 비용을 지불하면서까지 실행해야 하는가에 대해서는 확신하지 못하고 있다는 얘기다. 그러나경영진들이 회사가치를 투자자와 고객들로부터 인정받지 못하면기업을 경영할 수 없는 시대가 도래했기 때문에 앞으로 IR에대한수요는 더욱 증가할 것으로 전망했다.▶ IR컨설팅이란 단어가 낯설다. 구체적으로 어떤 서비스를 제공하는가.IR의 필요성은 느끼지만 별도조직으로 운용할 수 없는 중견업체들을 위해 제반 IR서비스를 제공한다. 투자설명회개최 인터넷개설 소책자발간 등을 통해 기업재무현황과 미래경영비전 등을 소개한다. 이같은 정보제공를 통해 해당기업이 유상증자나 회사채발행 등 효율적으로 자본을 조달할 수 있게 지원한다. 또 투자자들에게는 안정된 투자처를 제공할 수 있다. 한마디로 고객기업이주주와 채권자 그리고 일반고객들로부터 정당한 평가를 받도록다양한 활동을 전개한다.▶ 일반적인 홍보활동(PR)과 다른 점은 무엇인가.IR는 재무정보의 정확한 전달에 역점을 두고 있다. 단순히 상품소개와 기업이미지 제고에 그치지 않고 주가에 영향을 줄 수 있는 다양한 정보들을 전달해 준다. 특히 외국투자자 소액주주 그리고 애널리스트 펀드매니저 들에게 주가와 회사채가격 그리고회사경영진의 진퇴에 영향을 미치는 정보를 제공한다.▶ 기업경영진들의 IR에 대한 인식은 어떻다고 보는가.아직까지 걸음마 단계다. 분명히 IR의 필요성을 자각하고 있지만이것이 매출과 순익증대에 어떤 연관을 맺고 있는지를 명확하게인식하지 못하고 있다. 특히 지금처럼 어려운 시기에 IR 경비를선뜻 지출하려는 경영진은 드물다. 하지만 이같은 인식에서 한단계 나아가고 있다. 여러 기업을 접촉해본 결과 내년쯤에는 IR가양적으로나 질적인 면에서 한단계 도약할 것이라고 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