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넷과 웹 브라우저 이용이 증가하면서 전자상거래(EC :Electronic Commerce)란 용어가 자주 등장하고 있다. 전자상거래가 정확히 무엇을 의미하며 우리의 일상 생활이나 기업 경영에는어떤 변화를 가져오는 것일까. 현재 전자상거래는 경영에 적용되면서 시행착오를 겪고 있는 단계이기 때문에 이 질문에 간단히대답하기는 어렵다. 컴퓨터가 도입된지 30년이 지난 오늘날 컴퓨터는 우리 생활에 없어서는 안될 필수품이 됐다. 그러나 컴퓨터에 기반한 전자상거래가 가져올 영향이 엄청날 것이란 사실 외에전자상거래가 현재 이뤄지고 있는 비즈니스 형태를 어느 정도까지 대체할 수 있을지에 대해서는 정확히 예측하기가 어렵다.전자상거래는 EDI(Electronic Data Interchange:전자문서교환)의도입으로 시작됐다. EDI란 구매요청서와 견적서 송장 화물도착통지서 제안요청서 등 기업에서 일상적으로 사용하는 공통 서식을자동화, 컴퓨터로 자료를 주고받는 것을 의미한다. 이런 서식은부가가치망(VAN:Value Added Network)이나 전용회선 등을 통해전송·저장·송신된다. EDI는 서류 관리에 드는 비용과 시간을절감할 수 있고 업무 프로세스를 간소화시킬 수 있다는 장점이있다. 따라서 도입 당시에 획기적인 기술로 받아들여졌다.EDI는 1970년대에 운송산업에 최초로 도입됐다. 당시에는 송신자나 수신자가 요구하는 정보 형태에 따라 데이터 포맷(DataFormat)이 결정됐는데 거래를 하는 두 기업 중에 입김이 더 센기업이 결정권을 행사했다. 다시말해 소규모 업체가 EDI시스템을갖춘 대기업과 사업을 하려면 그 대기업의 VAN을 같이 이용하든지 아니면 사업을 포기해야 했다.운송산업 다음으로 EDI를 도입한 부문은 식품산업이었다. 식품산업에서는 UCS(Uniform Communication Standard)라는 유사한 시스템을 도입했다. 이 시스템을 통해 식품 생산에서부터 소비자에게전달되기까지 공급 체인을 이루고 있는 기업들, 다시 말해 제조업체와 공급업체 도매업체 소매업체들이 서로 연결돼 필요한 정보를 주고받을 수 있게 됐다. EDI의 실효성이 입증되면서 군수항공 보험 등 다른 산업에도 이와 비슷한 시스템이 앞다퉈 도입됐다. 그러나 자체적으로 VAN을 구축하고 유지하는데는 많은 비용이 들기 때문에 주로 대규모 업체들만이 VAN을 가지고 있었고이들이 비즈니스의 주도권을 잡게 됐다.1990년대에 이르러 인터넷(공공 네트워크) 인트라넷(기업 내부네트워크) 엑스트라넷(기업간 네트워크) 등 세개의 네트워크가융합되면서 그야말로 공간과 시간을 초월한 정보 교환이 가능해지고 거래 비용도 큰 폭으로 줄어들게 됐다. 전자상거래가 활성화될 수 있는 기반이 마련된 것이다.전자상거래는 기업뿐만 아니라 소비자에게도 큰 영향을 미친다.가장 큰 변화중의 하나는 통신판매의 발달이다. 소비자들은 이제물건이 진열돼 있는 상점에 가지 않고 안방에 앉아서도 물건을구입할 수 있게 됐다. 인터넷이나 통신으로 물건을 판매하면 임대료와 판매 인력에 대한 인건비 등 여러 가지 비용을 크게 줄일수 있기 때문에 저렴한 가격에 좋은 물건을 제공할 수 있게 된다.이런 변화에도 불구하고 아직까지도 많은 기업인들은 세계 곳곳을 직접 방문하며 비즈니스를 벌이고 있는 것 또한 지금의 현실이다. 화상전화 등의 멀티미디어 정보통신을 이용하면 사무실에앉아서도 업무를 처리할 수 있음에도 불구하고 여전히 비즈니스여행객 수는 줄어들지 않고 있다. 아마도 옛날 방식에 너무 익숙해져서 하루 아침에 고치기가 어렵기 때문인 것으로 보인다. 기술은 하루가 다르게 변하고 있지만 그것을 받아들이는 사람들의태도나 인식의 변화는 상당히 느리게 진행된다. 컴퓨터가 필수품으로 자리잡았다고는 하지만 우리 주위에는 컴퓨터를 제대로 다루지 못하는 사람들이 여전히 적지 않다. 홈뱅킹이나 폰뱅킹이란편리한 제도가 있는데도 불구하고 직접 은행에 가서 일을 봐야직성이 풀리는 사람도 흔히 있다. 전자상거래가 우리 생활 깊이파고들려면 많은 시간이 흘러야 한다. 그러나 그런 날이 오더라도 직접 만나서 물건을 사고 돈을 지불하는 지금의 거래 형태가사라지지는 않을 것이라는데는 전문가들 사이에 별다른 이견이없는 것 같다. (sunny_yi@atkearney. 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