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전자 김충환사장은 지난 일년동안 어렵고 힘든 결정을 수없이내려야 했다. 한국전자가 트랜지스터 전문생산업체로서 재무구조는어느 회사보다 견실하지만 21세기 재도약을 위해서는 경영혁신이무엇보다 필요했기 때문이다. IMF경제위기라는 외풍도 김사장의 「고뇌에 찬 결단」을 부채질한 요인이다.김사장이 가장 먼저 결단을 내린 것은 핵심사업을 제외한 나머지부문에 대한 아웃소싱과 연봉제도입. 김사장은 『모든 회사가IMF경제위기를 맞아 앞다퉈 도입, 시행하는 마당에 문제가 될게 뭐있느냐고 반문할지 모르지만 그건 한국전자의 기업문화를 잘 모르고 하는 소리』라고 말한다.한국전자는 트랜지스터와 IC분야에서 세계적인 경쟁력을 확보한 알찬 중견기업으로 기업문화는 지극히 보수적이다. 당연히 새로운 제도도입에 대해서는 거부반응이 있게 마련이다.그러나 그는 이런 분위기를 과감히 무시한채 21세기 재도약을 위해서는 새로운 「경영틀」이 필요하다고 판단, 과감히 조직슬림화의칼을 빼들었다. 회사의 필수조직인 총무부서조차도 아웃소싱할 수있다는 개념으로 전산부문 등 간접지원부서에 대한 대대적인 아웃소싱을 단행했다.5년전부터 검토해왔던 연봉제도 과장급 이상 간부들을 대상으로 도입했다. 능력에 따라 임금을 받는 「개혁」을 단행한 셈이다. 김사장은 『글로벌 경쟁에서 살아남기 위해서는 연봉제 등 새 제도 도입은 피할 수 없는 대세』라며 적당한 시점이 되면 연봉제를 확대시행할 방침이라고 말했다.김사장은 재무구조개선에도 혼신의 힘을 쏟았다. 한국전자의 97년말 부채비율은 2백%. 이 정도 부채비율이면 우량기업이라 할수 있지만 여기에 만족하지 않고 지난해 상반기 2백% 미만으로 더욱 낮췄다. 위기상황에서는 건실한 재무구조만이 유일한 무기이기 때문이다.경영 또한 철두철미하게 현금위주로 했다. 지난해초 모그룹 계열사의 외상거래거절이 대표적인 사례이다. 당시 5대그룹 계열사였던이 회사가 6개월짜리 어음을 끊어주고 제품납품을 요구했으나 이를과감히 거부했다. 김사장은 이 원칙을 해외수출에도 그대로 적용했다. 당장 매출만을 생각하면 거래할 수도 있었으나 IMF라는 특수상황에서는 현금위주경영이 최선책이라고 판단, 「유혹」을 뿌리쳤다.이렇게 안전위주 경영을 했다고 해서 한국전자의 매출이 줄어든 것은 아니다. 수출을 포함한 지난해 상반기 매출은 97년 같은 기간에 비해 10% 정도 늘어났다. 변한 것이 있다면 매출신장률이 다소떨어졌을 뿐이다.지난해 경영혁신을 통해 힘을 축적한만큼 올해는 그동안 보류해왔던 유망사업추진 등 공격경영에 나설 방침이다.트랜지스터 반도체 등 전문품목분야에서 한국전자가 세계 일류가된다는 전략아래 이 부문에 대한 투자를 계속해 나가고 지난해 보류했던 자동차용 전장품과 통신기기용 모듈부문에 대한 투자도 올해는 할 방침이다. 올해 역시 지난해와 마찬가지로 김사장의 경영화두는 「선택과 집중」이다.