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영은 늘 불안한 것입니다. 갈등과 번민속에서도 최선의 길을찾아나가기 위해 노력할 뿐입니다.』지난 85년 자본금 5천만원으로 시작해 세계가 주목하는 의료기계업체로 성장한 메디슨 이민화 회장(47)은 새해 포부를 묻는 질문에이렇게 「엉뚱하게」 대답했다. 그의 표정에는 여느 최고 경영인들에게서 보이는 여유나 중후함을 찾아볼 수 없었다. 매년 비약적인신장세를 보이고 있는 기업외형에 대해서도 대수롭지 않게 여기는듯했다. 메디슨의 매출 규모는 △96년 7백93억원 △97년1천2백30억원 △98년 1천9백26억원(자체 예상), 당기순이익은△96년 82억원 △97년 1백50억원 △98년 2백5억원(자체 예상) 등의추세를 보이고 있다.이회장이 이런 지표를 심드렁하게 보는 이유는 딴데 있었다. 보건·의료분야에서 명실상부한 세계 최고의 기업이 되겠다는 「야심」이 아직 채워지지 않았기 때문이다. 『현재 초음파기기 등의 품질이나 기술력은 최고 수준에 올라 있지만 브랜드나 마케팅은 다른경쟁기업들에 비해 처지고 있습니다. 그러나 부족한 부분을 보완해2000년대 초입에 세계 최고의 자리를 놓고 GE 도시바 지멘스 등과자웅을 겨뤄볼 작정입니다.』구체적인 경영전략과 관련, 이회장은 『나를 포함해 모든 직원들이기업가 정신을 갖고 정진한다면 가능할 것』이라고 말한다. 고도의자율성을 바탕으로 한 경영이야말로 가장 효율적이라는 설명이다.기업가 정신을 갖고 있는 조직은 「기업내 기업」으로 분화되고 자신은 그런 기업의 연합체로서의 그룹을 관리하면 된다는 것이다.그가 구상하고 있는 2000년대의 사업비전은 「관련 다각화」로 압축된다. 보건·의료분야에 첨단 생명·우주공학을 접목, 기업내 자원배분의 효율성을 최적화하겠다는 것이다. 나아가 성장보다는 철저하게 수익을 추구하겠다는게 그의 경영전략이다. 『연간 매출 규모가 2천5백억달러인 GE의 주식가치는 5백억달러인 반면 매출이1백50억달러에 불과한 마이크로 소프트의 주식가치는 무려 3천억달러에 달하고 있습니다. 과연 어느 기업이 더 좋은 기업입니까.』그는 정보화에도 남다른 관심을 갖고 있다. 급변하는 환경 아래서는 다차원 조직의 양성이 불가피하고 이를 묶는 것은 「정보 사이버 네트워크」밖에 없다는 것이다. 이 때문에 이회장은 올해 역점사업으로 전자상거래의 확대를 준비하고 있다. 각종 병·의원의 의료장비나 약품들이 전근대적으로 유통되고있는만큼 이를 전자상거래로 묶어 제조비용과 유통비용을 동시에 절감할 수 있는 방법을찾아보겠다는 구상이다. 이렇게 창출된 부가가치는 궁극적으로 소비자에게 돌아간다는 측면에서 「고객중심 경영」의 일단을 엿볼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