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발매 3일만에 1백60억원이 들어와 판매를 중지시켰습니다.』국민투자신탁운용의 장인환 펀드매니저(39)는 지난 13일 판매한 「뉴스파트펀드 11호」에 1백60억원이 몰려들어와 영업직원들에게 더이상 판매하지 말라고 주문했다. 회사입장에서야 고객돈을 많이 받을수록 좋지만 책임있게 운용하기 위해서는 규모가 너무 커서는 안된다는게 장펀드매니저의 중지이유다. 단기간 이익에 집착하면 펀드매니저 본연의 역할을 망각한다는 직업의식의 발로라고 들려준다. 장펀드매니저는 지난해 12월부터 모두 11개의 스파트펀드를조기상환했다.▶ 스파트펀드의 운용실적이 매우 좋다. 특별한 비결이 있는가.『특별한 비결은 없다. 다만 주가상승국면보다는 하락장세에서 보다 효과적으로 대처한 것이 성공한 이유일 것이다. 이점이 다른 펀드매니저와 구별되는 대목이다. 일반적으로 펀드매니저는 상승장세에서 높은 수익률을 올리지 못하면 초조해 한다. 반대로 하락장세에서의 손실에 대해서는 관대하다. 그러나 하락장세에서 얼마나 수익률을 잘 관리하느냐에 따라 조기상환여부가 결정된다고 본다. 상승국면에서 올린 수익률을 안정되게 지켜낸다면 시장과 무관하게수익률을 낼수 있다.』▶ 스파트펀드를 운용하는 전략을 들려달라.『크게 3가지로 설명할 수 있다. 장세에 대한 정확한 예측과 여기에 근거한 자산배분 그리고 주가하락때 효율적 대응 등이다. 장세예측은 금리를 중심으로 한 환율 경제성장률 실업률 등 거시경제지표를 본다. 여기다 개별기업들의 실적도 고려한다. 여러 투자지표중에서 EPS(주당순이익)와 매출액증가율이 좋은 기업을 선호한다.지난 8월 금리가 하락하면서 주가가 상승하겠다고 판단해 주식을대량 사들인 것도 이같은 장세예측에 근거한 것이었다.자산배분전략은 시황에 따라 주식편입비율을 조정해 나가는 것이다. 가령 장이 나쁘면 주식편입비율을 줄이거나 주가지수선물매도포지션을 취한다. 선물매도를 자주 사용하는데 현물을 파는 것보다도 거래비용이 적고 유동성이 풍부하기 때문이다.또한 고점매도원칙을 지킨다. 1백% 상승률을 향유하기보다는 80%정도 수익을 올렸다고 판단되면 미련없이 매도주문을 낸다. 이렇게올린 수익률을 하락장세에서 효율적으로 지켜나가는데 주력한다.』▶ 스파트펀드는 기관투자가인 투자신탁사의 고유기능에 어긋난다는비판도 있다.『스파트펀드에 대한 부정적 평판에 대해 동의하기 힘들다. 사실올해 투자신탁사에서 새로 설정한 주식형펀드는 스파트펀드가 전부였다고해도 과언이 아니다. 실제로 스파트펀드는 주가대폭락국면에서 단기고수익률을 올려 주식시장으로 일반인들을 끌어들였다. 또개인투자자들을 직접투자에서 간접투자로 돌아서게 한 공로도 크다. 물론 과거에 스파트펀드들이 중소형종목 위주로 운용하면서 투자자들에게 막대한 손실을 끼쳐 부정적 인식을 심어준 것은 인정한다. 그렇다고 하더라도 스파트펀드를 일방적으로 매도하는 것은 타당하지 않다고 본다. 투신사도 「무조건 만들지만 말고 어떻게 운용할 것이냐」에 대해 책임있는 태도를 보여줘야 한다고생각한다.』▶ 유능한 펀드매니저 조건은 무엇인가. 특히 개인투자자들이 펀드매니저를 선택하는 기준은.『운용패턴의 일관성과 운용수익의 지속성 그리고 하락장세에서의대처능력 등이 펀드매니저의 평판을 좌우한다고 본다. 일시적으로고수익률을 올리는 펀드매니저보다는 꾸준하게 안정된 수익률을 올리는 펀드매니저가 진정한 실력자다. 투자자들도 이런 펀드매니저를 선택해야 한다. 단기간에 고수익률을 기대하기 보다는 1년 이상은 기다릴줄 아는 인내심이 필요하다. 』▶ 펀드매니저로서의 운용철학을 간단히 밝힌다면.『펀드매니저는 고객의 자산을 지키는 「선량한 관리자」로서 본분을 지켜야 한다고 생각한다. 