펀드매니저의 존재 이유는 무엇인가. 전문지식과 경험 시간이 부족한 일반투자자들을 대신해서 주식과 채권 등에 투자, 고객돈을 증식시키는데 있다고 하겠다. 지난 1년간 펀드수익률을 분석해 보면이같은 역할을 제대로 수행하지 못한 펀드매니저들이 상당수 있음을 알수 있다. 투신협회가 8일 발표한 자료에는 고객들의 재산증식은 커녕 원금을 까먹은 펀드맨니저들이 다수 포진해 있다.설정규모 50억원 이상의 펀드중에서 수익률이 가장 낮은 펀드는 「신한국주식80-23」. 한국투신의 장동헌 주식1팀장이 운용하는 펀드다. 지난해 12월1일부터 올12월1일까지의 수익률은 마이너스19.35%였다. 같은 기간 종합주가지수 상승률 11%에도 훨씬 못미치는 실적이다.그 다음이 국민투신의 이재영 펀드매니저가 운용하는 「국민미래주식16」이다. 마이너스 18.19%를 기록했다. 이재영 펀드매니저는 『5월부터 펀드를 넘겨 받아 운용해 왔다』면서 『기존 주식을 내다팔고 주식편입을 대폭 늘리는 등 공격적으로 운용하여 5월부터12월7일까지의 수익률은 연13%가 넘는다』고 주장했다.한국투신의 장팀장은 「신한국주식80-24」(마이너스 18.05%) 「신한국주식80-2」(마이너스 17.96%) 「신한국주식80-11」(마이너스7.30%) 「한국하이턴주식3」(마이너스 5.94%) 등 모두 5개를하위10위권에 올려놓았다.그는 『지난 9월부터 팀장을 맡았기 때문에 사실상 이들 펀드들의수익률과는 무관하다』고 해명했다. 동시에 『넘겨받은 펀드의 종목은 대부분 1천포인트가 넘는 시기에 편입됐고 올하반기 4백포인트에서 처분했기 때문에 손실은 입었지만 기존 포트폴리오를 완전히 새롭게 편성했기 때문에 내년부터는 수익률이 좋아질 것』이라고 주장했다.한국투자신탁의 간판급 펀드매니저인 박종규 주식2팀장도 하위10위권에 2개의 펀드를 올렸다. 「이자로주식2」(마이너스 14.92%)「신한국주식80-20」(마이너스 9.42%) 등이 그것이다. 한국투신의김석규 주식3팀장은 「신한국주식80-14」에서 마이너스 7.61%의 수익률을 기록했다. 한국투신은 하위 10개 펀드중에서 8개를 기록,최대보유투신사라는 불명예를 안았다. 이밖에도 제일투자신탁의 김기호 펀드매니저는 마이너스 10.11%(제일성장주식)의 수익률을 올렸다.◆ 한투 최대 8개·국투 제일은 각각 1개박종규 주식2팀장은 한국투신의 저조한 수익률에 대해 『「신한국주식80」 시리즈는 주가가 피크를 이룰 때인 94년11월과 12월경에집중적으로 설정된 펀드』라며 『당시 운용역들이 내재가치는 뛰어나지만 유동성이 떨어지는 중소형주들을 대량 편입했기 때문에 주가하락국면에서 효율적으로 대응하기 힘들었다』고 해명했다. 즉주가하락으로 고객들의 환매가 잇따랐지만 유동성이 떨어져 미매각주식을 회사가 떠안을 수밖에 없었다는 얘기다.최근에야 이들 종목을 처분하고 SK텔레콤 삼성전자 삼성전기 등 대형블루칩을 사들일 수 있었다고 들려준다. 박팀장은 『올해 수익률이 낮은 펀드는 이같은 과정으로불가피했다』며 『내년에는 기대해도 좋다』고 주장했다.투신업계의 한 관계자는 『주식형펀드는 하락장세에서는 손실을 입을 수 있는 전형적인 실적배당형 상품』이라며 『그런만큼 펀드매니저와 투신사의 운용실적과 운용철학을 보고 투자하는 지혜가 필요하다』고 주장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