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즘 충무로 영화계의 관심은 지난 주말 개봉된 <하나비 designtimesp=17925>에 쏠려있다. <하나비 designtimesp=17926>는 정부의 일본 대중문화 개방 조치후 한국영화팬에게 처음으로 인사하는 일본영화다. 박철수 감독의 <가족시네마 designtimesp=17927>나<장군 마에다 designtimesp=17928> <헌티드 designtimesp=17929> 등 이전에도 일본배우가 일본말로 연기를한 영화는 있었지만 본격적인 「메이드 인 재팬」은 <하나비 designtimesp=17930>가 첫타자다.12일에는 일본 영화이지만 20세기 폭스코리아가 배급하는 <카게무샤 designtimesp=17933>가 기다리고 있다. 세계 영화계에서도 거장 대접을 받는 구로자와 아키라 감독의 80년도 작품이다. 일본 독립영화의 기수격인 <하나비 designtimesp=17934>와 거장의 후광을 받고 있는 <카게무샤 designtimesp=17935>, 두 작품의 흥행 여부는 앞으로 일본영화의 인기도를 가늠할 수 있는 결정적인 잣대임이 분명하다.일본영화의 첫 개방폭은 일단 △ 칸 베니스 베를린 아카데미(외국어영화상 부문) 등 4대 국제영화제 수상작 △ 한·일 공동제작영화(20% 이상 출자,한국인이 감독 주연 등으로 참여한 경우) △ 한국영화에 일본배우가 출연한 작품으로 한정됐다. 구로자와 아키라 감독의 <라쇼몽 designtimesp=17936>(1951,베니스 황금사자상)을 선두로 기누가사 데이노스케 감독의 <지옥문 designtimesp=17937>(1954,칸 황금종려상), 이마무라 쇼헤이 감독의 <나라야마 부시코 designtimesp=17938>(1983,칸 황금종려상) 등 20여편이 그 대상이다. 한·일 공동제작영화로는 박철수 감독의 <가족시네마 designtimesp=17939>가 이미개봉됐고 김수용 감독의 <사랑의 묵시록 designtimesp=17940>이 대기중이다.◆ 애니메이션·에로물 개방 위력 무시못해일본영화가 해금됨에 따라 국내 상영권을 선점하려는 영화계의 수입경쟁도 불붙고 있다. 쇼치쿠 도에이 도호 등 일본의 메이저영화사들이 부르는 판매가격도 한때 정상가의 5~10배로 치솟았다. 그러나 계약을 맺은 영화사들은 아직은 많지 않다. 막상 국내에서 상영되어 돈을 거둬들일 만한 영화가 많지 않기 때문이다. 일신창투가최근 <러브레터 designtimesp=17945> <4월의 이야기> 등 국내에서도 열성팬을 갖고 있는 이와이 순지 감독의 국내 판권을 일괄구매한 것이 눈에 띄는 성과일 정도다.한아미디어 유진희 사장은 『일본에서는 연간 2백여편의 장편 극영화가 제작되지만 국내에서도 흥행이 될만한 영화는 10~20편에 불과하다』고 지적했다.일본영화의 연내 개방을 예측한 일부 발빠른 영화사들이 10월 이전에 상당량을 확보한 것도 영향을 미쳤다. 이미 한아미디어가 <실락원 designtimesp=17948> <하나비 designtimesp=17949> <키즈리턴 designtimesp=17950>을, SKC는 <우나기 designtimesp=17951> <소나티네 designtimesp=17952> 등을 구매완료했다. 일본영화사들이 한국시장에 관심은 많지만 판매에는 소극적인 이유도 있다. 시네마서비스의 최용배 이사는 『일본 영화사들은 조금도 서두를 것이 없다는 입장』이라며 『상영권의 판매와직접배급 사이에서 저울질하는 느낌』이라고 말했다.문제는 추가개방의 대상과 시기이다. 한일문화교류협의회의 판단에따라 결정될 사항이지만 영화계는 각종 국제영화제 출품작, 일반상업영화 등의 수순을 거쳐 조만간 완전개방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이 경우 세계 최고 수준의 경쟁력을 갖고 있다는 애니메이션과 저급 에로물 등 상업영화의 파괴력을 무시할 수는 없다는 것이다. 애니메이션의 경우 대원동화 서울문화사 투니버스 등 국내 메이저급만화영화사들이 이미 판권을 구매해 놓고 있다. 신철 신씨네 사장은 『일본은 90년대 들어 영화에 거국적인 투자를 해왔다』며 『일본영화의 위력을 결코 무시해서는 안될 것』이라고 지적했다.삼성경제연구소는 일본영화개방이 국내 영화시장의 7~10%를 잠식할것으로 예측했다. 그렇다면 역으로 한국영화의 일본시장 진출은 어떠한가. 전문가들은 『임권택 감독의 <서편제 designtimesp=17957>가 일본에서 50만명의 관객을 동원하는 성과를 올렸지만 이는 예외적인 케이스이고 대부분 에로영화가 눈길을 끄는 정도』라며 부정적인 시각을 보였다.일본영화의 개방은 양국 문화상품의 본격적인 경쟁이 시작됐음을의미한다. 이미 뚜껑은 열렸다. 양국 영화업자들의 주판알 경쟁은이제부터 더욱 치열해질 전망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