회사나 펀드매니저 개인의 이익에 집착하기 보다는 고객재산증식에 일차적인 관심과 노력을 기울여야한다. 이같은 철학을 실현하기 위해 엄청난 노력을 경주해야 한다.남들보다 더 자주 기업을 방문 하거나 우수종목을 발굴하기 위해다양한 정보를 획득해야 한다. 「프로」로서 자신의 명예를 지키기위해 최선을 다해야 한다』▶ 내년도 주식시장을 어떻게 전망하고 있는가.『내년도 실물경제는 L자의 회복세를 나타낼 것으로 보인다. 즉 급격한 회복세가 아닌 완만한 추세로 회복될 것으로 예상된다. 이같은 상황에서 주식시장은 올해처럼 가격등락폭이 매우 클 것이다.특히 주가변동폭이 15%로 늘어났기 때문에 주가의 변동성은 매우심할 전망이다. 이런 시장에 개인들이 직접투자하는 것은 매우 위험하다고 본다. 펀드매니저를 믿고 간접투자하라고 권하고 싶다.』★ 투자패턴 분석 / 대세흐름 예측 고점매도 잘한다장인환 펀드매니저는 『대세흐름을 잘 예측해서 고점매도를 잘하고하락장세에서도 별다른 손실을 입지 않는 것』이 자신의 장점이라고 밝힌다. 지난해 12월1일 설정된 「스파트주식펀드1호」를 18일만에 상환한 것을 보면 결코 과장이 아님을 알수 있다. 종합주가지수 3백93포인트에서 설정된 이펀드는 18일만인 3백97포인트에서 상환됐다. 연수익률로 환산하면 4백59%. 지수상승은 없었지만 개별종목의 상승률을 최대한 활용했다. 즉 업종대표주인 삼성전자 삼성전관 포항제철 삼성전기 삼성중공업 등 10여개를 집중 매입했다.이들 개별종목들이 상승해서 조기상환할 수 있었다. 1월중순 설정된 3호를 18일만에 상환한 전략도 이와 유사하다. 외국인매수세로주가가 단기 급등할 것으로 보고 투자한 것이 적중했다. 1월한달동안 종합주가지수가 50% 이상 오르는 상승장세에서 18일만에 조기상환했다. 연수익률은 4백11.17%. 시황예측능력과 펀드 운용능력이돋보이는 대목이다.상승국면에서만 좋은 성적을 내는 것은 아니다. 하락장세에는 더욱진가를 발휘했다. 스파트펀드 13호가 좋은 예다. 이 펀드는 종합주가지수 5백40포인트인 2월25일에 설정된후 11월2일 종합주가지수4백4포인트에서 조기상환했다. 종합주가지수가 무려 1백40포인트가까이 하락한 가운데 목표수익률을 달성했다. 연수익률로 나타내면 29.55%. 엇비슷한 시기에 설정된 경쟁회사의 스파트펀드들이11월30일현재 마이너스 20% 내지 30%의 손실을 기록한 것과는 대조적이다.하락장세에서도 좋은 성적을 올리는 것은 자산배분과 선물매도능력이 탁월하기 때문이란게 주위의 평가다. 즉 상승국면의 수익률을적절히 지켜낸데 있다는 얘기다. 장펀드매니저는 하락장세에서는가급적 주식을 팔아 콜 CP(기업어음) 등으로 운용한다.남아 있는 주식은 선물매도를 통해 추가 손실을 방어한다. 그러다가 시황이 좋아지면 대형주에 투자해서 이익을 올린다. 주로 10여개의 대형주 중심으로 펀드를 운용하면서 고점매도 타이밍을 포착한다. 80%의 이익을 실현했다고 판단되면 과감히 주식을 처분한다.이같은 투자전략이 적중해서 11개 스파트펀드의 조기상환이란 경이적인 기록을 달성했다.장펀드매니저는 스파트펀드 못지않게 중장기 대형펀드인 「불스아이」운용에서도 양호한 실적을 올리고 있다. 8월19일 설정된 불스아이는 12월9일 현재 1백78억원의 자금이 들어왔다. 4개월 수익률은 40.73%(연수익률 12.7%)에 달한다. 결코 단기소규모 펀드에만강한 것이 아님을 보여준다.장펀드매니저는 『단기실적이 쌓여 중장기 성적이 나오기 때문에스파트펀드 운용 실적이 나쁜 펀드매니저가 중장기 대형펀드에서좋은 성적을 낼 것으로 기대하기 힘들다』며 스파트펀드에서의 승세를 몰아 불스아이에서도 투자자들을 실망시키지 않을 것이라는자신감을 나타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