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길고집」. 성공했다는 사람들 가운데에서 흔히 볼수 있는 모습이다. 영원무역의 성기학(51)회장도 마찬가지다. 첨단소재를 이용한 스키복이나 등산복과 같은 고기능성 스포츠의류라는 외길만을고집하며 세계에서 인정하는 굴지의 생산·수출기업을 일궈냈기 때문이다. 「YOUNGONE」이라는 브랜드 하나만으로도 외국 바이어들이마음을 놓을 정도다.이러한 평가에 대해 성회장은 『나일론에 관한 한 누구에게도 뒤지지 않는 전문가집단』(본지 104호 「Face to Face」 참고)이라는말로 설명한다. 염색부터 원단까지 세계적인 노하우를 축적한 나일론기술을 바탕으로 제품개발과 생산에 박차를 가해 오늘이 가능했다는 것이다.영원무역이 도약의 기반을 다진 것은 효율적인 해외생산거점 확보와 운영에서 찾을 수 있다. 방글라데시 중국 등에 있는 현지공장에서 매출이 크게 늘어난 것이다. 특히 현지고용 인원만 1만8천여명에 이르는 방글라데시의 경우 현지에 진출한 외국기업중 최대규모의 제조업체이자 가장 성공적으로 진출한 모델로 꼽힌다. 연구논문의 사례로 등장했을 정도다.저임금을 바탕으로한 가격경쟁력만으로는 세계시장에서 생존할 수없다. 품질과 판로확보도 중요하다. 품질의 경우 업계에서 프로근성을 가진 경영인으로 통하는 성회장의 캐릭터를 고려하면 충분히이해가 되는 일이다. 거의 본능적으로 일과 거래선을 찾아 뛰는 부지런함, 제품은 물론 업무과정에서도 한치의 실수나 결함을 용납치않는 철저함 등 일에 관한한 「완벽주의자」라는 것이 업계의 평이다. 그런 성회장에게 품질이 뒤처지는 제품이란 상상하기 힘들다.현지 공장에서 만드는 제품의 품질제고와 동시에 현지공장을 판로확보의 교두보로 삼아 시장을 다각화하는 전략도 적중했다. 방글라데시공장제품은 지리적으로 근접한 미국 유럽 등으로, 중국공장에서 만든 제품은 동북아시아권에 수출하는 식이다. 공격적인 판로확대를 위해 선진국 시장의 사정에 밝은 현지인을 고용해 현지법인형태로 마케팅팀을 구성하는 한편 세계 곳곳에 해외사무소를 설치,유효적절한 구매력과 판로 확보라는 일석이조의 효과를 얻기도 했다.영원무역은 수출전문기업이다. 매출액중 95% 이상이 수출에서 나온다. 대상국가도 미국 유럽 등으로 선진국 시장이 큰 부분을 차지하지만 세계 어디라도 영원무역의 제품이 나가있지 않은 곳이 없다.거래기업을 보면 「나이키」 「더 노스페이스」 「에디 바우어」「랜즈&엔드」 등 스포츠용품·의류의 제조·판매에 있어 세계에서내로라하는 기업들이 모두 망라돼 있다. 연간 1천만달러어치 이상을 구매하는 거래처만도 10곳이 넘는다. 수출전문기업답게 실적도눈에 두드러진다. 지난 98년만도(환율에 따라 다소 가감 가능) 4천3백억원 매출에 수출 2억1천만달러, 이익 2백80억∼3백억원이 예상되고 있다. 올해의 경우 환율사정이 불투명해 정확한 목표치를 밝히지 못하지만 당연히 지난해보다 나은 실적을 올릴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모방만으로는 결코 1등이 될 수 없다』고 강조하는 성회장의 올해 행보가 기대되는 것도 그런 까닭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