탤런트 김수미씨가 독일 BMW사를 상대로 손해배상 청구소송을 제기한다는 방침이 전해지면서 자동차 급발진 사고가 또다시 세간의 관심을 모으고 있다. 이런 가운데 정부가 한달간의 자체 시험끝에 급발진 사고가 차체 결함과 무관하다는 결론을 내린 것으로밝혀졌다. 이는 지난해부터 소비자들과 자동차 업체 사이에서 자동변속 차량이 아무런 이유없이 급발진함으로써 뜻하지 않은 사고가 잇따르고 있는데 대해 논란이 가열되는 상황에서 나왔다는점에서 주목된다.여기서 말하는 자동차 급발진 사고는 자동변속기를 단 차량이 정차중이거나 저속으로 달리고 있는 상황에서 운전자가 전혀 예기치 않은 속도나 원하지 않은 방향으로 차량이 움직이는 현상을말한다. 주로 자동차를 운행하기 위해 시동을 걸거나 시동 직후출발할 때 등 운행 초기에 일어나는게 보통이다.국내에서도 지난 94년 이후 1백20여건의 자동차 급발진 사고가소비자보호원에 보고돼 충격을 주고 있다. 지난 9월에는 탤런트김수미씨가 갖고 있는 독일제 BMW 승용차가 후진을 하다가 급발진 현상을 일으켜 김씨의 시어머니를 숨지게 하는 사고가 일어나면서 그 원인에 세간의 이목이 집중되고 있다.이 차의 운전자는 정지페달을 밟았는데도 차량이 계속 후진했다고 주장해 경찰 수사가 진행중이다. 그동안 국내에서 생긴 사고를 분석한 결과 변속레버 「P」 상태에서 시동을 걸 경우 일어난사고가 39%로 가장 많다. 또 변속레버 「P」 나 「N」 상태에서 주행레버인 「D」나 후진레버인 「R」로 바꿀 때 발생한 사고도 36%에 달했다.미국에서는 도로교통안전협회(NHTSA)가 지난 82년까지 조사한결과 급발진사고와 관련해 차에서 어떤 기계적 결함을 찾지 못한것으로 전해지고 있다. 사고예방책으로 가속페달과 브레이크 페달의 간격을 넓혀 운전자가 실수하는 확률을 낮추고 정지페달을밟아야만 자동변속기의 레버를 옮길 수 있는 「시프트 록」 장치를 의무화했다.일본에서도 지난 87년 운수성이 일본자동차공업협회와 합동으로조사해 차체 결함과 급발진 사고가 무관하다는 결론을 내렸다.자동차 업계에서는 해외에서도 자동변속차량의 보급률이 60% 가량일 때 급발진사고가 자주 일어난다는 점을 강조하면서 운전자의 실수가 급발진 사고의 원인이라고 주장하고 있다.건설교통부 등 우리 정부도 국립과학수사연구소 소비자보호원과함께 지난 10월 한달동안 경기도 화성 자동차성능시험연구소에서자동차 급발진 사고의 원인을 밝히기 위한 정밀 조사를 실시했다. 정부가 급발진 사고와 관련 조사에 나선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대상 차량은 모두 자동변속 차량으로 급발진 사고 경력이 있는 차량 4대를 포함한 국산 승용차 8대와 김수미씨 소유의 BMW승용차 등 9대였다. 건교부는 이 조사에서 급발진과 관련해 모든상황을 재현, 시험했으나 차체 결함과는 아무런 관계가 없으며운전자의 페달 작동 실수가 원인이라는 결론을 내렸다고 밝혔다.그러나 사고 차량 소유자나 일부 학계, 소비자단체에서는 차체결함으로 인한 사고라는 의구심을 버리지 못하고 있다.이같은 급발진 사고는 보험과도 밀접한 관련이 있다. 물론 자동차종합보험에 가입한 경우 급발진 사고를 내도 보상을 받는데 전혀 문제가 없다. 설령 급발진 사고가 차체 결함에 따른 것으로판명되어도 보험 보상은 종전과 달라지는게 없다. 단 이 경우 보험사는 가입자의 편의를 돕기 위해 보험금을 지급한 다음 자동차메이커를 상대로 보험금 청구에 들어가게 돼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